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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北, 6.15후 한국 민주주의 정신 붕괴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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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황장엽 "北, 6.15후 한국 민주주의 정신 붕괴에 성공"

북한인권대회 개막…참가자들, 한 목소리로 정부 비판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8일 "북한 독재정권이 6.15 공동선언이 있은지 5년만에 한국 민주주의의 정신 진지를 허물어버리는 데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황 전 비서는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시작된 북한인권국제대회 첫번째 순서인 '북한인권운동보고회' 인사말에서 "(북한은) 한국이 민주주의의 사상을 허물어 버리고 친북 반미 세력이 주도적 자리를 차지하게 만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전 비서는 특히 "북한독재 집단의 범죄행위의 엄중성은 인권말살과 인권침해의 마수를 남한에까지 뻗치고 있다는 데 있다"면서 "소위 민족끼리 공조라는 6.15공동선언 발표는 북한독재집단이 남한의 일부 세력의 협조 밑에 남한 주민의 인권의식을 말살시키고 무인지경으로 가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 집권세력 간접 비판?**

'친북 반미 세력'과 '남한의 일부 세력'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황 전 비서는 이어 "친북 반미를 주장하는 학생들은 북한에 가보라"며 한국의 청년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황 전 비서는 남한의 일부 학생들이 오직 김정일 세습집단의 말만 듣고 친북반미 주장을 하고 있는데 대해 불행하기 그지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일부 남한 청년학생들과 그들을 비호하는 사람들은 인권의식을 빼앗긴 북한주민과 함께 수령이 '제국주의, 식민지, 침략주의'라고 하면 그대로 믿는 정신적 노예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의 학생들 중 68.5%가 북미간의 전쟁이 발발하면 북한의 편에 서겠다고 답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한 황 전 비서는 "미국을 제국주의 국가로, 한국을 미국의 식민지로 말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제 정신을 가진 한국인들이라고 말할 수 있냐"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런 사람들 중에 0.1%라도 북한에 가서 북한 근로자들과 일하고 군대생활을 체험하고 난 후에 하는 말이라면 그들의 주장을 심중히 고려할 수 있다"면서 "의문이 있으면 제발 북으로 넘어가 북한 생활을 체험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부 한국인들이 부유한 물질 생활에 도취해 북한 집단의 인권 침해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지 못하고 세대교체 탓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권대회서도 '퍼주기' 비판 논리 등장**

황 전 비서에 이어 연설과 '증언'에 나선 발언자들도 북한의 인권 현황을 소개하고 이를 김정일 정권이 이를 초래했다고 강조하면서 한국의 대북 식량·비료 지원과 경제협력 등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탈북자인 김태산 씨는 "남한의 어떤 사람들은 먹을 것만 주면 인권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것은 북한 인민들이 먹을 것만 주면 북한 정부에 알아서 따르는 개새끼로 평가하는 것"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김씨는 "여러분들은 언제까지 자기 주머니에서 돈과 쌀을 꺼내 독재자들 도와줄 것이냐고 묻는다"며 "자유와 권리의 주인이며 당사자들인 북한 인민들이 깨어나도록 하는 투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조선일보 주필인 류근일 씨는 "남한에는 북한 인권을 적극 변호하고 덮어주고 편들고 궤변과 억지논리를 동원해 정당화시키는 허위의 논리가 있다"며 "이같은 논리를 펴는 사람들은 1970-80년대에는 북한 인권에 대해 얘기하자면 '모른다'는 궤변을 10년 울궈먹다가 탈북자들이 7000명이 넘으면서 더이상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류 씨는 이어 현 정부의 정책을 직접 비난했다.

