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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커비는 '허깨비', 힐러리는 '들러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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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커비는 '허깨비', 힐러리는 '들러리'로

"오바마의 '승리 가능성 70%'는 게임 끝났다는 의미"

미국 대선 경선에서 지난 5일 치러진 '슈퍼화요일'은 공화당에게는 물론 민주당 경선에서도 '쓰나미화요일'의 위력을 발휘한 것일까. 사상 유례없는 초접전 양상으로 8월 전당대회에서 표 대결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 민주당 경선 구도가 12일 '포토맥 프라이머리'를 계기로 흔들리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슈퍼화요일'에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도전하는 버락 오바마의 선전을 지켜본 민주당원들이 '슈퍼화요일'을 기점으로 오바마에게 급속히 기울어지고 있었으며, 12일 버지니아, 메릴랜드, 워싱턴 D.C에서 동시에 치러진 수도권 경선에서 분명하게 이런 변화가 나타났다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일부 선거전문가 사이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에 슈퍼화요일의 '쓰나미 효과'가 나타난 양상이 대의원을 배분하는 경선 방식 차이로 인해 다르게 나타났을 뿐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공화당 경선의 경우 '승자독식 방식'을 적용해 대의원이 많이 걸린 대형주들을 휩쓴 존 매케인이 '슈퍼화요일'을 통해 사실상 후보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2위를 달리던 미트 롬니는 전격 사퇴했으며, 3위 마이크 허커비는 끝까지 경선을 치르겠다고 버텼지만 12일 '포토맥 프라이머리'에서 전패하면서 역시 슈퍼화요일 이후 '허깨비' 신세라는 것을 드러내 중도 사퇴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2월 경선 10연승에 나선 오바마 후보가 위스콘신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로이터=뉴시스

"백인여성말고는 힐러리 지지기반 붕괴"

반면 민주당은 득표율에 따라 대의원을 나눠가지는 방식이어서 오바마와 힐리러가 접전을 벌인 '슈퍼화요일'에서도 표면적으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득표의 질에 따른 '쓰나미 효과'가 민주당원들에게 휘몰아쳤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민주당원들은 슈퍼화요일에 오바마가 흑인 표는 물론 백인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도 힐러리와 대등하거나 앞서는 등 선전을 펼치며, 동시에 경선이 치러진 22개 주 중 9개 주에서 이긴 힐러리보다 더 많은 13개 주에서 오바마가 승리한 점에 주목했다"고 지적했다.

우선 흑인들의 표심이 크게 흔들렸다. 역대 미국 대선에서 흑인들은 '흑인 대통령'의 현실성을 낮게 보면서 흑인 후보보다 오히려 백인 후보를 지지해 과거 대선후보로 나선 7명의 흑인 중 당의 대선후보로도 지명된 경우가 없다.

하지만 '슈퍼화요일'을 계기로 흑인들은 이제 거의 전부가 오바마 지지로 돌아섰다. 12일 '포토맥 프라이머리' 3연전에서 이런 '흑인 몰표'는 현실로 드러났다. 흑인들은 90%가 오바마에게 표를 던진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백인들의 표심에서 일어난 변화다. 백인들도 '슈퍼화요일'을 계기로 힐러리에서 오바마로 균형추가 급속히 기울었다. 이러한 현상 역시 12일 치러진 3연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버지니아 주 경선 등에서 오바마는 백인 표에서 힐러리와 거의 대등한 지지를 받은 것이다.

