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문사상 이례적으로 두 달여가 넘도록 장기 파업을 벌여 온 일간스포츠 노조가 파업 잠정중단을 선언하고 업무에 복귀해 주목된다.
전국언론노조 일간스포츠지부(위원장 박준원)는 "임금협상 결렬에 따라 지난 6월 23일 이후 모두 66일 동안 진행해 온 전면 파업을 26일자로 잠정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노조측은 "그 동안 임금을 비롯한 제반 갈등이 응축돼 있는 노사관계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회사측의 반응은 일관되게 기대이하, 상식이하였다"며 "이에 노조는 업무를 병행하며 투쟁하는 새로운 방식의 투쟁을 결정했고, 이는 투쟁의 연속일 뿐"이라고 밝혔다.
박준원 위원장은 26일 오전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노조는 스포츠신문 시장의 극심한 위축 상황에서 일찌감치 슬림화된 인적구조와 원가절감 등 자생구조를 구축해 왔지만 장중호 대표이사 등 경영진은 구성원들의 이러한 감내를 무시하고 36년 전통과 정체성, 그리고 구성원의 생존권을 깡그리 무너뜨리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며 "최근에는 중앙일보와의 인수합병 소문까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에서 더 이상 회사측의 교섭회피를 그대로 둘 수만은 없어 파업을 잠정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또 "일단 오는 31일 열리는 노사교섭 테이블에서 얼마 전 회사측이 공문을 통해 밝힌 '재창간하는 수준의 근본적 혁신' 제안이 무엇을 뜻하는 것이었는지에 대해 따질 계획"이라며 "회사측의 답변 수준 여부에 따라 재파업의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일간스포츠 노사의 장기 대립은 회사측이 지난 6월 중순 여기자 전원을 포함한 기자 23명에 대해 휴대전화 문자메세지로 정리해고를 통보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노조측은 임금협상 결렬을 이유로 전면파업에 들어갔고, 회사측은 이에 맞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 직장폐쇄, 노조 집행부 형사고소, 집행간부 해고·정직 등 징계절차를 모두 밟은 상태다. 노조측은 파업기간 중 사옥 앞 집회, 대표이사 등 경영진 집 앞과 일간스포츠 주주사인 중앙일보·매일경제 사옥 앞 등에서 1인 시위를 벌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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