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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제위기, 케인즈식 정책도 못믿어"

[해외시각] "최근 자산가격 하락은 투기 붕괴로 인한 것"

200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에드먼드 펠프스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가 '신케인즈주의'가 득세한 버락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경고장을 보냈다.

그는 오바마의 경제자문을 맡고 있는 4명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 댄 맥패든 UC버클리대 경제학 교수,로버트 솔로 전 MIT대 경제학 교수, 그리고 펠프스)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Keynes had no sure cure for slumps'라는 칼럼에서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은 미국의 경제를 살리겠다고, 대공황 때처럼 막대한 재정지출과 대규모 공공사업을 벌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펠프스 교수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를 부른 자산가격 하락은 통화량의 변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 감소로 인한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케인즈는 자산가격의 하락의 원인에 대해 이러한 구분을 하지 못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그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정부가 투자를 주도하며 대규모 공공사업을 벌이는 정책을 대대적으로 펼 경우 민간의 혁신을 위축시키면서 경기침체도 극복하지 못하는 실패로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적지 않은 경제학자들은 1930년대 대공황은 미국의 급격한 발전에 따른 통화량 부족에 따른 것이어서 케인즈의 처방이 방향은 제대로 잡았고,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공황 극복을 위해 케인즈주의적 정책을 과감하게 시행했지만, 사실상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급격히 통화량이 늘릴 수 있는 계기가 아니었다면 대공황 극복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는 자본주의 체제를 흔들만큼 신뢰의 붕괴로 인한 것이어서, 자본주의 경제학자들로서는 케인즈주의적 정책보다 더 나은 대안도 사실상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버락 오바마는 7일(현지시간)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경제팀 긴급회의를 소집해 어떤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 내용이다.<편집자>
▲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서 경제위기 해결을 위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오바마 당선인 ⓒ로이터=뉴시스

"'시카고 학파' 이론은 허구로 판명"

당면한 경기침체를 신속하게 극복하게 해줄 믿을 만한 이론이 있을까? 1970년대 시카고 학파의 '신고전파' 이론은 위험관리 모델을 기초로 하고 있는데, 자산가격 붕괴로 인해 허구임이 증명됐기 때문에 고려 대상이 아니다.

존 메이너드 케인즈에게 의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의 통찰력은 심오하다. 하지만 그의 고용이론은 문제가 있으며, '케인즈주의 정책적 해법'들은 기껏해야 의문스러운 것이다.

금융업체들은 어떤 충격으로 인해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매우 잘못된 모델로 예측을 한 것이 주된 이유다. 투기꾼들과 주택구입자들은 임대료나 건축비용이 올라갈 것으로 생각해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본다면, 기존 주택가격은 오른다.

하지만 상당 기간에 걸쳐 임대료나 건축비용(실질가격)이 오르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실질)가격은 조만간 하락할 수밖에 없다.

케인즈는 1936년 <일반이론>에서 고용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자산가격을 꼽았다. 어떤 심리적 변화로 인해 기업 자산(주식가격과 주택가격 등과 함께)이 급격하게 평가절하되면, 기업 투자는 축소되고 고용은 위축된다. 실업률이 오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케인즈는 자산가격 하락에 있어서, 통화량에 따른 것과 기업 자산이나 주택의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 감소로 인한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통화량에 의한 자산가격 하락은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 중앙은행이 통화공급을 늘리는 것으로 자산가격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사태는 주택에 대한 투기가 붕괴한 것이지 통화량의 변화에 따른 현상이 아니다. 소비재 가격과 비례해 주택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케인즈는 통화량을 늘리면 이런 상황에서도 고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경기회복을 유지하려면 기대보다도 항상 앞서서 임금을 끊임없이 올려줘야 할 것이다.

"개방된 경제에서 소비수요 자극 효과는 대부분 해외로 빠져나가"

케인즈는 점차 투자자의 신뢰가 상실됐을 때 새로운 균형을 가져올 비통화정책 수단에 관심을 집중했다. 케인즈는 소비수요도 고용을 자극한다고 항상 생각했다. 수요가 늘면 처음에는 생산과 고용을 늘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개방된 경제에서 그 효과는 해외로 대부분 빠져나간다.

글로벌 경제에서 소비수요 증가는 궁극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이에 따라 실질 자산가격과 투자, 그리고 실질임금 감소를 촉발하게 된다.

케인즈는 투자수요를 고용 증가의 지렛대로 강조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새로운 기업이나 새로운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을 지원해 민간 투자를 자극할 수 있을 것이다.

케인즈는 정부 또는 공기업에 의한 투자를 선호했다. 끔찍한 미국의 공황들이나 무너져가는 교량들을 지켜본 미국인들은 '기반시설'확충을 환영할 것이다. 하지만 민간에서 정부 투자로 대대적인 선회를 하는 것이 혁신에 필요한 이윤추구적 활력을 위축시키지 않을지 반드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 이론은 이윤 추구 동기에서 비롯되는 아이디어와 기업, 자본, 최종 소비자들의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 이론은 금융 및 기업의 주주들은 (스스로의 양심은 제외하고) 누구에게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강조한다. 그런 조건이 주어져야 자유롭게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앙정부가 투자 영역에 크게 개입하는 것은 혁신을 제약하고, 혁신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여전히 경기침체에 빠져나오지 못할 수 있다.

케인즈는 말년에 친구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에게 자신의 이론을 재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좀 더 시간이 있었다면) 그는 그런 생각을 실천에 옮겼을 것이다. 케인즈의 놀라운 공헌에 대해 우리가 모두 숭배한 나머지 보다 신중한 검토를 못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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