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PNAC)'라는 싱크탱크가 미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좌지우지하는 막후 실세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7년 봄에 결성된 이 단체는 강력한 군사력에 의한 미 헤게모니의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창립 발기인 중에는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폴 월포비츠 국방 부장관 등 현 부시 행정부의 강경파 3인방이 모두 포함돼 있다. 명실상부한 막후 실세인 셈이다.
특히 PNAC는 북한에 대해서도 대화와 협상이 아닌 대결에 의한 북한 붕괴를 주장하고 있어 우리의 관심을 끈다. PNAC의 실상을 알아본다.
***"이스라엘의 전쟁은 곧 미국의 전쟁"**
이스라엘군에 의한 대규모 팔레스타인인 학살이 6일째 계속되던 지난 3일 백악관의 조지 부시 대통령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날아들었다.
"특히 우리는 테러리즘에 대항해 현재의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하는 자세를 대통령께서 견고히 지킬 것을 권고하고자 합니다."고 시작되는 이 편지는 이어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우리가 외부의 압력에 못 이겨 오사마 빈 라덴이나 물라 오마르와 협상에 나설 수 없듯이 이스라엘에 대해 아라파트와 협상을 계속하라고 압력을 가하거나 촉구하는 것이 더 이상 미국의 정책이 돼서는 안 됩니다. 미국 정부가 알 카에다를 지원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미국 정부는 중동 테러리즘의 본산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더 이상 지원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 편지는 또 현 중동사태에 관한 자신들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테러조직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에 대해 PLO와 협상하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 샤론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파괴하고 이에 따라 오슬로 평화협정을 무산시킨다 해도 미국은 이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 테러와의 전쟁은 이라크의 후세인을 권좌에서 몰아내고 나아가 이스라엘의 적인 시리아, 이란, 헤즈볼라 등을 제거하기 전에는 완수된 것으로 볼 수 없다.
- 부시 대통령은 샤론의 행동을 저지하라는 미 국무부의 중동전문가들, 또는 사우디ㆍ이집트 등 우방국들의 요구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이들이야말로 미국에 대한 테러를 증폭시키는 데 책임이 있는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이 편지는 이렇게 끝을 맺고 있다.
"이스라엘의 대테러전쟁은 바로 우리의 전쟁입니다. 이스라엘의 승리는 미국의 승리의 중요한 일부분입니다. 도덕적ㆍ전략적 이유에서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 편에 서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대규모 군사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들끓고, 미 주류사회를 대변하는 브레진스키 같은 외교전문가들마저 부시 정부의 지나친 이스라엘 편들기로 미국의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고 우려하는 마당에 이 편지는 보다 확고한 친이스라엘 정책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31명의 발신자 중에는 미 국방부 국방정책기획단 의장 리차드 펄을 비롯하여 전 CIA 국장 제임스 울시, 미 보수파 이론지 '위클리 스탠다드'의 윌리엄 크리스톨 편집장, 그리고 보수파의 최고 이론가로 꼽히는 윌리엄 베네트 전 교육부 장관이 포함돼 있다.
***"레이건시대로 돌아가자"**
더 중요한 것은 이 편지를 보내도록 주선한 단체이다. 이름하여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PNAC: Project for New American Century)'.
PNAC는 지난 1997년 봄 클린턴 당시 대통령의 유화적ㆍ다자주의적 외교노선에 절망한 미국내 보수파들이 결집해 만든 싱크탱크이다. 이들은 레이건 전 대통령의 군사주의, 일방주의적 외교노선의 부활을 통한 미 헤게모니의 유지를 제창하고 있다.
