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친환경급식운동은 지난 2003년 3월 26일 아라중학교운영위원회 산하에 ‘친환경유기농급식준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시작됐다. 이 운동은 “아이들을 건강하게! 농촌을 부강하게! 제주를 청정하게!”라는 구호에 담겨진 ‘아이들 우선, 도시와 농촌의 상생,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사회적 가치운동이었다. 이러한 가치정립은 이후 전남 나주시와 전라남도, 인천시 등 전국적으로 친환경우리농산물급식을 학교급식의 궁극적 목표로 확산하는 모태가 됐다.
***고립된 섬 제주, 친환경급식은 위기의식의 반영**
제주 지역 급식운동이 처음부터 그 목표를 ‘친환경’급식으로 설정한 배경에는 “아이들은 가장 안전하고 가장 우수한 먹거리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라는 당위성과 더불어 지역이 고립된 섬이라는 생태적 취약성 때문이었다. 식수와 산업 용수를 100% 가까이 지하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고려할 때 무분별하게 뿌려지는 맹독성 농약과 화학비료는 장차 돌이킬 수 없는 생태적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었다.
지난 2년 동안 제주친환경급식운동은 세 개의 주요한 축으로 전개됐다. 그 세 개의 축은 첫째, 친환경급식추진을 위한 아라중학교 ‘초록빛 학교’ 운영과 둘째, 학교급식 개선을 위한 포괄적인 대중조직으로서 ‘친환경우리농산물학교급식 제주연대’ 조직과 ‘친환경우리농산물학교급식조례’ 제정운동, 그리고 마지막으로 민·관 협의체로 운영된 ‘제주시 친환경급식 추진실무협의회’ 활동으로 정리 할 수 있다.
각각의 활동은 처한 조건에 따라 활동방식이나 내용에 차이를 갖고 진행됐다. 아라중학교 ‘초록빛 학교’가 교육현장중심의 실천운동으로서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주민, 환경단체, 동사무소가 네트워크를 형성해 친환경급식 교육에서부터 생산적 영역까지 실천하는 방식이라면 친환경우리농산물학교급식 제주연대는 대중운동방식을 통한 도민 공감대 형성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주요한 사업 내용이었다. 제주시 친환경급식 추진 실무협의회는 우선 소수의 시범연구학교 활동을 통해 향후 전면적인 친환경급식에 대비한 여건을 점검하는 한편 학교급식 혁신으로 시민 환경의식과 지역의 친환경농업을 어떻게 활성화 시켜 갈 것인가를 모색하는 것이다. 이 세 개의 축은 상호 밀접한 유기적 협력 속에 추진됐다.
***조례에 전국 최초 ‘친환경’ ‘우리농산물’ 용어 못박아**
제주는 지금 전체 학생수의 11.5%인 1만1천2백12명의 학생들에게 무농약 쌀을 비롯해 전면적인 친환경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1인당 1일 5백원으로 책정된 친환경급식 추가 소요비용은 일체의 학부모 추가 부담 없이 전액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있다. 올해 모두 10억원의 소요예산을 제주도와 4개 시·군이 각각 반씩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친환경급식은 올해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전체 학생의 30%, 2007년에는 전면적인 친환경학교급식을 실시할 예정이다. 제주의 청정이미지와 세계적인 자연조건에 걸 맞는 세계 최고의 친환경학교급식을 실현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 중인 것이다.
주목할 만 한 것은 세부추진계획 수립과정에서 친환경급식 식재료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명문화 한 것이다. 제주도청, 도교육청,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제주지원, 친환경급식제주연대가 공동으로 합동점검반을 꾸리고 친환경 식재료에 대해서 분기별 잔류농약검사는 물론 반기별 DNA 검사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GMO(유전자조작식품)와 수입농산물사용에 대한 안전망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로서 학교급식 식재료 점검에 DNA 검사 항목을 제도화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성과이기도 하다.
제주친환경급식에 이와 같은 혁신적인 내용과 기준을 담아 낼 수 있었던 것은 숱한 우여곡절과 진통 속에서도 끝끝내 조례의 명칭과 내용에 ‘친환경’과 ‘우리’라는 용어를 관철했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도친환경우리농산물학교급식사용에관한지원조례’라는 다소 긴 이름의 조례는 광역단체에서는 유일하게 ‘친환경’과 ‘우리농산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조례는 제주지방자치 역사상 최초의 주민발의 조례라는 역사적 의미 그 이상을 내포하고 있다. 조례제정과 시행과정에서 도민, 의회,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적 모습은 도민통합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준 것이며, 차세대 지역생존전략에 대한 제주사회의 묵시적 합의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제주친환경급식 조례는 제주사회의 미래가치와 차세대 생존전략,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회유기체적 역동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는 발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5월 13일 저녁 7시 제주도청 4층 회의실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민·관 합동워크숍이 열렸다. 제주도와 친환경급식제주연대가 공동으로 ‘친환경급식 시범도 추진 전략 탐색’이라는 주제로 제한시간 없는 심야 워크숍을 개최한 것이다. 제주도가 본격적인 친환경급식 추진에 즈음해 향후 친환경급식 정착은 물론 그 과정에서 어떻게 제주 친환경농산물의 생산과 유통을 고도화하고, 제주를 세계최고의 친환경산업기지로 만들 것인가라는 전략을 탐색하는 모임이었다.
