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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집단 불참 사태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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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집단 불참 사태 직면

EU 결의안 채택, '참석' 외치던 부시도 '눈치'로 선회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이 중국만의 잔치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티베트 유혈사태 등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에 항의하며 개막식 불참을 선언하는 세계 정상들의 움직임이 이제는 집단적인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성화 해외 봉송 행사를 계기로 세계 곳곳의 여론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올림픽 행사를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된 성화 해외 봉송길은 이미 격렬한 항의 시위로 성화의 불길이 꺼지거나, 버스 운송, 봉송 코스 전격 변경 등 파행으로 얼룩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유럽의회는 중국 정부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대화를 시작하지 않을 경우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집단적으로 불참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580대 24표의 압도적 찬성(기권 54표)으로 채택했다.
▲ 베이징 올림픽 성화의 불길이 위태로운 가운데, 세계 정상들의 개막식 불참 선언이 집단적인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로이터=뉴시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개막식 참석 유동적

이미 독일, 체코,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 일부 회원국 정상들은 개막식 불참 선언을 개별적으로 한 바 있다.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 주요국 정상들 중 가장 먼저 불참 가능성을 시사하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왔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중국 정부의 초청을 받았지만 올림픽 개막식 참석 일정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유동적이라는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이날 유엔 대변인은 반 총장의 일정은 티베트 유혈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결정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각국 정상들의 개막식 불참 도미노에 속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올림픽과 정치는 별개"라며 개막식 참석을 공언해 온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개막식 참석을 두고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의 8월 일정을 지금 말하기는 지극히 이르다"며 개막식 불참 가능성을 열어두기 시작했다. 미국 정치권의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케인 "부시 대통령, 개막식 불참이 적절"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날 부시 대통령에게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말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매케인 의원은 성명에서 "부시 대통령이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둘러싼 논란을 숙고해야 한다"면서 "현 상황에선 불참이 적절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진영에서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에 이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도 전날 "중국이 수단의 다르푸르 내 인종 학살과 티베트 인권 탄압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부시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의 상하 양원은 9일 티베트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는 대중 비난결의안을 채택했고, 앞서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연방정부 직원의 베이징 올림픽 참석을 제한하는 법안도 하원에서 심의 중이다.

브라운 영국 총리, '개막식 불참'으로 돌연 입장 바꿔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감안해 일찌감치 개막식 참석을 약속했던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돌연 입장을 바꿨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9일 "총리가 올림픽에 두 번 참석할 필요가 없어 개막식에 불참하고 폐막식에 참석할 예정"아이라고 밝혔다.

이런 입장 변화는 지난 6일 런던에서 치러진 성화 봉송 행사 당시 브라운 총리가 개막식 불참을 요구하는 여론이 비등하다는 것을 실감한 탓으로 해석되고 있다.

개막식 불참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정상들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친중파로 알려진 호주의 케빈 러드 총리마저 '진정한 친구'라는 명분을 앞세워 중국 정부에 쓴소리를 했다. 이날 베이징대 특별 강연에서 유창한 중국어로 연설힌 러드 총리는 "티베트와 관련해 심각한 인권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신중한 언사로 잘 알려진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도 이날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와의 당수 토론에서 "(티베트 문제와 관련해) 가장 책임이 있는 곳은 중국이라고 생각한다"며 "평화적인 대화로 해결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후쿠다 총리가 티베트 사태와 관련해 중국의 대응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OC와 올림픽 개최국, 정치적 요인으로 대립하는 초유의 사태

급기야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중국 정부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로게 위원장은 10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에 대해 "올림픽 개최에 앞서 인권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IOC 관계자들은 베이징올림픽을 지지하고 부적절한 정치적 요인들에 개입하지 않는 올림픽 헌장을 준수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고 즉각 반발했다. 올림픽 개최국과 IOC가 '정치적 요인'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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