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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여기자 전원 등 기자 23명 집단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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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여기자 전원 등 기자 23명 집단해고

노조 21일 총파업 돌입키로, 다음달 <중앙일보>에 매각설

경영난으로 지난해부터 인위적 인력감축에 들어갔던 <일간스포츠>(사장 장중호)가 편집국 기자 23명에게 휴대폰 문자메세지 등을 통해 기습적으로 정리해고를 예고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회사측은 이 과정에 여기자 6명 전원을 부양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해고하겠다고 통고해 '성 차별' 논란까지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측이 신문사를 다음달에 <중앙일보>에 매각하기 위해 무리하게 집단해고를 단행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회사측 “대상자들 17일부터 출근 금지”**

<일간스포츠>는 지난 16일 기자 23명의 개인별 휴대폰으로 보낸 문자메세지에서 “귀하는 정리해고 대상입니다. 편집국 행정팀에서 통지서를 직접 수령하시기 바랍니다. 회사가 불가피하게 가정으로 내용증명을 송달할 예정이오니 송부바랍니다”라는 글을 보냈다.

장중호 사장은 이어 사내 게시판에 부착한 글을 통해 “회사가 경영위기에 처해 오는 7월 18일자로 직원들을 정리해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는 한편, 개별통지서에서는 “정리해고 대상자들은 17일부터 출근 자체를 금지하고, 만약 회사에 나올 경우 법과 사규에 의해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통보했다.

이에 앞서 <일간스포츠>는 지난 5월 30일 노조측에 보낸 공문에서 “회사 회생을 위해 35명에 대한 인력감축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먼저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적정 인원이 채워지지 않으면 17일자로 정리해고를 단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시 실시한 희망퇴직에서는 모두 12명이 퇴사했으며, 회사측은 애초 17일로 밝혔던 정리해고 통보일자도 노조측의 반발을 고려해 기습적으로 하루를 앞당겼다.

<일간스포츠>는 이번 대규모 정리해고로 편집국 45명, 비편집국 38명 등 모두 83명의 직원들만이 남게 돼 경향신문이 최근 창간한 <스포츠칸>을 제외하고 스포츠지 가운데 가장 적은 제작인력을 보유하게 됐다.

***여기자·노조간부 출신·편집국 비판간부 집중 해고**

<일간스포츠>는 이번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과정에서 편집국 여기자 6명도 전원 해고해 또다른 불씨를 낳고 있다. 여기자들은 “노골적인 성차별 행위”라며 여성부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필요한 모든 법적 대응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여기자는 17일 발표한 개인 성명에서 “경영진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봐오면서 그래도 능력이 모자랐을 뿐 본뜻만은 나쁘지 않았을 것으로 믿고 후배들에게 한자리라도 더 주자는 마음으로 조용히 회사를 떠나려 했으나 이렇듯 여기자 전부를 허수아비로 생각하는 편리한 발상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람이 떠날 때도 알아야 하지만 그냥 떠날 수 없을 때라는 것도 아는 법이어서 여기자 전원이 한마음이 돼 여성부가 폼인지, 여성단체가 폼인지, 법이 폼으로 있는 것인지 보여주겠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 한 관계자는 “고의적으로 여기자 전원을 정리해고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현재의 틀에 따라 공정한 심사를 하다 보니 부양가족이 없는 여기자들이 대상자로 선정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밖에도 회사측은 정리해고를 단행하면서 전직 노조 간부출신들과 그동안 회사 경영에 문제의식을 드러내온 부장급 간부 1명을 유일하게 포함시켜 대상자 선정 기준을 두고 앞으로 지리한 법적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노조 “손쉽게 회사 팔려고 직원들 대량학살”**

한편 전국언론노조 일간스포츠지부(위원장 박준원)는 회사측의 대규모 정리해고에 맞서 16~17일 이틀 동안 총파업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찬성 89.65%로 파업이 가결돼 오는 21일부터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들어가기로 했다.

박준원 지부위원장은 “회사측은 매달 1억원이 넘는 임대료를 지출하면서도 사무실조차 옮기지 않는 등 정리해고 회피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보여 오지 않았다”며 “결국 회사측은 시장상황 악화라는 핑계를 대 손쉽게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하며 자신들의 부도덕과 부실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지부위원장은 또 “회사측이 여기자 전원까지 해고하는 무리수를 둔 것은 조직을 최대한 슬림화한 뒤 실질적 지배주주인 중앙일보에 회사를 통째로 팔기 위한 술책”이라며 “실제로 회사측은 15일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사업의 양도·인수·합병을 통한 회사 정상화 방안에 동의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사측이 신문사를 오는 7월 <중앙일보>에 매각하기 위해 무더기 해고를 단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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