참석자들은 제주친환경급식의 전 과정, 다시 말해 종자, 생산, 가공식품제조, 유통, 위생, 조리의 표준과 인증을 세계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제주의 세계적인 자연조건을 바탕으로 친환경농업은 물론 친환경 원자재를 이용한 가공 산업, 나아가 친환경에너지 산업 등 일명 ‘제주 Eco 산업혁명’의 전략적 추진에 뜻을 모았다.
참석자들이 모임을 마무리 하고 해어질 때는 시계바늘이 이미 새벽 1시를 넘긴 야심한 밤이었다. 제주는 지금 친환경학교급식을 계기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제주공동체의 새로운 운명 개척을 시작했다.
***친환경우리농산물학교급식제주연대(www.jejugreen.net) 조직**
<고문> 이영민(EM 환경센터이사장), 강창일(국회의원), 김재윤(국회의원), 김우남(국회의원), 현애자(국회의원), 현경대(전 국회의원)
<자문위원> 강원철(도의원) 고동수(도의원) 김영희(도의원) 임기옥(도의원) 안동우 (도의원)
박희수(전도의원) 최창주(전도의원) 강상운(전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 회장) 이석문(전 전교조 제주지부장) 백경호(전 훐살림 대표) 김순보(전 동중운영위원장) 김인찬(전 아라중운영위원장) 현천민(정토회장) 황인주(제주도영양사회 회장)
<감사> 고철희(한국농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장)
<상임대표> 고병수 신부(천주교우리농촌살리기제주교구본부장) 강순문(전교조제주지부장) 감상근(제주생활협동조합이사장) 김미랑(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연합회장) 김영란(제주여민회공동대표) 김영호(사단법인 흙살림 제주도연합회회장) 송상용(참교육학부모회회장) 이태권(전국농민회종연맹 제주도연맹상임의장)
<공동대표> 김대환(전 대신중운영위원장) 양진건(녹색제주연구소이사장) 강봉균(민주노총제주본부본부장) 김재선(전국공무원노조 제주지역본부장 본부장) 임혁재(전국농업기술자제주도연합회 회장) 김상근(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 김태석(제주지역경제살리기범도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 김택진(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김대호(리서치플러스 대표) 문근식(e영농조합법인회장) 김효상(민주노동당제주도당위원장) 김철헌(열린우리당 제주시 당원협의회장) 강병수 (예례동 환경연구회회장) 김대길(유기농제주도지부 상임부회장) 문화순(전국주부교실제주도지부부회장) 정대래 교무(원불교제주교구) 제주녹색소비자연대(김정숙대표, 이정훈대표) 강철남(제주도청소년지도사협회 대표) 제주문화포럼(김연숙원장) 제주참여환경연대(허남춘, 이지훈, 허진영 공동대표) 제주환경운동연합(김경숙의장, 홍성직의장, 강영훈의장) 진덕진(자연농업협회 제주감귤연구회장) 송기남(참여와 통일로가는 서귀포시민연대 준비위원장) 오영덕 (들꽃농장대표) 이군옥(탐라자치연대대표) 한애경(탐라생태유아공동체생활협동조합이사장) 김정렬(느영나영작목반장) 곶자왈 사람들(송시태 상임대표)
<집행위원장> 이용중 (동 초등교교사)
<조례제정특별위원회 위원장> 채칠성(전교조제주지부 부지부장) 교육위원장: 문임숙(전 제주생활협동조합 이사) 정책위원장: 전우홍(민주노동당 제주도당 농민위원장) 사무처장: 진희종(전 아라중학교 친환경유기농급식추진위원장) 사무처원: 이영웅(사무차장, 제주환경운동연합), 김희경(참교육학부모회 제주지회총무) 유승민(전교조제주지부 총무국장) 박재완(천주교우리농사무국장) 부희경(제주생협운영위원) 문미희(제주환경운동연합간사) 김형미(주부교실 소비자상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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