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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앵커 "종북세력 머리 쪼개"…시청률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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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앵커 "종북세력 머리 쪼개"…시청률 올라?

[종편 생존 전략 ②] 치우친 보도와 주관적 논평, 부작용 '우려'

국가정보원이 종합편성채널을 도운 것일까? 대선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종편이 화려한 복귀에 성공했다. <채널A>, <TV조선>은 이석기·채동욱 사건 등 보도에 힘입어 시청률 1~2%대 안착에 성공했다. <JTBC>는 손석희 보도 담당 사장의 앵커 복귀에 맞춰 뉴스 시청률이 약진했다.

<채널A>와 <TV조선>의 생존 전략은 명확한 보수적 색채와 과감한 보도·시사 중심 편성이다. '종편 감시단'을 운영하는 유민지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는 "예능·보도·시사·교양·드라마 등이 어우러져야 종합편성채널의 취지에 맞지만, TV조선과 채널A는 장·노년층을 목표로 지상파가 놓치는 오후 1시~7시 사이에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 전달하며 논평하는 앵커

'보도 프로그램의 시사 대담화'도 이들 매체의 또 다른 특징이다. 앵커가 뉴스를 소개하는 도중에 해설을 가미하기 때문에 시사 대담과 뉴스 보도가 구별이 가지 않는다.

논란이 된 '기초연금 공약 후퇴'와 관련해 9월 26일자 TV조선 뉴스에서 최희준 앵커가 김창균 조선일보 부국장과 나눈 대화를 보자. 최 앵커는 "(박근혜 정부를) '불효 정권'이라고 몰아붙이면서 민주당은 신이 난 것 같은데"라고 질문하고, 김 부국장은 "야당이 가장 신이 날 때가요. 대통령을 공격할 거리가 있을 때거든요. 이번에 제대로 된 '꺼리'가 만들어진 거죠"라고 답한다.

김 부국장이 민주당이 '부자 증세와 법인세 강화'를 대안으로 내놨다고 말하자, 최 앵커는 "근데 부자들 때려잡아 봐야 그게 액수가 얼마 안 될 거예요"라고 응하면서 "기초연금이 줬던 걸 빼앗는 게 아니라, 덤으로 주겠다는 것이 일부 안 가는 것이기 때문에 뺏기는 거랑 좀 달라요"라고 논평한다.

▲ <TV조선>은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에 대해 "민주당이 호재를 만났다"고 평가했다. ⓒTV조선 화면 갈무리

"종북 세력 머리를 쪼개 해부" 멘트 논란도

앵커의 논평을 가미한 형식은 '종북' 관련 보도에서 더 두드러졌다. 지난 4월 23일 뉴스에서 엄성섭 TV조선 앵커는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종북 세력들을 몰아내야 한다"며 "종북 활동하는 분들 머릿속엔 뭐가 있는지 머리를 좀 쪼개가지고 해부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국정원은 뭐 하나요? 이런 분들 안 잡고"라고 발언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앵커들이 뉴스를 전달하면서 '파격'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파격의 원조는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했던 신경민 전 앵커였다. 이에 대해 유민지 활동가는 "기존 앵커 멘트는 클로징에 한정됐고, 그나마 어느 정도 사실에 기반을 뒀다면 지금 종편에서 앵커가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며 "방송으로서의 품위를 잃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많은 만큼 종편 보도 프로그램의 주관 섞인 논평에 대한 호불호는 명확히 갈린다. "앵커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뉴스를 전달하거나 특정한 정치색이 담긴 논평을 섞는 것이 거북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속 시원하게 맞는 말한다"는 반응도 있다.

유 활동가는 "뉴스 앵커들이 시사 프로그램과 다르지 않게 야권을 조롱하는 편향된 발언을 하고, 그것이 차별화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논쟁 여부를 떠나, 이러한 파격이 종편이 열성 지지층을 확보하는 데 기여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석기 '몰빵' 보도, 결과는 시청률 상승

보도 성향 측면에서 보면, 보수적 시각에 기반을 둔 이슈의 '선택과 집중'이 두드러진다. 특히 TV조선은 이석기 의원 관련 보도에 '몰빵'함으로써 존재감을 과시했다. 경향신문은 TV조선이 8월 28일부터 9일간 앞부분에 배치한 리포트 90개 중 무려 87개(96.7%)가 이석기 관련 보도였다고 밝혔다.

▲ TV조선은 이석기 의원 관련 보도를 집중 배치한 이후 시청률이 급상승했다. ⓒTV조선 화면 갈무리

이러한 전략은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닐슨코리아가 수도권 가구를 상대로 조사한 8~9월 시청률 추이를 보면, 국정원이 이석기 의원실을 압수수색한 8월 28일,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9월 4일, 법무부가 감찰을 지시하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9월 13일, 채 총장의 퇴임식이 열린 9월 30일 등을 기점으로 채널A, TV조선 시청률이 올랐다.

특히 TV조선은 이석기 체포 동의안이 가결된 4일 '뉴스 특보'(오후 2시 41분~4시 45분)로 시청률 5.593%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에 종편 4사 가운데 시청률 부진을 겪고 있는 JTBC는 '손석희 효과'를 톡톡히 봤다. 손석희 사장이 '뉴스 9'에 첫 출연한 9월 16일 JTBC 시청률은 1.978%로 동시간대 종편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종편 시청률. ⓒ프레시안

채널A와 TV조선 보도에 우려를 보내는 시각도 물론 있다. 권민수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대표는 "대선 기간 시청률을 모으고 난 종편이 이제는 시청률을 올리는 데 '공안 몰이'를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정권이 만들어준 방송사가 정권이 원하는 이슈를 터트리며 정권과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박근혜 정부가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대변인과 같은 역할을 하며 계속 보도하면, 사람들은 반복되는 얘기에 익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종편의 정치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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