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여권 아노미' 속 활로 모색

"수도권 100% 공천"…'당직자 전원 징발'도 검토

창조한국당이 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털어내고 재기를 모색 중이다. 문국현 공동대표는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는 이미 총선 체제에 돌입했다"며 "전국 지역 전체에 출마자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변변한 지역 기반이 없는 현 상황으로는 '지역구 한 석 건지기도 힘들다'는 비관론이 적지 않지만, 손학규 대표 선출로 촉발된 대통합민주신당이 분열 양상에서 활로 찾기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신당 내 '초선그룹'에 눈길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 출신 대표가 3개 당을 장악했으니 사실상 우리가 제1야당"이라며 "대운하나 민생정책, 국가외교전략 등에 끝없이 대안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특히 "정경유착, 이념, 연고주의 이 세 가지에서 자유로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입의 문이 열려있다"며 적극적인 인물 영입 방침을 밝혔다. 김갑수 대변인은 "이런 사람들만 빼면 다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배제'가 아니라 '오픈'이 포인트"라고 부연했다.

폭 넓은 영입을 위해 기존 정치권에 대한 '거리두기'도 거둬들인 듯 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의 가치관에 어느 정도 부합되는 사람들이라면 가급적 선긋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당에서 이탈 조짐이 보이는 '친노' 세력에 대해서도 문지방을 낮춰 놓았다.

정치권 인재영입을 담당한 김영춘 인재영입위원장은 "손 전 지사가 대표가 되면서 최재천, 문병호 의원 등에게 탈당 명분이 생긴 것 아니냐"며 손 대표 추대에 반대했던 수도권 초선 의원들에게 관심을 보였다.

문 대표는 "수도권에서는 100% 출마자를 내서 총선을 새 정치를 시작하는 계기로 만들겠다"며 과천, 구로, 강남, 성북 등 구체적인 지역을 거론하며 수도권 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 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는 주요 당직자 전원이 수도권으로 출마하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다.

창조한국당은 30석이라는 총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정 이상의 '세 확보'가 필수라는 인식 아래, 신당 내 반발세력을 향해 회유와 압박의 메시지를 동시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아마추어로 머물러선 안 된다"

▲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재기 방안을 모색 중인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뉴시스

그러나 대선에서 문 대표에게 고배를 안긴 '현실정치의 벽'은 총선에서도 최대 난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이날 대선 패배의 이유를 "준비 부족"이란 한 마디로 정리했다. 네거티브 캠페인, 언론의 냉대, 자금 부족, 조직의 미비 등 많은 난제에 대해 제대로 준비가 되지 못한 채 선거에 뛰어들었다는 설명이었다.

문 대표는 "특히 이회창 씨의 출마를 예상치 못한 점이 컸다"며 "다 제대로 준비를 못한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가 자인한 조직과 경험의 부재, 자금 부족 등 현실적인 문제를 타개할 '묘책'이 총선 국면에서 나오지 않는 한 창조한국당이 총선에서 유의미한 세력으로 남기는 어렵다는 것은 정가의 공통된 전망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신당 인사들의 러시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에 김영춘 위원장은 "총선은 다른 정당과의 싸움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실력을 늘리는 노력"이라며 "아마추어로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창조한국당은 오는 13일 대선평가 토론회와 중앙위원회를 연달아 열고 총선 전략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