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구속된 장재국 전 한국일보 회장에게 징역 3년이 구형됐다.
그동안 "거액도박을 했다는 장존은 중국인"이라며 혐의사실을 전면부인하던 장 전 회장은 22일 열린 서울지법 형사2단독 박동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장존' 명의로 돈을 빌려 도박한 사실을 모두 시인한다"면서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장 전 회장에게 징역3년을 구형한 서울지검 외사부(부장검사 박영렬)는 장 전 회장의 원정도박 사실을 은폐하고, 함께 도박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국내 모 호텔 카지노 전 운영자 임모씨에 대해서도 징역 2년을 구형했다.
2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장 전 회장은 결심공판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일행들과 어울려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칩으로 도박을 하는 바람에 금전 감각이 없어 많은 돈을 빌리게 됐다"며 "이 사건 이후에 도박을 하지 않기로 결심, 현재까지 다시 도박에 손댄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 전 회장은 "카지노에서 빌린 돈은 다 갚았느냐"는 재판부 신문에 "다 갚지 못했고, 일부 변제한 돈은 개인이나 친구에게 빌린 돈이며, 회삿돈을 횡령해 갚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카지노 도박과 관련한 언론보도로 그동안 형사처벌 못지않은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걸려 신경안정제 없이는 잠을 못 자는 상태가 됐다'고 털어놨다.
장 전 회장은 자신을 상대로 공갈협박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미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로라 최씨(라스베이거스 미라지호텔 전 매니저)에게 '장존은 중국인이라는 허위진술을 부탁했다'는 지적에 대해 "최씨에게 허위 진술을 해달라고 부탁한 사실도 없고, 다만 알고 있는 대로 진술해 달라고 한 적은 있다'고 주장했다.
장 전 회장은 94년 4월 라스베이거스 미라지호텔 카지노에 거래 계좌를 개설한 뒤 95-96년 '장존' 명의로 모두 3백44만5천달러를 빌려 도박에 사용, 금융당국의 허가없이 외환거래를 한 혐의로 지난 7월 11일 구속 기소됐다.
장 전 회장과 같이 구속기소돼 징역 2년을 구형받은 임씨는 99년부터 올해까지 3차례 검찰수사에서 "미라지호텔에서 돈을 빌려 '장존'이라는 중국계 싱가포르인에게 도박자금으로 준 적은 있지만, '장존'과 장 전 회장은 동일인물이 아니다"고 허위진술, 장씨의 범행을 은폐하고 96년 3월 자신도 미라지호텔에서 50만달러를 빌려 도박에 사용한 혐의로 구속됐었다.
장 전 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 달 3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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