PNAC는 1997년 6월 3일 이른바 '원칙의 천명(Statement of Principles)'을 통해 자신들이 추구하는 정책노선을 밝혔다. 그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우선 이 문서에 서명한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PNAC의 주요 멤버들은 현재 부시 행정부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미국의 외교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통령 딕 체니, 국방장관 도날드 럼스펠드, 국방 부장관 폴 월포비츠, 부시 대통령의 친동생이자 2000년 대선에서 부정선거 시비를 일으켰던 플로리다주의 주지사 젭 부시 등이 포함돼 있다. 현 부시 정권의 외교실세 등이 모두 PNAC 출신으로 채워진 셈이다.
***체니 럼스펠드 월포비츠 등이 창립 발기인**
이밖에 앞서 말한 편지에 서명했던 리차드 펄, 제임스 울시, 윌리엄 크리스톨, 윌리엄 베네트의 이름도 포함돼 있다. 또 전임 부시 행정부의 부통령 댄 퀘일, '역사의 종말'로 유명한 프란시스 후쿠야마, 레이건 정권 시절 냉전의 여전사로 활약했던 진 커크패트릭 전 유엔대사, 포브스 발행인이며 1996ㆍ2000년 미 대선에 도전했던 백만장자 스티브 포브스, 안보정책센터(CSP) 소장으로 미사일방어망 계획의 열성적 전도사인 프랭크 개프니 등도 서명에 참여했다.
미국의 대외정책에 관한 진보적 싱크탱크인 '포린 폴리시 인 포커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미 외교정책의 급격한 우편향의 배후세력으로 PNAC를 꼽았다.
PNAC가 97년 6월에 발표한 '원칙의 천명'에는 이들의 입장이 분명히 드러나 있다. 이들의 입장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일방적 군사주의에 의해 미국의 헤게모니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이다.(별첨자료 1 참조)
***강력한 군사력이 대외정책의 요체**
이 문서에서 이들은 우선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의 보수파들이 설득력 있는 세계전략을 제시하지 못했음을 비판한다. "(우파 내의) 전술적 차이에 집착한 나머지 전략적 목표에 대한 잠재적 합의의 가능성을 무산시켰으며" 이에 따라 "세계에서의 미국의 역할에 관한 전략적 비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는 이를 바꾸고자 한다.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 미국의 세계적 리더십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이들이 제시한 것은 "레이건 행정부 성공의 핵심적 요소들"의 부활이다.
즉 "현재 및 미래의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군사력" "미국적 가치들을 해외에 전파하기 위한 과감하고도 선명한 대외정책" 등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현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방어망 계획을 강력히 추진하고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며, 이란 이라크 북한 등을 '악의 축'으로 지칭하면서 이라크 침공 등을 노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바로 PNAC의 이러한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부시 행정부의 이같은 일방적 군사주의 노선이 강화된 데는 9.11사태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친구가 아니면 적"**
세계를 미국의 친구와 적으로 나눠 보는 부시 행정부의 흑백론적 사고는 이스라엘에 대한 PNAC의 입장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국제적인 비난 여론에 못 이겨 파월 미 국무장관이 평화중재를 위해 현지순방에 나선 직후인 지난 9일, PNAC는 성명을 통해 파월 장관을 중동순방을 다음과 같이 강력히 비난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중동순방은 (미 대외정책의) 재앙의 시작이다. 체니 부통령의 최근 중동순방이 부시독트린-'테러리즘에 관한 한 각국은 미국의 친구, 아니면 적이 될 수밖에 없으며 테러리스트를 은닉.지원하는 나라는 모두 미국의 적이다'-으로부터의 일탈이라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중단을 요구한 부시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부시독트린으로부터의 후퇴이며, 파월 장관의 순방은 후퇴에서 패배로 이어지는 징검다리다"