게다가 백인이면서 남자인 경우 오마바 지지로 선회한 경우가 급격하게 늘면서 남성 표 전체에서 오바마는 출구조사 결과 평균 10%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버지니아에서는 오바마가 획득한 백인 남성 표가 힐러리보다 무려 18%포인트나 많았으며, 메릴랜드에서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힐러리가 우위를 기대했던 여성 표마저 흩어져가고 있다. 버지니아에서 힐러리에게 돌아간 여성 표는 40%에 불과했다. 오직 백인이면서 여자인 경우 힐러리가 6대 4로 우세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힐러리가 '포토맥 프라이머리'에서도 유일하게 선전을 기대했던 최후의 지지기반마저 사라졌다. 힐러리의 확실한 지지그룹으로 여겨졌던 나이가 많거나, 연소득 5만 달러 이하의 백인 저소득층도 힐러리에서부터 오바마로 대거 이동한 것이다. 심지어 12일 3연전에서는 오바마의 '흑인'표에 맞서줄 것으로 믿어왔던 히스패닉 표조차 오바마가 더 많이 가져갔다. 적어도 12일 3연전만 놓고보면 힐러리는 '백인여성말고는 모든 유형의 유권자에서 뒤졌다"고 할 수 있다.

슈퍼대의원도 힐러리에 등 돌리나

미국의 <AP> 통신도 14일 '힐러리가 백인, 여성 표에서도 우위를 잃고 있다'는 기사에서 이런 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힐러리의 대선가도는 어두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경선 결과에 구애받지 않고 후보를 지지할 수 있는 '슈퍼대의원'에서 힐러리가 앞서고 있기 때문에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남은 모든 경선에서 오바마가 55%의 득표로 이기더라도 일반대의원들을 나눠갖기 때문에 '매직넘버 2025명'(당 대선후보로 지명받기 위해 필요한 대의원 과반수)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매직넘버'의 향방을 가를 슈퍼대의원 약 800명 중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슈퍼대의원'은 400명 정도이며, 힐러리가 6대 4의 비율로 앞서 있다.

나머지 슈퍼대의원들은 '힐러리의 재역전' 가능성을 두려워해 침묵하고 있으며, 3월 4일 '미니슈퍼화요일'에 힐러리가 히스패닉 표를 휩쓸면서 텍사스와 오하이오 주 등 대형주에서 압승하면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결국 전당대회에서 침묵해온 슈퍼대의원들도 힐러리에게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선거전략가로서 어느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짐 더피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힐러리는 슈퍼대의원 242명을 확보해 160명을 확보한 오바마보다 많다는 점에 별 위안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클린턴 가문'의 정치적 자본이나 신세를 진 '충성파 슈퍼대의원'은 이미 다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힐러리 지지를 표명하지 않은 슈퍼대의원은 분명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지만, 힐러리에게 특별한 빚을 지지 않은 사람들이며 힐러리는 정점을 지났다"고 지적했다.

오바마가 미국 대선 사상 유례없는 8연승을 기록하고, 오는 19일 하와이와 위스콘신 경선도 낙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라앉는 힐러리' 곁에 머물고 싶어할 단계는 지났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역시'슈퍼대의원'사이에서도 오바마의 당선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급속도로 오바마 지지로 쏠릴 것으로 전망했다.

더피의 예상은 곧바로 현실화됐다. 13일(현지시간) 1992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선운동 당시 전국 조직을 이끌었고 민주당 전국위원회 회장을 맡았던 데이비드 윌헬름이 오바마 지지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힐러리가 재역전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오하이오의 슈퍼대의원이기도 한데, "오바마가 협력을 이끌어내는 독특한 능력을 지녔다"면서 "8월 전당대회에서 가려질 슈퍼대의원들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라고 밝혀 힐러리 진영을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예측시장, 오바마 민주당 경선 승리 가능성 71%"

여기에 더해, 정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거래시장인 예측시장에서 오바마가 힐러리에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도 주목할 만하다. 민주당 경선에서 오바마가 승리할 가능성을 71%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예측시장을 연구하고 있는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저스틴 울퍼스 경영학 교수는 슈퍼볼 승패를 놓고 배팅을 하듯이 예측시장에서 설정된 가능성은 "대중의 지혜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시장이 오바마의 승리 가능성을 70%로 보고 있다면 승부가 거의 끝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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