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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반군과 야당연합의 제휴는 '정략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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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반군과 야당연합의 제휴는 '정략결혼'"

<네팔 타임스> 편집장이 말하는 네팔 정국

  14명의 사망자와 수십만 명의 시위를 촉발시켰던 네팔 사태가 25일 갸넨드라 국왕의 '의회 복원' 선언을 계기로 한 고비를 넘겼다.
  
  네팔 영토의 3분의 2를 사실상 점령하고 있는 마오쩌뚱주의 반군들도 제헌의회를 구성하겠다는 총리의 약속에 따라 도로 봉쇄를 풀고 휴전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번 시위를 주도했던 7개 야당연합은 향후 권력구조 논쟁 및 마오반군과의 연대 지속 여부에 제각기 다른 입장을 갖고 있어 네팔 정국이 빠른 시일 안에 안정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다음은 네팔의 영자신문 <네팔타임스>의 편집장 쿤다 딕싯이 최근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정국의 향방과 주변국의 입장에 대한 설명이다.
  
  현지의 주요 언론으로 사태의 추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딕싯 편집장의 말을 통해 네팔 사태의 진실과 전망을 들어본다. <편집자>

  
  "마오반군과 야당연합의 제휴는 '정략결혼'"
  
  포린 폴리시 : 시위 사태의 양상은 어땠나?
  
  쿤다 딕싯 : 시위는 네팔 전역에서 벌어졌고 전례 없이 강력한 피플파워를 보여줬다. 수도 카트만두의 외곽 도로에는 최고 20만 명까지 모였고, 네팔 각 도시에서도 5만에서 10만에 달하는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했다. 젊은 학생들의 시위 열기가 가장 뜨거웠지만, 일반인들도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공무원, 의사, 언론인, 회사원, 하물며 네팔 내무부 직원들까지 동참했다.
  
  그렇지만 거의 3주 가까이 이어졌던 통행금지 조치와 도로 봉쇄 때문에 식료품이 떨어지고 물가는 치솟고 있다. 학교, 사무실, 은행은 모두 철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 변화를 바라는 열망과 시위 참여의 열기는 높다. 모든 이들은 평화로 가는 디딤돌로서 민주주의의 조속한 회복을 바라고 있다. 민중들은 그간의 무기력을 버리고 무엇인가를 열망하고 있다.
  
  포린 폴리시 : 마오주의 반군들과 야당들이 제휴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은 추구하는 게 다르지 않았나?
  
  쿤다 딕싯 : 지난해 11월 마오반군들과 7개 야당연합은 갸넨드라 왕을 상대로 저항하는 데에 힘을 모으자고 합의했다. 마오반군은 무장투쟁에 의한 혁명을 바라는 세력이고 야당연합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으로 볼 때 그런 합의는 이례적인 것이었지만, 연대를 통해 각자의 입지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야당연합은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됐고, 마오반군은 투쟁의 정당성을 얻게 됐다. 일종의 정략결혼이었다.
  
  포린 폴리시 : 마오반군들의 휴전 선언은 어떤가?
  
  쿤다 딕싯 : 마오반군들은 공식적으로 휴전을 선언하지 않았다. 그러나 반군들은 야당연합에 의해 조직된 시위가 계속되도록 카투만두에서는 어떤 공격적인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반군과 야당연합은 갸넨드라 측이 반군의 폭력을 빌미로 야당 지도자들을 테러리스트로 매도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 마오반군이 10년의 무장 투쟁과 1만4000명의 목숨을 잃고도 얻지 못한 것을 야당연합은 18일 간의 시위로 얻어냈다고 말할 수 있다.
  
  포린 폴리시 : 마오반군은 네팔 전역에 걸쳐 진정한 지지를 얻고 있지 않나?
  
  쿤다 딕싯 : 혁명 투쟁의 시작은 좋았다. 그러나 반군에 대한 지지가 그들에 대한 공포에서 나온 것이라는 조짐이 지난 몇 년간 곳곳에서 포착됐다. 소년들을 강제로 징집한다거나, 교사·농민·상인들을 수탈함으로써 민심을 잃었다. 그러나 <네팔 타임스>가 지난달 전국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마오반군들이 폭력 투쟁을 포기하고 선거에 나온다면 의회에서 제3당이 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반군들의 저항은 나라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투자는 거의 '제로'로 떨어졌고, 관광 산업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 왔으며 경제는 황폐해졌다. 수십만의 국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떠났고, 가족을 잃고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 네팔의 보건·교육 체계는 내전이 없었더라도 최악의 상황인데, 반군과 정부군의 무장 갈등은 모든 것을 더 악화시켰다.
  
  군부 움직임도 주요 변수…주변국가들은 이해관계 없어
  
  포린 폴리시 : 갸넨드라가 물러날까? 군부와 경찰의 입장은 무엇인가?
  
  쿤다 딕싯 : 왕은 재앙의 징조를 알아챘어야 했다. 갸넨드라가 의전상의 국가수반 역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네팔에서 그와 그의 왕조가 설 자리는 없다.
  
  육군과 갼네드라의 샤(Shah) 가문의 역사는 네팔의 건국과 뒤엉켜 있기 때문에 육군 고위층에서는 여전히 갸넨드라에게 충성한다. 그러나 일반 병사들 내부에서는 왕에 대한 불만이 있다. 똑똑한 장성들은 마오반군 문제는 군사적인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포린 폴리시 : 주변국가들의 반응은 어떤가? 인도 중동부 지역에서는 마오주의 반란 세력의 발호가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쿤다 딕싯 : 다행스럽게도 국제사회는 네팔을 두고 주도권 싸움을 하지 않는다. 모든 주변국들은 네팔이 입헌군주제를 통해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이 안정과 평화를 가져다준다는 데 동의한다. 인도는 마오주의자들과 네팔 난민들이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네팔의 마오반군들은 중국의 지도자 마오쩌뚱의 이름을 땄지만 중국은 그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부탄의 경우 1990년에 자국 인구의 6분의 1에 달하는 10만 명을 네팔로 추방해 그 난민들이 16년째 네팔 안에서 살고 있는데, 그들을 다시 데려가라는 국제사회의 압력 외에 네팔 문제에 개입하고 있지 않다.
  
  포린 폴리시 : 야당연합과 마오반군들은 계속 제휴할 것인가? 아니면 권력 투쟁이 일어날 것으로 보는가?
  
  쿤다 딕싯 : 마오반군들은 결코 신뢰를 얻지 못하고 정권을 쟁취하기 위한 책략을 쓸 뿐이라는 분석과, 진정으로 평화에만 관심이 있다는 분석이 공존한다. 야당들은 의회가 제헌의회를 구성하는 선거를 치르기 위한 법을 만들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마오반군들은 폭력을 포기하고 주류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나 먼 미래의 일이라서 나로서는 점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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