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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시청률 1%대 안착…선정성 전략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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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시청률 1%대 안착…선정성 전략 통했나

[재승인 앞둔 위기의 종편] "자정 능력 없어…더 자극적으로 갈 것"

'5·18 북한군 개입설' 등 선정적인 방송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종합편성 방송의 시청률이 되레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와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 종편 시청률은 종편의 몰락을 예고하던 출범 초반부에 비해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선정성·자극성 효과?…논란 속에 종편 시청률 상승

2일 <조선일보>는 "TV조선 하루 시청률 1.946%...종편 최고치"라는 기사에서 "TV조선이 종편 4사 역대 최고 일일 시청률(스포츠 중계일 제외)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기사를 보면, 시청률 조사 업체인 닐슨코리아는 <TV조선>의 지난 8월 30일 일일 시청률이 전국과 수도권에서 각각 1.946%, 1.842%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매일경제>도 기사를 통해 자회사인 <MBN>의 높은 시청률을 홍보했다. 기사를 보면 "MBN이 방송 3사를 위협하고 있다"는 자신만만한 모습이 눈에 띈다. 보도에 따르면 <MBN>은 종편 월간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14개월 연속으로 종편 시청률 1위 자리를 고수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지난 8월 26일 MBN의 간판 프로그램 <고수의 비법 황금알>의 시청률은 3.46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입가구 기준)였다. 같은 날 동 시간대 방영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와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의 시청률이 각각 9%, 8.4%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수치다.

<MBN>뿐만이 아니다. 지난 8월 20일, JTBC의 예능 프로그램인 <유자식 상팔자>의 시청률은 4.541%를 기록해 동 시간대 방송된 SBS 예능 <화신, 마음을 지배하는 자>의 시청률 5.2%를 바짝 뒤쫓았다.

출범 초기 종편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지난 2011년 12월 1일 TV조선(조선일보), JTBC(중앙일보), 채널A(동아일보), MBN(매일경제) 등 종편 4개 사가 일제히 개국했을 당시 시청률은 바닥을 쳤다. 출범 초기 시청률은 0.3% 내외였고 그나마 시청률이 상승한 1년 뒤에도 여전히 1%미만이었다.

지난해 11월, 시청률 조사 업체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가 종편 개국일부터 지난해 11월 18일까지 종편 4개사의 평균 시청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 시청률은 0.0548%(전국 유료 방송 가입 가구 기준)였다. 당시 종편 시청률 1위를 기록한 <MBN>의 시청률이 0.643%였고 최하위인 <TV조선>은 0.432%였다.

▲ 지난 6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 사옥이 계란 세례를 받았다. 이날 사옥 앞에서 열린 '5·18 왜곡보도 종편 규탄대회'에서 5·18 역사왜곡저지대책위원회 회원들은 '5·18 북한군 개입설' 보도에 항의하며 사옥에 계란을 던졌다. ⓒ연합뉴스

<쾌도난마> 17번 제재…"묻히는 것보단 논란되는 편이 낫다는 전략"

이때만 해도 종편이 고사 위기를 맞게 될 것이란 예측이 나왔으나 이내 종편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코드로 방향을 틀었다. 지상파 방송과는 차원이 다른 선정성, 자극성을 전략으로 삼은 셈이다.

선정성, 자극성 면에서 가장 많은 지탄을 받은 프로그램은 채널A의 시사프로그램 <김광현의 탕탕평평>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5월 13일, 탈북자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5·18 북한군 개입설'을 방송해 비난 세례를 받았다. <채널A> 공채 1기 기자들까지 나서 자사의 보도에 반발 성명서를 발표했다.

같은 내용을 방송한 <TV조선>도 논란이 됐다. 결국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TV조선>과 <채널A>에 모두 관계자 징계와 경고 조치를 내렸다. 관계자에 대한 징계는 과징금을 제외하면 최고 수준의 법정 제재다.

종편 시사프로그램 중 가장 자주 구설에 오른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역시 방송을 시작한 2011년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무려 17번의 제재를 받았다.

지난 7월 가수 장윤정 씨의 불미스러운 가족사를 보도하며 장 씨의 어머니와 남동생의 의견만을 자극적인 발언 위주로 일방 보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은 각선미가 아주 예쁘다"(이봉규 시사평론가)는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도를 넘은 논란이 시청률에는 오히려 도움을 주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언론개혁시민연대 김동찬 기획국장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사라지거나 묻힐 바에야 다소 비난을 받더라도 시끄럽게 해서 프로그램에 대한 인지도와 시청률을 높이는 편이 종편 입장에선 좋은 것"이라며 "종편이 그런 전략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종편의 자정 능력은 없다고 본다"고 우려하며 채널A의 <쾌도난마>를 예로 들었다. 그는 "워낙 징계가 반복됐고 그것이 종편 재승인 국면에서 큰 문제로 작용할 수 있어서 최근에는 약간 자중하는 모습 보이는 듯하다"며 "그러나 자사 이해와 관련됐기 때문에 자중하는 것이지 사회적 비판이나 저널리즘의 성찰, 반성에서 비롯됐다고 보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종편이 재승인을 받게 되면 앞으로 탈락할 가능성이 더욱 줄어들고, 경영상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므로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방송할 수밖에 없다"며 "사회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종편을 도입했으므로, 정책 실패가 드러난 만큼 정리를 해줘야 사회적 폐해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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