중동순방 도중 아랍국가들의 압력에 의해 파월 장관은 13일 아라파트를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면담 하루 전인 12일 예루살렘에서 자살폭탄테러로 이스라엘인 6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건에 대해 백악관은 당초 "대통령은 이번 공격에도 불구하고 평화중재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공식 성명을 내놓았다. 폭탄테러에도 불구하고 파월-아라파트 회담은 이뤄질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PNAC는 백악관 성명 발표 직후, "(팔레스타인측에 의한) 폭탄테러가 발생한 마당에 미국의 국무장관이 아라파트를 만난다는 것은 수치스러운(obscene) 일"이라며 "이제 미국은 가망없는 평화중재 노력을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얼마 후 파월 장관은 '여건이 성숙할 때까지' 아라파트와의 면담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이 연기 결정이 전적으로 PNAC의 요구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애초부터 샤론 총리의 면담 반대가 있었던 데다 계속되는 폭탄테러에 대한 이스라엘인들의 반감, 그리고 아라파트와의 면담으로 휴전을 이룰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면담을 강행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 붕괴가 부시행정부의 목표 돼야"**
그러나 PNAC의 입장이 점점 더 힘을 얻어가는 상황은 불길한 것이 아닐 수 없다. PNAC는 북한에 대해서도 '미국의 친구가 아니면 적'이라는 흑백론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PNAC는 지난 3월 자체 홈페이지(www.newamericancentury.org)에 부시 행정부에 대해 북한과의 협상을 포기하고 북한 붕괴를 정책목표로 삼으라는 '위클리 스탠다드'의 기사를 올렸다. (별첨 자료 2 참조)
'북한 해방이 (미국의 정책) 목표가 돼야 한다'는 부제가 붙은 이 기사에서 필자 짐 도란(미 상원 외교위 정책 전문위원)은 "1970년대 소련과의 데탕트나 군축이 모두 실패했듯이, 그토록 불법적인 김정일 정권을 인정하고 이를 도와주는 것은 미국적 가치와 상반될뿐더러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어 "국제사회에 대한 북한의 여러 위협들을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현실적 해결책(the only lasting solution)은 김정일과 그의 사악한 도당들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른바 '북한 해방'을 위한 구체적 방책으로 그는 4단계 수순을 제시했다.
첫째,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에 이어 미 정부의 고위관리가 미국은 평양의 정권교체를 원한다는 입장을 공식 천명한다. 동시에 미국은 (유럽 등) 다른 국가들이 더 이상 평양정부와 외교관계를 맺는 것을 저지하고 북한의 국제사회 진출을 봉쇄한다.
둘째, 북한에 대한 모든 재정지원을 중단한다.
셋째, 북한주민들의 탈출을 적극 권장한다.
넷째, 북한 내부의 반란을 유도한다.
이 글이 실린 '위클리 스탠다드'는 미국의 인쇄매체중 월스트리트저널과 함께 부시 대통령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매체로 알려져 있다. 또 '위클리 스탠다드'의 편집장 윌리엄 크리스톨은 PNAC의 의장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기사에 드러난 대북한 입장은 PNAC의 공식입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북미간 관계는 북한이 한국측의 권고를 받아들여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기로 입장을 정한 상태이다. 북한이 대미 대화에 나서기로 한 이상 미국으로서도 섣불리 대북 강경책을 구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PNAC와 같은 극단적 강경세력이 부시 대통령의 귀를 독점하고 있는 한 미국이 언제 대북 강경책으로 돌변할지는 알 수가 없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PNAC의 동향은 우리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자료 1> PNAC '원칙의 천명(Statement of Principles)'**
미국의 대외 및 국방정책이 표류하고 있다. 보수파들은 클린턴 행정부의 일관되지 못한 정책들을 비판해 왔다. 그들은 또한 자체 내의 고립주의적 경향에 저항해 왔다. 그러나 보수파는 세계에서의 미국의 역할에 관한 전략적 비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했다. 그들은 미국의 대외정책을 이끌 수 있는 원칙들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다. 보수파는 전술적 차이에 집착한 나머지 전략적 목표에 대한 잠재적 합의의 가능성을 무사시켰다. 그들은 또한 새 세기 미국의 안보 및 미국의 국익을 증진하는 데 필요한 국방예산의 증액을 위해 싸우지 않았다.
