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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국과의 외교전에서 승리?

"북한고립은커녕 미 대북정책이 고립돼"-NYT 보도

북한과 미국의 외교전에서 북한이 승리를 거두고 있다는 관측이 미국 언론에 의해 제기됐다.

미 뉴욕타임스는 지난 달 하순 김정일-푸틴 정상회담에 이은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전격적인 북한방문 결정으로 북한은 수십년간의 외교적 고립상태에서 벗어나고 있는 반면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미 부시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오히려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지난 달 31일자 ‘해빙 조짐 속에 일 총리 방북(Japanese Premier to Visit North Korea in Sign of Thaw)' 기사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은 “반세기에 걸친 북한의 고립을 종식시키는 중대한 진일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이어 오는 17일로 예정된 북일간의 정상회담은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지칭한 국가(북한)와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일본)간의 긴장을 크게 완화시켜 동북아지역의 해빙을 가져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특히 도날드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의 말을 인용, “동북아지역에서는 북한을 (외교적) 고립에서 탈출시킬 수 있다는 합의가 형성돼 있다”고 보도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그러나 북한에 대한 부시행정부의 수사적 대결(verbal confrontation)을 지적하면서 “미국은 이러한 추세와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2년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해 중국의 장쩌민 주석,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가진 반면 미국과의 관계는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결정적으로 냉각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신문은 ‘악의 축’ 국가들을 둘러싼 미-러간의 갈등을 분석한 2일자 기사(Overture to 'axis' undercut Putin-Bush rapport)에서 “고립되고 있는 것은 미국의 대북정책”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특히 “지난 달 30일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방북 발표는 이라크, 이란과 함께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부시행정부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북일관계의 해빙 조짐을 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외무부의 아시아국 부국장 게오르기 톨로라야는 “북한은 이라크나 이란과 다르다. 첫째 그들은 대화를 원하며, 둘째 변화를 원한다. 우리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해 미국과는 현저히 다른 입장을 밝혔다.

또 러시아 상원의 국제관계위원장인 미하일 마르겔로프는 북한과 이란은 ‘근대화’의 가능성이 있으며 따라서 이들 나라와 관계를 끊기보다는 증진시켜나가는 것이 좋다면서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마다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는 러시아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지난 7월 31일 파월-백남순 회동은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중재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전하면서 이같은 북한과의 활발한 외교는 러시아만의 독특한 현상이 아니며 오히려 고립되고 있는 것은 미국의 대북정책이라 지적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앞의 8월 31일자 기사에서 일본 게이오대학의 북한전문가 오코노기 마사오 교수의 말을 빌어 북한이 일본과의 수교 교섭을 서두르는 데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 이후 미국의 군사공격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오코노기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기 전에 일본과의 국교정상화 교섭을 진행시킬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미국의 (공격)목표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북일관계가 정상화되면 미국은 북한에 대해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의 북한에 대한 장기저리 융자를 승인하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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