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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 편집간부, 광고주들에게 협박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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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 편집간부, 광고주들에게 협박이메일

14개 은행 홍보실장들에 "차별대우, 대가 치를 것"

매일경제신문 편집간부가 14개 은행 홍보실장들에게 "매경 위상에 걸맞지 않는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며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협박성 메일을 세 차례에 걸쳐 보낸 사실이 밝혀져 큰 파문이 일고 있다.

김종현 매경 금융부장이 홍보실장들에게 보낸 협박성 메일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모두 세 차례.

3일자 첫 편지에는 '김종현 보냅니다'라는 제목하에 "최근 매일경제가 그 위상에 걸맞지 않게 차별 대우하는 게 곳곳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말로는 3강이니, 4강이니 하고선 정작 그 대우는 종합지 마이너 신문보다 못하게 대우하고 있습니다. 참고 참다가 이렇게 메일을 보내게 된 것을 널리 양지 바랍니다"라며 "이제는 차별적 대우를 하거나 합당한 대우를 해주지 않을 경우 반드시 그만한 대가를 치를 수도 있습니다"고 협박하고 있다.

5일 보낸 두번째와 세번째 메일은 "지난번 메일 보낸 것을 잘못 해석해 저를 음해하는 얘기가 나돌고 있습니다"며 "특히 몇몇 곳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있다. 반드시 이를 잡아 주세요. 이를 확인할 것"이라는 확인성 협박편지다.

김 부장이 각 은행 홍보실장들에게 이같은 협박성 메일을 보낸 이유는 지난 1일 서울은행을 인수하면서 공식 출범한 통합 하나은행의 기념광고가 발단이 됐다.

하나은행이 동아일보에는 두 개 면에 걸쳐 전면 광고를 준 반면, 매경에는 1면짜리 전면광고만을 주었기 때문이다. 김종현 부장이 3일 보낸 이메일에서 '종합지 마이너신문'이라 지칭한 곳은 다름아닌 동아일보인 것이다.

하지만 은행 홍보실장들에게 보낸 협박성 메일은 홍보실장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한 홍보실장은 6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사실을 확인해주며 "고위층 외압이 들어와도 꿈쩍하지 않을 정도로 금융권이 얼마나 과거와 달라졌는데, 이런 협박성 메일을 전체 홍보실장 앞으로 보내다니 매경이 세상이 바뀐 줄 모르나 보다"고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홍보실장들은 매달 한차례 모임을 갖고 각 기자들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며 기자들에 대한 평가작업도 함께 하고 있다"며 "김종현 부장이 주로 사회부와 산업부만 출입하다가 금융권에 와 종전 출입처에서처럼 행동하다가 화를 자초한 셈"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홍보실장은 "협박성 메일이 세 차례 오고 어제인가 오늘인가 또한차례 읍소성 메일이 왔었다"며 "김 부장이 '홍보실장들을 믿고 이런 메일을 보냈는데...' 하며 운운하기에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집어넣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홍보실장은 "메일을 받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다른 은행 홍보실장들과 어떻게 대응할까 대책을 논의하기까지 했다"며 "매일경제가 경제지 가운데 유가부수가 가장 많다고 너무 오만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현 금융부장은 이와 관련,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메일을 보낸 것은 사실이나 보낸 의도와 전혀 다르게 해석되고 있다.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왜곡하고 있다. 참담함을 느낀다"며 "개인적으로 보낸 사신인데 이렇게 공개해도 되는 것이냐. 누가 제보했는지 말해달라. 내가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매경의 협박 이메일 파문을 접한 언론계는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한 언론계 관계자는 "장대환 사장의 총리인준 부결에 이어 최근 매경의 노조 비판 시리즈 등으로 매경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은 터에 이번 사건이 터짐으로써 매경은 스스로뿐 아니라 언론계 전체를 욕보였다"며 "기사작성과 광고수주를 구분 못할 정도로 평소 매경 편집국 분위기가 어떠했는지 미뤄 짐작이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종현 매경 금융부장이 보낸 3차례의 이메일 전문이다.

***제목: 김종현 보냅니다.(첫 메일 12월 3일 오후)**

매일경제신문 금융부장 김종현입니다. 제가 금융부장으로 온 지 벌써 1년이 다 돼 갑니다. 그동안 여러분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대과없이 한해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바쁜 연말을 즐겁게 보내실줄 알고 있습니다.

몇가지 드릴 말씀이 있어 이렇게 메일을 보내게 됐습니다.

최근 매일경제가 그 위상에 걸맞지 않게 차별대우하는 게 곳곳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말로는 3강이니, 4강이니 하고선 정작 그 대우는 종합지 마이너 신문보다 못하게 대우하고 있습니다. 필요할 때에는 감언이설로 봐달라고 해놓고는 우리가 필요할 때에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참고 참다가 이렇게 메일을 보내게 된 것을 널리 양지 바랍니다.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해준 만큼 해주는 것이 저의 원칙이고 소신입니다.

이제는 차별적 대우를 하거나 합당한 대우를 해주지 않을 경우 반드시 그만한 대가를 치를 수도 있습니다. 묵과하지 않겠다는 얘기로 받아들여 주십시오.

여러분의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세모에 건강 유의하십시오.

2002년 12월 3일
매일경제신문 금융부장 김종현 드림.

***제목: 다시 김종현입니다.(두번째 메일 12월 5일 오후)**

지난번 제가 메일 보낸 것을 잘못 해석해 저를 음해하는 얘기가 나돌고 있습니다. 이미 의외의 몇몇 곳에서 이같은 사실을 저에게 문의하거나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저는 그 곳이 어느 곳인지 알고 있습니다. 즉각 바로 잡아 주시길 바랍니다.

***제목: 다시 김종현입니다.(세번째 메일 12월 5일 오후 두번째 메일 접수 직후)**

지난번 메일에 대해 잘못 해석하신 분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몇몇 곳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반드시 바로 잡아 주세요. 이를 확인할 것입니다.

김종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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