우리는 이를 바꾸고자 한다. 우리의 입장을 선명히 밝혀 세계지도자로서의 미국의 지위에 대한 지지를 끌어모으고자 한다.
20세기가 저물어가는 현재, 미국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우뚝 서 있다. 서방진영을 이끌어 냉전에서 승리를 거둔 미국은 이제 기회와 도전을 맞고 있다. 지난 날들의 성취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나갈 비전을 미국은 갖고 있는가? 미국적 원칙과 미국의 국익에 유리한 새 시대를 형성해낼 결의를 미국은 갖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 이러한 기회를 놓치고 도전에 실패할 위험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지금 과거 행정부가 성취해 놓은 성과들을-국방 투자와 대외정책의 성공 등-빼먹으며 연명하고 있다. 대외 정책 및 국방 관련 예산의 감축, 국가경영의 수단들에 대한 무관심, 일관되지 못한 리더십 등으로 말미암아 전세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단기간의 상업적 이익에 대한 집착이 전략적 고려를 압도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현재의 위협에 대처할 능력과 미래의 보다 더 큰 도전에 대한 응전력을 손상시키고 있다.
우리는 레이건 행정부의 성공의 핵심적 요소들을 잊어버리고 있는 듯하다. 그것은 현재와 미래의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하고 잘 준비된 군사력, 미국적 원칙들을 해외에 전파하겠다는 과감하고도 분명한 대외정책, 세계지도자로서의 미국의 위상을 받아들이는 리더십이다.
물론 미국은 자신의 힘을 발휘하는 데 있어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이 세계지도자로서의 책임을 저버리거나 이에 따르는 비용들을 회피하고서도 안전을 기대할 수는 없다. 미국은 유럽, 아시아, 중동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의 책임을 회피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근본적 이익에 대한 도전을 초래하는 것이다. 20세기의 역사로부터 우리는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이를 예방하는 것, 위기가 심각해지기 전에 이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금세기의 역사는 또한 미국은 지도자로서의 책임을 떠맡아야 한다는 것도 가르쳤다.
우리의 목표는 미국인들에게 이러한 교훈을 일깨우고 그로부터 오늘을 위한 방안들을 도출하는 것이다. 그 방안은 다음 4가지다.
- 국방비를 대폭 늘려야 한다. 이는 오늘날 세계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미래에 대비한 군대의 현대화를 위해 필요하다.
- 민주적 우방국과의 유대는 더욱 강화하되 우리의 이익과 가치에 적대적인 세력들에 대해서는 보다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 해외에서 정치적ㆍ경제적 자유를 더욱 증진시켜야 한다.
- 우리의 안보와 번영, 원칙들에 유리한 국제질서를 유지하고 더욱 확대하기 위한 미국만의 독특한 역할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상에서 말한, 군사력과 도덕적 선명성(moral clarity)이라는 레이건적 정책은 오늘날의 유행에 맞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 세기의 성공에 바탕해 미래에도 우리의 안보와 위대함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정책은 필수적이다.
1997년 6월 3일
***<자료 2> '북한 해방이 목표가 돼야 한다'(발췌)**
지금 세계에 대한 북한의 여러 위협들에 대응하는 유일한 현실적 해결책은 김정일과 사악한 평양 도당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북한 해방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들이 뒷받침돼야 한다.
첫째,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칭한 만큼 이제 미국의 고위관리가 미국의 목표는 북한의 정권교체라고 천명해야 한다. 이를 위한 상당한 도덕적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워싱턴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뿐만이 아니라 혐오스러운 인권상황에도 초점을 맞춰 합당한 근거를 제공해야 한다. 북한은 일상적으로 세계의 인권감시 단체들에 의해 가장 나쁜 범죄자로 지목돼 왔다.
