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한나라당 총재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징역 1년10월을 선고받은 김대업씨가 19일 한나라당 당사로 사과상자를 보냈다. 병풍 사건 등에 대해 한나라당이 특검을 주장하고, 노 대통령과 관련자들에 대한 사과를 요청한 데 대한 반박인 셈이다. 한나라당은 이에 격노하면서도 "사과가 들었는지 독이 묻은 떡이 들었는지 모르니 폐기 처분하겠다"며 무시전략으로 맞섰다.
***김대업 "사과를 원하니 사과를 받아라"**
이날 오전 10시30분경 한나라당 기자실에 배달된 5Kg 무게의 사과상자는 신문지로 덮여 있었고, 신문지를 뜯어내자 "사과받기를 그토록 간절하게 원하시니 사과를 드리오니 사과를 받으시오 <김대업 보냄>"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어 "김문수, 김무성, 전여옥, 박근혜 사과상자 속에 서신 재중"이라고도 적혀 있었다.
그러나 사과 상자를 배달한 택배 직원은 누가 보낸 것이냐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말했고, 이에 당 대변인실은 "누가 보냈는지도 불분명한 데 받을 수 없다"며 한차례 돌려보냈다.
하지만 사과 상자는 곧 다시 한나라당 기자실로 돌아왔다. 택배 직원의 오토바이에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 기자실(기자대표)로 보내라'는 쪽지가 붙어있어 택배직원이 다시금 기자실로 배달한 것이다. 오토바이에 붙은 쪽지엔 '시간엄수'라고 적혀 있었고, 김씨는 사전에 일부 언론에 사과상자 배달을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 "한나라당을 해할 흉기가 들었을 지도"**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김씨를 맹비난하며 "사과 상자를 뜯지도 않고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아까 그 상자를 병풍의 주역인 김대업이 보낸 것인지, 다른 사람이 보낸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누가 보낸 것인지 확인할 필요도 없다"며 "설령 김대업이 보냈더라도 그 사람처럼 사악한 방향으로 한나라당을 괴롭힌 사람이 보낸 상자에 사과가 들었는지, 독이 묻어있는 떡이 들었는지, 그보다 더한 한나라당을 해할 흉기가 들어 있는지 확인할 필요도 없다"고 맹성토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 정체불명의 물건에 대해선 해프닝으로 처리하겠다"며 "이 이후로 이러한 장난질이 계속되면 추가적인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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