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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방한 볼튼 미 국무차관은 누구?

반북ㆍ반아랍ㆍ반유엔 성향의 극우강경파

오늘(28일)부터 사흘간 한국을 방문하는 존 볼튼 미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의 '입'에 온통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부시 행정부 외교팀의 대표적 강경파인 데다 북한의 핵프로그램 등 대량살상무기 확산금지문제를 전담하는 최고위 관리이자 이미 '미국의 제네바합의 파기' 등 수차례 강경 발언을 통해 북한을 자극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번 그의 방문중 그의 강경발언이 모처럼 형성된 남북관 관계개선 분위기를 저해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

지난 22일자 워싱턴타임스는 '미국 볼튼 국무차관의 대북한 강경발언 재검토'란 기사에서 볼턴의 방한 연설문 초안이 북한을 악당국가, 테러국가로 지목하고 있어 한국과 미국의 일부 관리들은 어렵게 조성된 대북협상 무드가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번 방한에 앞서 일본을 방문중이던 지난 26일 '미국은 북한이 화생방무기와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 비축하고 있으며 미사일 부품 및 관련기술을 수출하고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의 대외 무기판매 움직임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시 한번 북한을 자극한 것이다.

볼튼 차관의 대북 강경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3월 29일 워싱턴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통해 북한 당국이 제네바 합의를 완벽하고 정확하게 준수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5월 6일 헤리티지 재단 초청연설에서는 '북한과 이라크 및 이란 등의 공격용 생물무기 개발 가능성'을 표시해 북한측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문제는 볼튼의 이같은 발언이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부시 행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립 리커 미 국무부 대변인이 지난 22일 브리핑을 통해 '볼튼 차관이 서울에서 하는 발언은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반영한다. 미국 정부관리들, 특히 볼튼 차관같은 고위 관리들은 어떤 발언을 하든지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볼튼은 친이스라엘 친대만 반유엔의 극우강경파"**

볼튼은 과연 어떤 인물인가. 한마디로 그는 현재 부시행정부의 일방주의적 외교노선을 이끌고 있는 체니 부통령, 럼스펠드 국방장관 등 극우강경파 집단의 일원이다.

일례로 그는 현 부시 행정부 외교정책의 막후실세로 알려진 싱크탱크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PNAC)'의 창립발기인중 한 명이다. PNAC는 미국의 미사일방어망 구축(MD)을 적극 주장하고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대테러전쟁을 지지한다. PNAC는 또 친이스라엘 친대만 반유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현 부시 행정부의 강경파 3인방인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폴 월포비츠 국방 부장관이 모두 창립발기인이다.

볼튼의 극우성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일화가 있다. 미국의 남부 보수파를 대표하는 제시 헬름스 상원의원의 말이다. "존 볼튼은 지구에서 마지막으로 선과 악이 맞붙는 전쟁(아마겟돈)이 일어날 경우 지구 종말의 날까지 내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다." 미국 중심의 선악 이분법에 따른 세계관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1948년생인 볼튼은 예일대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예일 로스쿨에서 법학박사를 받았다. 그는 74년 졸업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레이건 및 전임 부시행정부하에서 국제개발처장(AID, 81-83년) 법무부 차관보(85-89년) 국무부 차관보(89-93년) 등을 역임했다.

볼튼은 현 부시행정부에서 국무차관으로 발탁되기 전까지 미국의 친이스라엘 정책을 선도하는 우파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의 수석부소장을 지냈다. 개표시비가 있었던 지난 2000년 대선때는 부시 대통령의 선거운동원으로 활약하며 다른 확고한 부시 지지자들과 함께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대만 유엔가입관련 연구보고서로 대만정부에서 3만달러 받아**

볼튼의 극우 성향은 그의 노골적인 친대만 노선에서 잘 드러난다. 볼튼은 현 정부에 참여하기 이전부터 대만이 완전한 독립국가로 인정받아야 하며 유엔 정식회원국으로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볼튼의 대만 인정 주장은 미국 내에서도 민주당뿐만이 아니라 레이건행정부나 전임 부시행정부와도 거리가 있는 주장이다.