현재 하루 2시간씩 북한에 방송중인 라디오 프리 아시아 방송은 궁극적으로 하루 24시간 방송이 가능하도록 확장돼야 한다. 이는 1980년대 폴란드에서 성공을 거둔 것처럼 북한내에 의사소통 수단을 공급하고 확장하려는 노력과의 연계선상에서 이뤄져야 한다. 미국은 북한정부를 외교적으로 승인하려는 더 이상의 움직임을 저지해야 하며 북한의 국제무대 진출을 봉쇄해야 한다.
둘째, 북한 체제에 대한 경제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미국과 남한, 그리고 국제사회의 원조는 북한 체제를 합법화하고 군사력을 유지시킴으로써 1990년대 초반 체제붕괴의 위기를 막아왔다.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제공된 석유를 군사적 목적으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다. 미국은 북에 대한 우리의 식량지원이 어디서 사용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북한 정권을 사찰한다는 것이 하나의 광대극처럼 되버렸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 지원단체들은 분배체계 검사 1주일 전에 이같은 방침을 북한 정부에 통고하고 있다.
미국은 이 어리석은 감시체제를 타파해야 한다. 식량원조와 연료공급 배분의 전국적인 검사가 실시될 경우 짧은 기간의 데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 북한이 이를 수락하지 않을 경우(그렇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원은 중단돼야 한다. 마찬가지로 북한이 동의된 합의를 바탕으로 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즉각적 전면사찰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경수로 건설지원도 지체없이 중단돼야 한다.
미국은 또한 북한에 대해 최근 정책을 통해(햇볕정책을 의미) 직접원조를 실시하고 있는 북경과 서울에도 지원을 중단하도록 외교적 압력을 가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더 이상의 경제 제재 해제는 없으며 국제사회의 모든 융자에도 반대할 것이라는 점을 선언해야 한다.
셋째 북한으로부터의 탈출을 격려하라. 구 동독으로부터의 탈출한 사람들의 홍수는 1989년 동독 정권의 붕괴에 기여했다. 최근 몇년동안 20만명 이상의 북한사람들이 중국, 러시아, 남한으로 탈출했다는 신뢰할 만한 보고들이 있다.
미국은 남한의 탈북자 단체들에 대한 외교적 경제적 지원을 통해 이러한 경향이 지속될 수 있도록 고무해야 한다. 정부들은 또한 북한을 탈출하는 사람들을 보조할 채비를 갖춰야 한다. 이같은 노력은 지금처럼 북한군에게 분배될 것이 분명한 식량원조 제스처와는 대조적으로 국제적 관용을 상징하는 진실한 행동일 것이다.
넷째 북한 내부의 반란을 고무시켜라. 이는 공개적인 그리고 은밀한 방법을 통해 실행될 수 있다. 라디오 프리 아시아 방송과 공공외교는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의 은총과 민주주의를 강조해야 한다.
은밀한 방법으로는 탈북자와 난민들이 북한 정부내의 뜻을 같이 하는 잠재적 동지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관계를 설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방법을 이용해 미국은 이들(북한 정권내의 반대파를 의미)에게 공산주의 체제 이후의 북한에서 그들이 사면될 수 있다는 점과 처벌대상은 김정일과 가장 나쁜 인권유린자로 한정된다는 점을 설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군사도발에 대한 억지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라. 북한이 자유로워질 때까지 북한에 대한 공격행위는 적당한 보복차원이 아니라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는 결정적인 타격이라는 즉각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확인시켜야 한다. 부시 행정부가 최근 발표된 핵태세보고서(the Nuclear Posture Review)에서 북한을 잠재적 공격목표로 삼은 것은 이러한 관점에서 아주 탁월한 조치이다. 주한미군들을 위해 총체적으로 부적절한 거주와 부당한 임금수준을 강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북한의 최종적 해방을 추구하는 정책은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요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정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끈기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정책은 현 상태 유지를 선호하는 세력들의 반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악몽같은 9.11 테러 사건으로 현 상태는 더 이상 수용하기 힘들다는 것이 분명해졌다.('위클리 스탠다드' 3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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