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KBS, '문갑식 망언' 강력대응키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KBS, '문갑식 망언' 강력대응키로

명예훼손 소송 제기, 뉴스·노조성명 통해 비판, 여성단체 가세

문갑식 조선일보 기자의 '접대부' 망언과 관련, KBS가 정면 대응키로 했다. 당사자의 대응을 지켜보던 여성단체들도 이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파문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KBS 내부 "문 기자 원본 글, 사과문으로는 부족"**

KBS 아나운서협회는 당초 문 기자에게 요구했던 사과문 게재가 받아들여짐에 따라 사태를 일단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으나, 내부 의견수렴 결과 문 기자의 사과문을 사과로 받아들이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는 의견이 다수 표출됨에 따라 정면대응 쪽으로 방침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문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문 게재를 요구했던 서기철 한국아나운서연합회장(KBS 아나운서)은 지난 17일 오후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처음에는 사과문 게재 정도를 고려했으나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이미 KBS 아나운서협회 차원을 떠난 상태가 되고 말았다"며 "문 기자가 주장한대로 본의는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KBS와 소속 아나운서가 제1당사자가 됐기 때문에 이에 합당한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임혜선 KBS 여성협회장도 "여성협회 차원의 대응보다는 아나운서협회측과 공동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이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해당 아나운서가 출연하고 있는 KBS <시사투나잇>의 김현 PD는 "개인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문 기자의 개인 생각 또한 존중돼야 하지만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이번 글이 대단히 부적절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프로그램을 통해 대응하지는 않겠지만 개인의 명예훼손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적극적인 대응방안이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KBS의 대응을 지켜보던 여성단체들도 이에 동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본부의 한 관계자는 "우선은 당사자의 의중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라며 "KBS의 대응수위가 결정되면 이에 상응한 조치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메인뉴스에서도 비판, 노조 "기자 자질 의문"**

KBS는 17일 밤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도 이번 사건을 보도하며 문 기자에 대한 책임 추궁 의지를 분명히 했다.

KBS는 "'접대비 같은 아나우서', 기자 블로그 파문"이라는 제목으로 문 기자 파문을 보도한 뒤 "문제의 기자는 개인공간인 블로그에 쓴 글까지 문제가 될 수 있느냐는 입장이지만 해당 블로그는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곧바로 접속할 수 있고, 더구나 개인이 아닌 기자의 블로그"라며 "아무리 개인공간으로 본다고 해도 대중의 무차별 접촉을 전제로 하고 있는 한 새로운 미디어로서의 책임을 벗어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도 문 기자 발언과 관련한 성명을 통해 "다른 사람 눈에는 참하고 똑똑해 보이는 아나운서가 유흥업소 접대부로 보였던 것은 관련 프로그램이 (문기자 표현을 빌면) '조중동을 씹어대'고 있기 때문"이라며 "16년이나 언론인으로서 일해 온 기자가 날린 비판이 고작 이 정도란 말인가. 프로그램이 문제라면 정정당당하게 프로그램을 비판하면 될 것을, 왜 진행자를 물고 늘어져 접대부 운운하며 인신공격에도 미치지 못할 치졸한 짓을 한단 말인가"라고 질타했다.

KBS노조는 이어 "참된 기자의 기본은 취재요, 취재보다는 기획이요, 그 무엇보다 으뜸은 인격"이라며 "현 정권의 탄압 운운하며 앓는 소리를 하기 전에 언론사 기자로서 최소한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 볼 일"이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KBS 노조 성명서 전문이다.

***조선일보 문갑식 기자님, 정권을 탓하기 전에 눈 속의 들보를 보십시오**

“멍청한 눈빛에 얼굴에 화장이나 진하게 한 유흥업소 접대부 같은 여성 아나운서가 등장하는 국영방송의 한 심야 프로그램”. 조선일보에서 16년 8개월이나 일한 사회부 차장 대우 문갑식 기자가 방송을 보는 법이다. 다른 시청자들 눈에는 참하고 똑똑해 보이는 아나운서가 문 기자의 눈에는 유흥업소 접대부로 보인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자명하다. 이 프로그램이“조중동을 씹어대”고 있기 때문이다.

문 기자는 비판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언론의 탈을 쓰고 있으면서도 언론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조중동’에게 비판의 직격탄을 날리고 있으니 쓰리고 아팠을 만도 하다. 하지만 16년이나 언론인으로서 일해 온 기자가 날린 비판이 고작 이 정도란 말인가. 프로그램이 문제라면 정정당당하게 프로그램을 비판하면 될 것을, 왜 진행자를 물고 늘어져 접대부 운운하며 인신공격에도 미치지 못할 치졸한 짓을 한단 말인가.

이는 지성과 미모를 갖추고 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가는 아나운서 전체에 대한 모욕일 뿐 아니라, 이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모든 여성 노동자의 존재를 손끝의 때만큼도 여기지 않는 차디찬 멸시의 소산일 뿐이다. 문 기자의 눈에 여기자는 어떻게 보일 것이며, 여의사는 어떻게 보일 것인가.

그저 “멍청한 눈빛에 얼굴에 화장이나 진하게 한” 한 사람의 여자일 뿐이며, 그녀들이 화장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화장을 하기 전의 맨 얼굴을 드러낸’ “멍청한 눈빛에 유흥업소 접대부”로 치부해 버리면 그만이다. 이 세계의 절반인 그녀들이 갖고 있는 전문성과 인격은 그들이 다만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깡그리 무시되고 만다.

문갑식 기자의 원 글의 제목은 <신문시장이 망하게 된 이유>였다. 문 기자는 이 글에서 “신문을 안 보는 독자층이 넓어지고 경제상황에 따른 광고축소”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잘 짚었다. 신문사 사정이 그토록 어려워지게 된 까닭은 독자들이 신문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알아야 할 사실들을 진실 그대로 알리지 않고 자사 이익에 맞춰 짜깁기 식으로 보도해 국민들의 판단을 흐린 죄 값을 받고 있는 것이다. 독자들은 이미 조중동의 억지 논리를 꿰뚫고 외면하고 있음이다.

참된 기자의 기본은 취재요, 취재보다는 기획이요, 그 무엇보다 으뜸은 인격이라 했다. 현 정권의 탄압 운운하며 앓는 소리를 하기 전에 언론사 기자로서 최소한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 지 스스로 자문해 볼 일이다. 이 사회의 약자에 대한 꼬일 대로 꼬인 시각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내는 기자, 언론인으로서 성숙할 기회를 놓친 기자, 제 눈 속의 들보를 보지 못한 채 다른 이만 탓하는 기자들이 이토록 판친다면 문 기자 말대로 “신문시장이 망하게” 될 날은 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004년 12월 1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