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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조흥은행, 신한지주에 팔릴 가능성 높아

자산 2위로 급부상, 국민은행과 '혈전' 불가피

정부보유지분 매각을 놓고 그동안 진통을 겪어온 조흥은행이 26일 마침내 신한금융지주회사에 매각됐다.

이같이 신한-조흥 합병이 성사돼 국민은행의 뒤를 이어 자산 순위 2위의 대형 금융기관이 탄생하게 됨에 따라 은행권은 국민은행을 선두로 신한-조흥 합병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의 4강 판도로 재편되게 됐다. 특히 앞으로 선두 국민은행과 신한-조흥 합병은행간 선두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이같은 4강 체제가 확립됨에 따라 이 구도에서 빠진 한미, 외환, 제일 등 나머지 3개 은행도 금명간 다른 은행과의 추가합병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돼 귀추가 주목된다.

***4가지 조건부로 신한지주 손들어줘**

공적자금위원회 매각소위는 26일 오전 7시반 예금보험공사에서 조흥은행 정부보유지분 매각 4차 회의를 열고 신한지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지금이 조흥은행 정부보유 지분 매각의 적기라는 판단아래 이번 매각협상 과정에 가장 높은 인수가격을 써낸 신한지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했다. 한때 신한지주와 경합을 벌였던 제일은행이 포함된 서버러스 컨소시엄은 2차 회의이후 불참하면서, 그동안 사실상 신한지주가 유일후보로 정부와 협상을 벌여왔다.

유재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이날 회의후 기자들과 만나 "신한지주측의 제안조건이 더 우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이같은 심사 내용을 공자위 전체회의에 보고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흥은행 매각시기는 금융기관 조기 민영화를 고려할 때 지금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매각소위는 신한지주측의 손을 들어주는 대신 4가지 조건을 달았다.

첫번째, 향후 협상과정에서 인수가격을 최대한 올려받을 것을 공자위에 권고키로 했다.

두번째, 신한측에 사후손실보상 등과 같은 부대조건은 최소화할 것을 요구했다. 유 국장은 "신한측이 제시한 조건에는 추가실사에서 조흥은행에 부실이 드러날 경우 제안가격의 10%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한 조건이 들어있다"면서 "이 조건 또한 최소화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세번째, 신한측이 인수지분의 절반을 주식으로 지급키로 한 부분에 대해서는 하나은행으로의 서울은행 매각때와 같은 최저가 손실보장책을 둬,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최소한 일정가격을 보상받도록 권고했다.

마지막 네번째로, 조흥은행의 역사성을 감안해 조흥은행 브랜드를 어떤 행태로든 사용토록 권장했다.

이날 매각소위의 결정은 내년초 공자위에 보고될 예정이며, 공자위가 신한지주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하면 조흥은행 정부지분 80.4%를 보유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가 신한지주측과 구체적인 매각협상에 들어가게 된다.

***23일 공자위 회의에서 이미 결론**

신한 관계자에 따르면, 대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23일 긴급소집된 3차 회의에서 매각문제는 거의 결론이 난 상태였다. 단 공자위쪽은 신한지주가 추가부실 발견시 제안가격의 10%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한 풋백옵션 요구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고, 이에 대해 신한지주가 곧 내부적으로 이를 검토해 최종입장을 통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26일 아침 회의에서 최종결론을 내기로 한 것이다.

신한지주는 현재 조흥은행의 잠재부실을 1조1천억~1조5천억원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부실규모가 이를 초과할 경우 정부가 추가손실을 보전해주는 풋백옵션 요구를 해왔었다.

신한은 또 조흥은행 인수시 이를 곧바로 신한은행과 합병시키지 않고, 2년가량 조흥은행이라는 기존행명을 사용하는 '형제은행' 형태로 지주회사 산하에 유지시킨 뒤 통합시켜 나가는 단계적 합병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가 매각을 강행한 3가지 이유**

조흥은행 임직원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처럼 신속하게 조흥은행 지분 매각을 결론낸 것은 지금이야말로 지분매각의 최적기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지난 주말인 2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조흥은행 경영진이 '2년만 시간을 더 달라'고 부탁해 1년후, 2년후 매각하는 방안을 각각 검토해본 결과 지금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매각의 최적기라는 판단이 섰다"며 "이같은 인식은 공자위 위원들도 공유하고 있다"고 말해 조기매각을 강력시사했었다.

매각가격외에 정부가 또하나 신경쓴 대목은 외국투자가들의 반응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조흥은행 매각 문제가 노조의 반발에 굴복해 무산될 경우 외국투자가들의 시선은 더없이 싸늘해질 것"이라며 "이럴 경우 최근 북핵문제 등으로 가뜩이나 위태로운 경제상황은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26일 합병소식이 알려지자 외국투자가들은 호의적 반응을 보이며, 신한.조흥은행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정부가 마지막으로 신경쓴 대목은 '새 정부'의 입장이다. 조흥은행 매각이라는 시끄러운 문제를 노무현 새 정권에게 물려주기보다는 현정부내에서 매듭지어야 한다는 정치적 배려도 연내 매각이라는 신속한 일처리를 가능케 한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민은행 초긴장, "막강한 경쟁자 출현했다"**

신한, 조흥은행 합병이 계획대로 성사될 경우 은행권에는 대대적 권력질서 재편 및 경쟁 심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은행이 합칠 경우 자산은 1백36조원으로, 2백조원대의 국민은행에 이어 랭킹 2위로 급부상한다. 지점 숫자도 8백74개로 1천1백여개의 국민은행을 바짝 추적하게 되며, 직원숫자도 1만1천명에 육박한다.

이같은 규모보다 주목되는 것이 신한-조흥은행의 '경쟁력'이다.

국민은행의 김정태 행장은 두 은행과 합병논의가 한창이던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흥은행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가장 돈많은 전체의 1% 상류층 가운데 절반이 주거래 또는 부거래은행으로 거래를 하고 있다"며 "이처럼 잠재력이 큰 조흥은행과 신한은행이 합칠 경우 선두 국민은행을 위협하는 존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은행의 한 부행장은 "신한-조흥 합병은행이 출범할 경우 국민은행도 더이상 선두를 안심할 수 없는 치열한 경쟁상황이 예상된다"며 "그러나 이런 경쟁력이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선 합병이 순조롭게 이뤄져야 하는데 과연 합병과정이 순탄할 지는 앞으로 두고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매각시 총파업 입장을 밝혀온 조흥은행 직원들은 26일 매각결정을 충격으로 받아들이며, 파업 등 비상대책을 수립중이서 한차례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흥은행 직원들은 현재 직원 숫자가 6천5백여명으로 , 4천4백명 수준의 신한은행 직원들보다 2천여명이나 많아 합병과정에 상당 수의 감원이 뒤따르지 않을까 크게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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