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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일 정상회담에 냉담한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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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일 정상회담에 냉담한 반응

대북 미-일전선에 이상기류, 러시아는 "이번 회담은 우리작품" 주장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내달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데 대해 한국 등 대다수 주변국이 환영 일색의 반응을 보인 데 반해, 오직 미국만은 냉정한 대응을 보였다고 일본의 마이니치(每日)신문이 31일 보도했다.

미국의 이같은 냉정한 반응은 북-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그동안 북한을 불량국가로 규정해 국제사회에서 고립시켜온 전략을 구사해온 미국의 대북정책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며, 이에 그동안 공고한 협력체제를 구축해온 미-일 전선에도 이상기류가 생겨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낳고 있다.

***미국, 일본의 대북한 봉쇄전선 이탈을 우려**

마이니치 신문의 워싱턴발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북-일 정상회담 개최 합의발표 직후인 30일 "고이즈미 총리의 외교노력을 환영한다"며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이 일본과 북한사이의 중요과제의 조기 해결을 이끌어내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멤버가 되는 데 공헌하기를 희망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국무부는 이어 "미국과 일본은 북-일 관계를 포함한 광범위한 과제에 대해 관심을 공유하고 이같은 문제들을 취급하는 데 있어 긴밀한 협조가 계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이니치 신문은 그러나 "국무부 논평의 말미에 쓰인 '기대한다'는 표현에 미국의 우려가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부시정권은 '테러와의 전쟁' 흐름속에서 북한의 대량파괴병기 개발 및 보유를 중시하고 9월에 재개될 예정인 북-미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취급한다는 방침"이라며 "따라서 일본이 북한과의 국교정상화에 집착해 이 문제를 방치한다면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이같은 판단의 또다른 근거로 "미국의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이 28일 도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정부가 미사일부품 수출을 이유로 북한에 경제제재를 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미국과 북한간에 거래가 없는 상황하에서 이뤄지는 제재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 데 불과하나 북한에 대량파괴무기 확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유효한 재료'라고 말해 일본에 대한 주의환기 메시지를 보낸 점"을 꼽았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방일기간중 고이즈미 총리로부터 북-일 정상회담 추진 방침을 전달 받았을 것이며, 이에 기자회견을 통해 고이즈미 총리에게 북한과 대화를 하더라도 미국의 대북정책 틀을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진행하라는 우회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은 "미국이 오는 9월6일과 7일 열리는 한-미-일 3개국간 정책조정회의때 이같은 미국입장을 일본측에 공식요청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북-일 정상회담은 러시아 외교의 성과물" 주장**

한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은 일제히 북-일 정상회담 개최를 환영하는 가운데, 특히 러시아가 이번 회담 성사에는 자신의 역할이 컸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논평을 통해 "이번 회담 성사는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개방노선'을 지지해온 러시아 외교의 성과"라고 환영했다. 러시아는 "앞으로도 러시아는 북-일 관계개선의 '가교'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외교가에서는 이같은 러시아 논평에 기초할 때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때 퓨틴 러시아대통령이 북-일 정상회담 개최를 조언했고 이를 김 국방위원장이 수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러시아의 이같은 적극적 외교공세가 한반도 및 동북아 문제에서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발언권을 확보하려는 의도에서 추진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앞으로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간 외교신경전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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