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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공무원들의 죽음…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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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공무원들의 죽음…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동료·선배들의 죽음 앞에 선 1년차 사회복지사

나는 6일 밤 보건복지부 앞에서 열리는 조그만 촛불 집회에 참여한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내 선배인 사회복지 공무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열악한 근무 여건을 고발했음에도 정부가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는 것에 항의하는 촛불이다. 또한 먼저 가신 분들이 남긴 숙제를 꼭 풀겠다고 후배들이 다짐하는 촛불이다.

난 이제 1년차 사회복지사다. 아직 사회복지사로서는 새내기다. 하지만 이 길을 꿈으로 품은 지는 10년이 된다.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죽음을 맞는 게 힘들다. 오늘 촛불 집회를 생각하며 이것저것 되돌아본다. 나는 왜 사회복지사가 되려 했는가?

전태일, 그리고 사회복지사 선서

지금 와 생각해 보면 고등학생 때가 아마 사춘기였던 듯하다. 가족들 중에 딱히 '팔운동(운동권)'을 했었던 사람이 없는 우리 집 책장 한쪽에서 <전태일 평전>을 접했던 것은 어쩌면 우연이었을지도, 혹은 운명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전태일 열사의 한마디를 접하며 가슴 속 깊이 뜨거워졌다. '내게도 대학생 친구 하나만 있었다면….' 이때부터 내가 대학에 진학하면 어떤 공부를 해야 좋을지 고민에 빠졌다. 그즈음 이 문구를 접하게 된다, <사회복지사 선서>.

나는 언제나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 도덕성과 책임성을 갖춘 사회복지사로 헌신한다. 나는 나의 자유의지에 따라 명예를 걸고 이를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사회복지를 위해 일하자고 마음먹었다.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말이다. 하지만 대학은 나의 갈증을 모두 해소해 주지 못했다. 그래서 대학생 기간 내내 시민사회단체 회원이 되어 대학 생활의 8할을 보냈다. 그리고 지금도…. 내 능력이 한없이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그리 살아가기 위해 나름대로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


4가지 열쇳말: 민주화, 지역 복지, 건강보험 하나로, 사각지대

처음에, 사회복지사가 되어 내가 인상적으로 접했던 것은 사회복지 시설의 민주화였다. 사회복지 사업이 마치 개인의 사업인 것처럼 여러 기득권과 결탁하여 일가친척들의 배를 불리며 '사업가'의 면모를 보여주는 일부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끈끈하게 뭉쳐 양심 있는 사회복지사들을 온갖 시험에 들게 하며 마치 불온한 죄인으로 매도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 모습들. 그리고 이들에 맞서 부조리한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험난한 길을 한 걸음씩 내딛고 있는 사회복지사들….

두 번째는 지역 복지 운동이었다. '내' 주변의 지역 사회부터 뿌리를 내리고 땅을 다지자. 함께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의식을 깨치고 힘을 키우고, 우리의 삶터를 풍성하게 변화시켜 나가고자 하는 지역 사회 복지 운동. 비슷하게 혹은 조금은 다르게, 시민사회 단체 자원 활동과 소위 '제도권' 복지 현장이라는 곳에서 실습을 통해 보고 느끼고 있다.

세 번째는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 이 단어를 통해 보편적 복지국가 운동을 접하게 되었다. 사회복지기관 혹은 사회복지서비스, 지역사회, 사회 취약 계층 등을 분절적으로 고민해오던 내게 이 운동은 시야를 더 확대시키고, 뭔가 그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고 싶은 지적 호기심의 발로가 되었다.

네 번째로 '사각지대'이다. 사회 안전망에 대해 말하면서 자주 언급되는 단어 중 하나인 '사각지대'. 보편적 복지국가 운동에 한창 관심을 기울이던 나는 언젠가부터 소위 선별적이고 잔여적이라고 불리는 공공 부조, 빈민 해방 정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그리고 거리와 쪽방에서, '여기 사람이 있다'라고 나를 일깨우는 분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러한 관심사를 말하면 혹자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그렇다면 당신의 생각은 잔여적인 복지 제도조차 구축되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 복지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는 것인지…. 단언하건데 그것이 아니다. 보편적 복지국가는 옳다.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나는 '보편적 복지국가'라는 프레임 안에서도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함을 본다. 그래서 보편적 복지국가 운동에 참여하면서도 첫 직장으로 공공 부조에 대해 상당한 비중을 두고 일할 수 있는 곳을 선택했다.

사회복지사 업무가 목숨을 끊게 하다니

언제가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모든 것에 관심이 있는 것은 하나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어쩌면 그 말이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내가 한 사람의 사회복지사로 살아가며, 아직도 피로에 쌓일 때면 지갑 속 조금만 메모를 꺼내 '사회복지사 선서문'을 본다. 이 선서문대로 살아가고자 일련의 단어들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목마르다.

물론 모든 사회복지사가 모든 영역에서 활동하는 '슈퍼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다가 자칫 앞당겨 소진할지도 모른다. 주위에서 일에 지쳐 떠나는 선배들을 종종 본다. 오죽했으면 사회복지사라는 숭고한 사명의 일이 너무 힘들다고 목숨까지 끊었을까? 오늘 현실도 어렵지만 해법을 찾기가 참 막막하다.

1년차 새내기 사회복지사의 다짐

나는 뭐 하나 제대로 아는 것이 없는 1년차 사회복지사다. 하지만 확실하게 믿는 것이 하나 있다. 민중 속으로, 민중과 함께, 그리고 함께 손을 잡는 연대.

사회복지사도 이 사회의 민중이다. 사회복지사가 지역 사회에서 만나는 지역 주민들도 민중이다. 그리고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들도 민중이다. 그들과 함께 그들이 꿈꾸는 바람직한 사회를 위해 살아가는 활동가나 연구자들도 민중이다.

오늘 밤 동료·선배 사회복지사들과 촛불을 밝힐 것이다. 마음속에서 "나는 나의 자유의지에 따라 명예를 걸고 이를 엄숙하게 선서합니다"를 다시 생각할 것이다. 10년 전 사회복지사를 꿈꾸었던, 이제 1년차인 사회복지사가 다가오는 10년을 힘차게 다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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