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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정상회담 윈윈게임도 가능하다"

크리스찬사이언스모니터 '북일간 냉전종식 계기'

사상 최초의 북일정상회담을 위해 17일 오전 9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고이즈미 총리가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인철 인민무력부장 등의 영접을 받으며 하루 일정의 북한 방문일정을 시작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간 사상 최초의 북일정상회담이 갖는 의미와 성과, 주요 쟁점은 무엇일까. 세계 주요 언론들은 북일정상회담이 갖는 가장 중요한 역사적 의미에 대해 북일 관계정상화, 일본의 과거청산, 일본인 피납자, 북한 핵 문제 등 당면과제들보다 양국이 오랜 냉전상태를 극복하자는데 원칙적인 합의를 보고 대화의 문을 열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반도 긴장완화의 빗장을 풀 열쇠는 이제 두 정상의 손에 넘어갔으며 이를 통해 두 정상의 외교적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것이다.

<사진>

이라크 공격 가시화 등 미국 부시 행정부의 강경주의가 세계적 긴장감을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신문인 크리스찬사이언스모니터지는 16일 '북한과 일본이 오랜 냉전을 종식시키다(Japan, N. Korea end deep freeze)'는 논평기사를 통해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단절시키려 하나 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잃을 것이 별로 없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또 고이즈미 총리 또한 북일 관계정상화라는 외교적 수확을 얻을 경우 일본내의 지지를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크리스찬사이언스모니터의 16일자 기사 주요 내용.

***'북한과 일본이 오랜 냉전을 종식시키다'**

아시아에서 성공 가능성이 가장 희박한 나라인 일본과 북한의 지도자들은 근 1백년간의 적대와 2년간의 외교적 동결상태를 거친 후 관계정상화를 위한 주요 노력의 하나로 17일 악수를 교환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대국의 선출된 지도자로 북한에 처음 발을 내딛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통제된 국가의 상속자 김정일과 평양에서 몇 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갖는다.

만일 고이즈미 총리가 김정일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외교관계가 정상화되리라는 전망을 얻게 될 경우, 그의 방북은 역사적인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분석가들은 일본이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통해 이 지역에 중요한 발판을 새로 마련하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난제에 봉착해 온 일본은 남북한과 화해의 분위기를 더욱 조성함으로써 관계를 개선하게 되고 이러한 외교적 성공에 힘입어 고이즈미는 국내에서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북일정상회담은 미국이 이라크 전쟁준비에 온통 신경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 이루어진다. 같은 진영내의 강한 매파와 약한 매파조차 서로 견해가 맞지 않을 정도로 부시 팀은 북한에 대해 얼마나 강하게 나가야 하느냐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정부의 한 고위급 자문관은 “고이즈미의 이번 노력은 현재 막다른 길목에 있는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타개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는 지난 65년 한국과 관계를 정상화할 때 제공했던 액수와 비슷한 수준인 약 1백억달러를 주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식민지배에 대해 사과할 뜻을 비칠 것이다.

북한과의 협상에서 늘 그렇듯이, 예측할 수 없는 것은 변덕이 심한 김정일이다. 합의를 한 후 이를 깨는 전력 때문에 김정일을 보는 아시아 사람들의 눈은 의심에 차 있다. 그러나 식량난과 전력난 등으로 지난 몇 년 사이에 경제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든 북한은 외화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

북일정상회담에 밝은 빛이 돈다면 현재 어려움에 처한 한국의 '햇볕정책'은 활기를 되찾게 되고 북한도 이득을 볼 수 있다. 북일간 관계개선의 걸음마를 시작하는데 도움을 준 햇볕정책의 창시자인 김대중 대통령은 오는 12월, 북한에 훨씬 덜 너그러운 반대자들을 상대로 대선을 치른다.

북일정상회담을 '획기적'이라고 표현한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요원들의 북한 방문을 몇 개월내 허용할 것이라고 시사함으로써 '악의 축' 국가 지도자인 사담 후세인과 스스로 거리를 둘 의지를 내비쳤다.

분석가들은 이번 평양 정상회담이 성공을 거둘 경우, 고이즈미는 몇 가지 문제에서 양보를 받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은 지난 20년간 말썽이 돼온 11명의 일본인 피납자 문제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는 또 현재 수 백기가 일본을 겨냥하고 있는 '노동' 미사일의 시험발사 유예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고이즈미가 일본의 내부개혁을 제의할 의사를 가진 유일한 지도자라고 보는 분석가들은 이번 회담이 실패할 경우, 그는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대다수 일본인들은 북한이 중국보다 안보에 훨씬 위협적인 존재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긴장 완화를 환영하고 있다.

이들 문제가 미심쩍은 듯, 일본은 최근 며칠 동안 기대수준을 낮추고 있다. 한 외무성 소식통은 “북한과의 관계개선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고이즈미는 모든 사안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 놓겠지만 그가 단지 노리는 것은 정치적인 의지를 찾아내는 것이다. 김정일이 모든 문제를 이야기하기로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 있겠는가?”라고 질문을 던진다.

일본 소식통들은 지난 수년간 북한과 일본은 '1백회 이상의 비공식 접촉'을 갖는 등 꾸준한 접촉을 해왔다며 이를 계기로 오늘날의 정상회담까지 이르게 됐다고 말한다.

일본은 북일정상회담이 일본 외교정책의 핵심인 미국과의 우호 관계를 저해하는 일이 없도록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 지금까지 부시는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의 이니셔티브를 제어하는 동북아지역 정책을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어 왔다.

일본이 이번 정상회담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와이의 군사싱크탱크인 '아시아태평양 안보연구센터'의 로널드 몬타페르토씨는 “일본은 북한과의 관계를 서서히 진전시키고자 원하지만, 여기서 최대 동맹국인 미국을 소외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한국 대통령의 화해를 위한 햇볕정책을 지지했다. 반면 부시 행정부 초기의 동북아시아 외교정책은 클린턴 행정부의 '페리 프로세스'를 중단하고 북한을 '악의 축'으로 묘사하는 등 이 지역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베이징에 사는 한 아시아전문 유럽학자는 "햇볕정책과 '악의 축' 정책은 동시에 가질 수 없다"고 말한다.

이제 백악관은 북한과 대화를 위해 만날 것이라고 확인하고 있다.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주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이후, 평양에 갈지 모른다는 신호를 보냈다. 부시 행정부내의 강경 매파는 북한이 무기수출을 중단하도록 즉각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연성 매파는 작은 승리나마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한다.

전 부시 행정부에서 일했던 한 관리는 “고이즈미가 미국을 앞질러 갈 것인지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데 동의했다. 그는 “우리가 더 신경 쓰는 대목은 그가 자신의 노력으로 무엇을 얻느냐는 것이다. 중요한 질문은 김정일이 정말 문을 열기로 결심했는지, 혹은 체면과 돈을 노린 또 다른 속셈이 아닌가하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아태안보연구센터의 몬타페르토씨는 “미국이 김정일에게 바라는 것은 원칙대로 시작하라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긴밀히 협조해왔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김정일과의 관계를 끊는 것이다. 김정일은 이번 회담으로 잃을 게 있다고 보지 않는다. 그는 중국, 러시아, 한국을 기쁘게 하고 있다. 그는 일본과 그들의 돈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김정일은 미국에 압력을 가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의 한 관리는 “우리는 북한에 대해 항상 부정적인 말만 해왔다. 긍정적인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분명한 점은 미국에서 북한이 어느날 붕괴될 것이라고 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대화를 하도록 북한을 설득하고 자극하는 등 접촉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바로 동북아지역에 필요한 삶의 진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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