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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기자들, <조선일보>와의 전면전 선언

보도제작국 긴급 기자총회, “18일 조선 편파왜곡 다시 고발”

MBC 기자들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선일보·수구 기득권 세력과 전면전을 펼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MBC 보도제작국 기자들은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의 오보 소동과 관련해 12일 저녁 긴급 기자총회를 연 데 이어 13일 오전 10시 또다시 2차 기자총회를 갖고 "수구세력과 조선일보가 서로 야합해 공영방송 흠집내기를 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과의 전면전은 불가피하게 됐다"며 "앞으로 민주세력과 연대해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의 음모를 분쇄해 나가겠다"고 결의했다.

***<시사매거진2580>, 18일 다시 조선일보 조명키로**

보도제작국 기자들은 13일 2차 기자총회에서 최근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이 제기하고 있는 MBC 보도에 대한 문제 지적을 "총선 국면을 활용한 수구세력의 전방위적인 정치공세"로 규정했다.

이들 기자들은 "<사실은>의 방송 사고는 분명 내부적으로 깊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지만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은 마치 MBC의 실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총공세를 펼치며 공영방송의 보도를 총선용 카드로 활용하기 위한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오는 18일 방영되는 <시사매거진2580>을 통해 다시 한번 조선일보의 편파왜곡 보도 실상을 국민들에게 알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 기자는 또 "우선 13일 오후부터 내·외부에 이러한 우리의 의지를 알려나가고, 저녁에는 전체 기자총회를 열 수 있도록 소집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2차 총회에서 일부 기자들은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의 정치공세에 밀려 보도제작국장과 <사실은> 담당 부장을 경질한 구본홍 보도본부장의 퇴진을 위해 전면적인 프로그램 제작거부에 들어가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깊이 반성, 그러나 수구세력에는 대항**

이에 앞서 보도제작국 기자들은 12일 저녁 긴급 총회를 갖고 '뼈를 깎는 반성으로 포기할 수 없는 길에 들어서며'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서는 당초 12일 자정 무렵 발표 됐을 때에는 정치공세에 굴복한 구본홍 MBC 보도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으나, 새벽녘 다시 작성된 성명에는 조선일보가 13일자에서 MBC에 대해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조선일보에 대한 비판을 크게 추가했다.

성명에서 보도제작국 기자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통렬한 자기반성과 함께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당사자인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과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시민에게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그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에는 일말의 의구심이 남아 있다"며 "그것은 최근 정치권의 압력에 눈치 보기로 일관해온 경영진이 수구세력들로부터 미운 털이 박혀온 이른바 '문제 프로그램' 정리차원에서 서둘러 (책임 간부 경질 등을) 조치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반세기가 넘도록 우리 국민들을 괴롭혀온 색깔론의 주인공들은 이번 실수를 빌미로 삼아 <사실은>과 <시사매거진 2580> 등 보도제작국 전체 프로그램은 물론 문화방송 보도 전체를 대상으로 악의에 찬 정치공세를 퍼붓고 있다"며 "그 배후에는 일제 이후 지금껏 권력의 편에 서왔던 조선일보가 있다"고 지목했다.

이들은 성명서 끝 부분에 실은 총회 결의와 관련해 △수구세력과 조선일보의 공세에 굴하지 않고 이들간의 은밀한 커넥션을 지속적으로 고발해 나가겠으며 △그동안 정치권과 조선일보의 외압에 굴복해오면서 자신의 과오는 현업의 책임으로 떠넘긴 보도본부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보도제작국 한 기자는 "<사실은> 제작진은 이번 오보의 책임을 통감하고 간부진에게 먼저 대국민 사과를 하자고 요구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구본홍 보도본부장은 모든 책임을 아래 간부진에게 미루며 인사를 단행했고, 심지어 두 달 전부터 병가 중이었던 김현주 부장에게까지 책임을 묻는 어의없는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이처럼 내·외부의 수구세력이 권력 만들기에 몰입하고 있는 조선일보와 결탁해 온갖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시점에서 보도제작국 기자들은 87년 언론민주화 수호 투쟁으로 이룩된 민주언론 정신을 지키기 위해 결연한 의지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이번 싸움에 언론계 민주세력의 동참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전여옥 대변인 "법적 대응 하지 않겠다"**

한편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은 13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우선 MBC가 9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그 동안의 왜곡과 편파를 넘어 조작방송까지 이른 모습을 스스로 뒤늦게나마 인정한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에 따라 MBC를 상대로 한 모든 법적, 민형사상 소송은 물론 경찰고발 역시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 대변인은 "명백한 조작을 '있을 수 없는 방송사고'로 넘기려는 것은 너무도 안이한 대처라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며 "그러므로 본인은 이미 지난 12일 '<사실은> 보도는 실수가 아니라 조작이다'라고 밝힌 문서대로 다시 한번 MBC에 서면 답변을 요구한다"고 단서조항을 달았다.

전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왜 TV프로그램에서 애초부터 본인의 얼굴이 없는 '전화 인터뷰'를 기획했는지 △사흘이란 시간이 있었는데도 왜 다시 인터뷰를 시도하지 않았는지 △왜 신강균 차장은 그렇게 수차례에 걸쳐서 말을 바꿨는지 △MBC 스스로 정한 방송 윤리강령을 어기면서까지 조작인터뷰를 강행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답변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MBC 보도제작국 기자들이 작성해 배포한 최종 성명서의 전문이다.

