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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위 재허가 결정에 '이유있는' 긴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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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위 재허가 결정에 '이유있는' 긴 침묵

"대주주 퇴진투쟁으로 번질라" 안팎 분위기 살피기 분주

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의 조건부 재허가 추천 결정에 대해 SBS의 오랜 침묵이 계속되고 있다. SBS 회사측은 방송위의 이번 결정이 사실상 내부에서 일고 있는 개혁 움직임에 불을 당긴 것으로 보고 회사 안팎의 분위기를 살피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회사측, 윤 회장 보호 묘책 짜느라 고심**

SBS 회사측은 방송위로부터 조건부 재허가 추천 결정을 받은 지 8일로 3일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회사측은 "일단 이번 주까지는 내부 의견을 모으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답변만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회사측 한 관계자는 8일 오전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방송위의 결정이라는 것이 사실은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의 방침을 일방적으로 밝힌 것일 뿐 우리에게는 행정공문 한 장 넘어온 것이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회사가 어떤 입장을 밝힌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이 현재로서의 회사 공식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는 다시 말해 방송위의 결정을 '덥썩' 받기에는 안팎으로 눈치가 보인다는 말로 풀이된다. 방송위가 외부 비판을 감수하고 SBS 경영사정을 감안한다며 사회환원 미납금 규모를 3백억원으로 낮춰준 것은 내심 반가운 일이나, 향후 사회환원 규모를 '기부금 납부 뒤 세전이익의 15% 공익재단 출연'으로 명시한 대목은 내부 구성원들은 물론 주주사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다른 회사측 관계자는 "사회환원 미납금 규모를 3백억원으로 해준 것은 노조 또한 이의 지출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어 크게 문제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그러나 향후 사회환원 규모로 책정된 부분은 매년 당기순이익의 25%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어서 자칫 주주사들의 반발감이 엉뚱한 곳으로 튈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있다"고 말했다. '엉뚱한 곳'이란 윤세영 회장 퇴진투쟁 움직임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회사측은 최근 시작된 노사 임금교섭에서 사내유보 50%, 주주배당 25%, 사원 성과급 25%로 돼 있는 현행 당기순이익 할당비율을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는 의사를 조심스럽게 내비치기도 했으나 노조측은 초반부터 수용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결국 회사측은 자회사들의 이익을 끌어오거나 당기순이익의 규모를 줄이는 편법을 고민해 봐야 하는 형국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이 또한 용이치 않아 보인다. 언론계 일부에서 벌써부터 이에 대한 '감시의 눈'이 작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국언론노조는 7일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자회사나 관계회사 등을 통해 SBS 수입 중 일부를 얼마든지 분산할 수 있다"며 "더군다나 SBS가 1대 주주인 (주)태영을 시공업체로 선정해 사옥을 지으며 발생했던 부채를 향후 재허가 기간인 3년 동안 대폭 상환해 순이익 규모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고 사전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SBS 회사측으로서는 이처럼 운신의 폭이 점차 좁아짐에 따라 섣불리 공식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SBS노조 "조직 자존심에 상처 준 이들 응분의 책임져야"**

무엇보다도 SBS 회사측의 '긴 침묵' 뒤에는 윤세영 회장에 대한 확실한 보호책 마련 고민이 숨어있다는 게 언론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회사측이 중요한 시기에 1주일 동안의 시간을 '분위기 파악'에 쓰겠다고 한 것도 심상찮은 내부 움직임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BS노조(위원장 민성기)는 7일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이번 재허가 추천을 분기점으로 삼아 내부개혁의 가속페달을 더욱 힘껏 밟을 것"이라며 "우리가 쟁취한 14대 개혁과제가 견고하게 뿌리내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방송을 이룰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일 것이며, 더 나아가 우리의 개혁의지가 보도와 제작·편성에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조직혁신과 인적쇄신을 전면적으로 밀고 나갈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선언문을 내놨다.

SBS노조는 이어 "대주주와 경영진은 개혁의 동반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개혁의 대상이 될
것인지를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으로 입증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재허가 추천과정에서 야기된 논란으로 SBS의 자존심에 커다란 상처를 남긴 데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며, SBS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합리적인 고려 없이 외면하고 기득권과 구태에만 집착해온 인사들도 무풍지대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측은 오는 15일 있을 예정인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최상재 현 SBS PD협회장이 출마의사를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 회장은 현 노조의 내부개혁 노선에 가장 큰 지지를 보내왔고, 또 실질적으로 이를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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