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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성화, '풍전등화'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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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성화, '풍전등화' 신세

소화기 세례, 강탈 시도에 '몸살'

'지금까지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오는 8월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알릴 성화 봉송길이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티베트 유혈사태에 대한 항의 시위가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성화 봉송 여정 곳곳에서 벌어지더니 아예 성화 봉송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 격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관련 기사;가열되는 '티베트 사태'…중국 공안 또 발포, 8명 사망)

6일 영국 런던 시내를 통과한 성화는 자칫 불길이 꺼지거나 강탈당할 뻔하기도 했다. 계절에 맞지 않게 눈이 내리는 가운데 런던에 도착한 성화는 이날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그리니치 공연장까지 50㎞ 구간을 80명 주자들의 손을 거치며 봉송됐다.
▲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길이 티베트 유혈사태에 대한 항의 시위로 얼룩지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런던 성화 봉송길 시위로 35명 체포돼

봉송 여정 동안 티베트 지지 시위자 수 천명은 티베트 깃발을 흔들며 "중국의 수치"라고 성토했고, 한 시위자는 <BBC> 방송 어린이 프로그램 <블루 피터>의 전 진행자인 코니 헉으로부터 성화를 채가려고 달려들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한 시위자는 성화를 향해 갑자기 소화기를 들이대고 불을 끄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이날 시위대와 경찰 사이 충돌로 35명이 체포됐다고 BBC는 전했다.

이날 성화 봉송은 '조화의 여정'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해도록 성화 봉송 자체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경찰은 대규모 시위대를 피해 플리트 스트리트에서 세인트폴 성당까지는 주자 대신 버스를 이용해 성화를 봉송하기도 했다. 또한 영국박물관 근처에서 성화 봉송을 맡을 예정이었던 푸잉 주영 중국대사는 시내 차이나타운으로 코스를 갑작스럽게 바꿔 성화를 봉송해야 했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말라는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총리관저 밖에 나와 성화를 맞이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유치한 영국의 지도자로서 브라운 총리는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입장에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7일(현지시간) 성화 봉송 행사가 펼쳐지는 프랑스 파리에서는 런던에서보다 더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프랑스는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부터 티베트 유혈사태와 관련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불참을 경고하는 등 '시위'를 조장하는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경없는 기자회'(RSF), 국제인권연맹 등의 단체와 티베트 지지 시민 등 최소 2000여 명이 반중국 항의 시위를 벌일 것으로 경찰은 예상하고 있다.

파리 경찰, '8중 경호 장벽' 구축 계획

성화는 에펠탑을 출발해 센 강변을 지나 개선문-샹젤리제-콩코르드-파리시청을 지나 오후 5시 샤를레티 스타디움에 도착할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정오 쯤 파리의 에펠탑을 출발하는 베이징 올림픽 성화를 지키기 위해 대통령을 호위하듯 삼엄한 경호작전을 계획하고 있다.

경찰은 예상 시위대 규모의 2배가 넘는 4000여 명의 병력을 투입해 아예 성화 주자를 에워싼 채 함께 달리는 '철통 경호'까지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경찰은 '8중 경호 장벽'을 구축한다. 파리 도심을 지나는 전체 27㎞ 구간에서 안내차량과 15대의 오토바이가 선두에 서고 성화 주자 양 옆과 앞뒤를 200여 명의 경찰관과 소방관, 특수기동대 차량 48대가 에워싸는가 하면, 성화 주자의 경호대 제일 바깥 쪽에는 경찰의 오토바이 순찰대가 일렬로 늘어서 시위대의 진입을 막는다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 "무력감 불구, 비폭력 고수해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14세도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저지하려는 움직임에는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6일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지지하기로 한 최초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달라이 라마는 라마는 티베트인들의 시위에 대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쌓여온 고민의 분출이고 권리의 탄압, 종교 자유의 결여에 대한 장기간의 분노"라며, 티베트인의 시위로 인해 희생자가 속출하는 데 대해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티베트인이 자유와 다양한 권리를 위해 투쟁할 법적인 권리가 있지만 중국인의 마음에 증오를 품게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비폭력으로 맞서줄 것을 호소했다.

나아가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체제 안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중도노선'을 유지해 왔다고 강조, 독립이 아니라 '고도의 자치'를 추구할 방침을 거듭 천명하면서도 "티베트의 티베트인이 장래에 관한 최종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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