류 씨는 "전두환 시절 북한은 '광주에서 손에 피를 묻힌 전두환과는 타협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건 당당하고 일리있는 말이었다"면서 "그런데 왜 우리는 북한의 주민들이 얼어죽고 맞아죽고 굶어죽는데 김정일 정권에게 그런 얘기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류 씨는 또 "현 정권 담당자들은 '평화를 위해 인권을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우리도 당시 북한처럼 해야 한다"면서 "독재자의 인권유린을 통해 얻어지는 평화가 무슨 평화냐. 남북회담이 당장 어떻게 되든 '왜 사람을 죽이냐'고 할 말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씨는 이어 "김대중 정부에서 북한에 5억 불 이상을 보냈는데 북한 인권을 마이너스 5억 불 어치가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인권대회는 북한 주민을 사랑하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지 결코 반북소동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진보적 인권단체들도 토론회·집회 예정**

미국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가 주최하는 이번 북한인권대회는 지난 7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1차 대회에 이어 열리는 것으로 국내외 40여 개 단체 1000여 명이 참가해 북한인권 실상을 알리고 개선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행사 첫 날인 이날 북한인권보고대회를 마친 이들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 제이 레프코위츠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환영 만찬을 개최할 예정이다.

둘째날인 9일에는 북한 인권 관련 국제회의가 신라호텔에서 진행되고, 10일에는 대학생 국제회의와 인권 콘서트 등을 열고 북한 인권을 위한 촛불기도회가 30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개최된다.

한편 통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 진보단체 쪽에서도 보수 진영의 북한인권대회와 발맞춰 북한 인권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고 북한인권대회를 반대하는 촛불시위 등도 열 예정이다.

〈박스기사 시작〉

***이인호 "미국 지원 받아 대회 하는 게 부끄럽다"

이인호 명지대 석좌교수는 "우리가 먼저 우리 힘으로 했어야 하는데 미국의 지원으로나 이런 대회를 치를 수 있어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의 공동 대회장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8일 오후 대회장 주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강경 노선이라는 정치적 목적에 말려들고 있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으나 남이 어떻게 이용할까 두려워 할 일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러시아 대사를 역임한 이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이 최근 북한인권대회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던 것과 관련, "경제 지원도 하면서 인도적 차원의 인권 문제도 같이 제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 북한 인권 문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나

"우리가 말하는 북한의 인권은 집회·시위의 자유 같은 높은 차원이 아니라 기본적인 생존권이다. 북한 국민들이 굶어 죽는 차원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나는 교수 입장에서 사실을 정확히 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번 대회를 통해 그런 사실들을 확인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본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은 최근 정치적인 압박으로 인권 문제를 해소할 수 없고 경제 협력으로 북한 인권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했는데….

"한 가지만 해서는 안 된다. 경제교류도 하고 인도적 차원에서 인권 문제도 제기해야 한다."

-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여론은 어떻다고 보나.

"우리 국민들은 북한 문제가 너무 어렵고 괴로운 문제이기 때문에 현실 도피증·기피증에 빠져 있는 것 같다."

- 인권운동사랑방 등 진보적인 인권단체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는데….

"좋은 일이라고 본다. 더 많은 데서 제기해야 한다. 우리가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얘기를 여기저기서 들어보는 것은 좋다."

- 이번 대회에 순수한 마음으로 참여하는 사람도 있지만, 결국 미국의 대북 강경 노선이라는 정치적 목적에 말려들 수 있다는 비판도 있는데….

"그런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남이 어떻게 이용할까 해서 내가 할 일을 안 하면 안 된다. 과거 국가와 국가의 경쟁에서 그런 사례들이 더러 있어서 이용될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한미관계는 북미관계와 다른 차원의 얘기다."

- 이번 대회에서 미국의 지원이 있었다고 한다.

"미국의 지원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부끄럽게 생각한다. 우리가 우리 힘으로 우리가 먼저 했어야 하는데 미국에서 시작해서 서울로 와서 브뤼셀로 가는 것이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참가해 논의를 우리에게 적합한 방향으로 끌고 가고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야 하는데 이를 외면하는 건 아주 소극적인 것이다."

〈박스기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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