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도 하기 전에 재정적자라는 족쇄에 시달리는 처지여서 과연 '신속하고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충분한 기간 동안 지속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로이터=뉴시스 |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오바마는 대선 승리 이후 처음으로 연방 재정적자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1조 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 몇년간 이어질 수 있다"
오바마는 " 1조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가 앞으로 몇 년 동안 이어질 수도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는 "투자가 현명하게 이뤄지고, 제대로 관리되도록 비상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필요불가결한 경기부양 노력에 대해 국민들의 지지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재정문제를 꺼낸 이유를 밝혔다.
또한 그는 "막대한 재정적자가 초래할 장기적인 위험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면서 "재정적자가 되도록 늘어나지 않도록, 나아가 재정적자 규모가 줄어들도록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에 대한 오바마의 언급은 의회예산국(CBO)이 오는 9월 말로 끝나는 2009 회계연도 재정적자에 대한 추계를 발표하기 하루 전에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2009 회계연도의 재정적자 추계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2008 회계연도의 재정적자 4550억달러의 배가 넘는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막대한 재정적자, 오바마 입지 상당히 제약할 것"
이때문에 <뉴욕타임스>는 "이처럼 막대한 재정적자 규모는 오바마 행정부의 입지를 상당히 제약할 수밖에 없다"면서 "오바마는 시장과 다양한 압력단체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나아갸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은 오바마가 장기적으로 재정을 개선할 의지나 능력이 없다고 의심하면 금리가 치솟는 등 혼란에 빠질 것이며, 반대로 시만단체들은 사회복지 등에 대해 공약을 지키라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정적자가 1조 달러도 넘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2009년 회계연도 재정적자에는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는 2년간 8000억 달러짜리 경기부양책도 포함되지 않았다.
美 재정적자, GDP 대비 사상 최대 가능성
또한 1조 달러만 해도 이미 사상 최대의 재정적자일 뿐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이라는 보다 경제적으로 의미있는 수치에서도 사상 최대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
균형재정을 주장하는 비당파적 민간단체 '화합을 위한 연합(Concord Coalition)'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언 로저스는 "올해 연방 재정적자는 GDP의 7%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의 최고 기록은 1983년의 6%였다.
게다가 지난해 10월1일부터 시작된 2009 회계연도 첫 3개월 동안 세수보다 이미 4800억 달러를 초과지출 상태다. <뉴욕타임스>는 "이같은 단기 재정적자 규모는 채권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을 요구하기 시작할 경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정도"라고 경고했다.
또한 경기침체로 인해 실업수당 등 사회복지 비용 지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고, 세수는 감소 추세여서 재정적자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때문에 이런 재정적자가 다시 균형재정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커지고 있다. "화합을 위한 연합'의 로버트 빅스비 소장은 "자동차산업에 대한 구제금융에 대해 의회는 그 조건으로 자구계획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면서 "정부도 비슷한 처지이면서 아직 그런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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