워싱턴포스트 2001년 4월 9일자 보도에 따르면 볼튼은 대만 정부의 하수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신문은 볼튼이 90년대에 3년 넘게 각종 위원회와 세미나 등에서 대만 독립을 주장해왔으며 '대만의 유엔가입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쓴 대가로 대만정부로부터 3만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볼튼은 그러나 자신의 주장이 대만정부로부터 받은 돈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강력히 부인했다.

***"미국은 북한과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갖는 데 아무런 관심이 없다"**

볼튼은 또 반유엔, 즉 유엔의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99년 4월 10일 미국의 대표적 우파잡지인 위클리스탠다드에 기고한 '코피 아난의 유엔 권력 잡기'란 글에서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추진하던 전쟁 제한과 전쟁 발발시 유엔군의 지배적 지위 확보 정책을 호되게 비판했다. 그는 이 글에서 '만일 미국이 이 안을 승인한다면 앞으로 국가간 이해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미국의) 결정권은 억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문제와 관련, 볼튼은 "미국은 북한과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갖는데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으며 그것은 우리의 이해관계 때문이 아니라 바로 북한의 이해에 따른 것"이라고 선언했다. 즉 북한이 대미관계에 적극 나서야지 미국이 먼저 나설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미국 상원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거부했을 때 볼튼은 단정적으로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볼튼의 견해는 다수 미국민들의 여론과도 배치된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민중 80%는 지하에서의 핵실험을 금지하는 조약을 미국이 지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거부 옹호**

우파의 대변자라는 볼튼에 대한 평판은 그의 부시 행정부 재직 기간중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볼튼의 현 직책은 국제사법재판소나 인권문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볼튼은 지난 5월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국제형사재판소 창설과 관련 미군에 특권부여를 요청하는 편지에 서명하기도 했다.

미국의 진보적 시사주간지 '더 네이션'은 최신호(9월 2일자)에서 부시행정부의 대외정책에 중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싱크탱크로 '국가안보를 위한 유대인연구소(JINSA)'와 '안보정책센터(CSP)' 을 꼽았다.

JINSA는 말 그대로 유대인들의 이익을 위한 싱크탱크로 이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은 운명공동체임을 강조하면서 부시행정부의 일방적이고 맹목적인 이스라엘 지지를 부추기고 있다. CSP는 클린턴행정부때 폐기 직전의 운명에 있었던 미사일방어망 구축 계획을 기사회생시킨 일등공신이다.

***"볼튼, 체니와 함께 극단적 친이스라엘 싱크탱크인 JINSA의 고문"**

그런데 네이션에 따르면 JINSA의 고문위원회에는 체니 부통령과 함께 볼튼 차관이 들어 있다. 또 국방부 서열 3위의 관리인 더글라스 페이스 차관, 국방부 정책기획단장이며 CSP의 막후 실세인 리처드 펄을 비롯해 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장, 진 커트패트릭 전 유엔대사의 공화당의 전·현직 고위관리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은 국가미사일방어망 구축(MD), 무기제한협정반대, 잉여무기생산체계 옹호, 이스라엘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 등 강경 우파 정책을 옹호하고 있다.

JINSA와 CSP 등은 이라크와의 전쟁만이 아니라 전 세계와의 전쟁을 주장한다. 즉 미국의 이익을 지키고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서는 언제라도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시급한 정권교체가 필요한 국가들로 이라크 이란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팔레스타인자치정부 등을 지목하고 있다.

***보수 우파 싱크탱크 출신들 부시 행정부 권력 핵심 장악**

JINSA에 따르면 야세르 아라파트는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의 무력통제권뿐만이 아니라 사담 후세인을 보호하기 위한 폭력행위를 조종하고 있다. 후세인은 아라파트 수반의 유일한 재정적 후원자이며 아라파트는 이스라엘에 대한 폭력행위를 멈추게 하고 친서방정책을 유지할 동기가 없다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강경일변도와 군사적 일방주의로 흐르고 있는 배경이 바로 볼튼 차관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보수 우파의 싱크탱크들인 PNAC AEI JINSA CSP 등의 영향력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볼튼의 방한에 대해 국내 일부 전문가들은 그의 강경발언이 오히려 북한으로 하여금 남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미국과의 외교관계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한국 입장에서 미국 보수 강경파의 대변자인 볼튼이 방한해 어떤 파장을 남기고 갈지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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