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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허커비는 '미국판 허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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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허커비는 '미국판 허경영'?

"헌법을 신(神)의 말씀에 맞게 고쳐야" 발언 파문

지난 3일 미국 대선 후보를 뽑는 첫 경선에서 공화당 후보 중 1위를 차지해 파란을 일으켰던 마이크 허커비는 침례교 목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국내 종교계에서는 관심을 불러일으킨 미국의 대권주자다.

그런데 그가 점점 한국의 지난 대선에서 '황당 공약'으로도 군소후보 중 최고의 득표율을 올렸던 허경영 경제공화당 총재를 연상시키고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다만 허경영 총재는 "축지법을 쓰며, 눈으로 병든 자를 고치고, 아이큐가 430"이라며 스스로를 신격화시키고 있다는 점이 다르달까.

"살아있는 신의 말씀을 고치는 것보다 헌법 수정이 훨씬 쉽다"

허커비는 15일(현지시간) 미시건 주 경선을 위한 연설에서 "미국의 헌법을 신의 말씀대로 개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성경이 낙태와 동성애를 금지시키고 있기에, 헌법으로 이를 금지시키자는 것이다.

침례교 목사 출신인 허커비는 "내 주변에는 헌법개정을 원치 않는 경쟁자들이 있다"면서 "나는 살아 있는 신의 말씀을 고치는 것보다 헌법을 수정하는 것이 훨씬 쉽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의 기준을 현세대에 맞게 바꾸려 하는 것보다 신의 기준에 맞게 헌법을 수정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MSNBC>는 "낙태나 동성애를 금지시키기 위해 헌법을 고쳐야 한다는 말은 했어도, 헌법을 '신의 기준'에 맞게 고치자고 이처럼 명확하게 밝힌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미 대선을 지켜본 대부분의 정치 분석가들은 허커비의 이번 발언이 앞으로 그에게 두고 두고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정치와 종교는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분리된 것인데, 허커비의 주장은 기독교인 사이에서도 거부감을 일으키는 '망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허커비의 연설을 취재하던 <MSNBC> 방송의 윌리 가이스트 기자는 "매력이 없는 사람이 그런 말을 했으면 아마도 얼간이 취급을 받았겠지만 그는 마이크 허커비이며, 공화당 대선 주자"라며 곤혹스러워 반응을 보였다.

가이스트 기자의 현장 보도를 연결했던 앵커 마이크 브르제진스키 역시 허커비의 발언 내용을 접하자 잠시 방송 멘트를 이어가지 못할 정도였고, 함께 진행한 시사평론가 조 스카보로는 한참이 지나서야 "그거 참..."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스카보로는 "신교도들이 정치를 말할 수 있지만, 헌법을 성경에 맞게 수정하자는 말이 상당한 논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말만은 꼭 해야할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허커비 돌풍', '허깨비 돌풍'되나

이미 '허커비 돌풍'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뉴햄프셔와 미시간에서 잇따라 3위에 그치면서 바람은 가라앉았다. 미시간 경선에서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39%의 득표로 30%에 그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처음으로 승리를 맛보며 기세를 올린 반면, 마이크 허커비는 한참 뒤진 16%에 머물렀다.

공화당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독교 복음주의 진영의 전폭적 지지는 여전하지만 허커비가 돌풍을 이어갈 재목인지는 의문이 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정치에서 정교 분리의 원칙이 무너지는 현상을 경고한 바 있는 <미국의 신정정치>의 저자 케빈 필립스의 지적처럼 "공화당이 세계교회주의적인 종교 정당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논란이 허커비의 이번 발언으로 더욱 불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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