***<뼈를 깎는 반성으로 포기할 수 없는 길에 들어서며>
- 조선일보, 수구 세력과의 전면전을 선언한다**

남을 비판하는 작업은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결코 오만하지 않고 자신부터 돌아보는 뼈를 깎아내는 겸허함을 요구합니다. 그것을 잃는 순간, 남에게 겨누었던 칼끝은 비수가 되어 자신을 향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동안 사회비리 고발과 국민 위에 군림해온 언론을 포함한 모든 권력에 대한 감시를 소명으로 삼아온 저희 MBC 보도제작국 기자들은 이번 '전여옥 대변인 녹음 오인 사고'와 관련해 통렬한 자기 반성과 함께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당사자인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과 저희들의 실수로 본의 아니게 목소리가 방송된 시민께도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다시 한번 표하는 바입니다. 또한 국민의 사랑을 받는 방송을 제작하기 위해 애써온 전국의 모든 MBC 종사자들에게도 송구한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팀은 지난 4월 2일, 역대 선거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색깔론'이 이번 선거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비판하는 보도 프로그램에서,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의원에 대해 색깔론을 제기한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의 발언을 다뤘습니다. 발언의 당사자인 전여옥 대변인에 대한 확인취재가 불가피했지만, 빡빡한 유세일정 때문에 전 대변인을 만나기 어려워 몇 차례 인터뷰 시도 끝에 어렵게 통화가 이뤄졌습니다. 그 통화는 이미 밝혀드린 것처럼 메모지에 적힌 전 대변인의 휴대전화 번호 중에서 0을 6으로 잘못 읽고 번호를 눌러 엉뚱한 사람과의 인터뷰 아닌 인터뷰가 이뤄졌습니다.

전화를 건 저희 취재팀의 스태프는 전화를 받은 사람이 중년의 여성이어서 당연히 전여옥 대변인인줄 알고 몇 가지 질문을 던졌으나 상대방은 '네'라는 대답을 계속하다가, '난 그런 얘기 듣고 싶지 않아요'라며 전화를 끊어 그분이 전 대변인이 아닐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고 그것이 방송으로 나가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어쨌든 인터뷰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본인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점, 제작진의 뼈아픈 실수를 깊이 반성합니다. 단순한 실수일지라도 큰 책임감으로 받아드리겠습니다. 그만큼 방송에 부여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막중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사실을 확인한 직후, 전여옥 대변인에게 공식 비공식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과했습니다. 또한 그에 대한 책임자 징계도 겸허하게 받아드리기로 했습니다.

본사 경영진은 오늘 본사 배귀섭 보도제작국장과 그간 과로로 인한 지병으로 두 달 가까이 병가 중이던 <사실은>팀 김현주 부장을 전격적으로 인사조치 했습니다. 그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다짐하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에는 일말의 의구심이 남습니다. 그것은 최근 정치권의 압력에 눈치 보기로 일관해온 경영진이 수구세력들로부터 미운 털이 박혀온 이른바 '문제 프로그램' 정리차원에서 서둘러 조치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전여옥 대변인은 실수라는 제작진의 진심 어린 사과를 아직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KBS 도쿄 특파원을 지낸 방송기자 출신인 전여옥 대변인은 누구보다도 방송제작의 과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며, 이번 사고가 어떠한 의도가 개입된 악의적 조작이 아닌 단순한 실수라는 것을 모르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본인이 부인하면 당장 들통날 게 뻔한 공당 대변인의 목소리 조작이 가능하겠습니까.

하지만 전 대변인은 <사실은>의 실수가 의도적 조작이자 정치적 음모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등 납득할 만한 항의의 수준을 넘어선 정치공세를 퍼붓고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경찰수사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생의 정치를 주장하는 거대야당의 대변인이 제작진의 진솔한 사과마저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은 총선을 앞둔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반세기가 넘도록 우리 국민들을 괴롭혀온 색깔론의 주인공들은 이번 실수를 빌미로 삼아 <사실은>과 <시사매거진 2580> 등 보도제작국 전체 프로그램은 물론 문화방송 보도 전체를 대상으로 악의에 찬 정치공세를 퍼붓고 있습니다.

그 배후에는 일제 이후 지금껏 권력의 편에 서왔던 조선일보가 있음을 이번에도 그들의 기사를 통해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부패한 수구세력의 배후에 숨어 교묘한 논리와 지면 조작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며 매번 선거에 개입해온 조선일보. 이들은 선거를 불과 사흘 앞둔 오늘도 지면을 대거 할애해 '총선 기간이 4일간의 황금연휴가 될 것'이라며, '투표는 강제 의무가 아니라'는 익명의 젊은이들의 말을 인용해 젊은층의 정치무관심과 투표권 포기마저 부추기고 있는 형국입니다.

먼저 공당을 자임하는 한나라당에게 부탁합니다. 부디 제작진의 실수를 의도된 조작으로 몰아 선거전에 악용하는 행위를 즉각 멈춰 주길 바랍니다. 조선일보 또한 할 수 있다면 언론 본연의 자세로 돌아오기를 기대합니다.

<사실은>과 <시사 매거진 2580>을 제작해온 MBC 보도제작국 기자들은 이번 실수를 거울 삼아 더욱 겸허한 마음과 냉철한 시각으로 정론직필의 맡겨진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어떤 압력에도 87년 언론민주화 수호 투쟁으로 이룩된 민주언론의 의지는 꺾이지 않을 것입니다. 부당한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해온 비판정신 또한 무뎌지지도 후퇴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시청자와 함께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이면의 '사실'을 사수할 것입니다.

이에 저희들은 다음과 같이 결의합니다.

1. 방송사고를 반성하고 정론직필의 각오를 다잡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2. 나아가 부패한 수구세력과 조선일보의 공세에 굴하지 않고 이들간의 은밀한 커넥션을 지속적으로 고발해 나갈 것입니다.
3. 끝으로 그동안 정치권과 조선일보의 외압에 굴복해오면서 자신의 과오는 현업의 책임으로 떠넘긴 보도본부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합니다.

2004. 4. 12 보도제작국 기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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