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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통 큰 기부'? 워렌 버핏 '부자 증세' 한마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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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통 큰 기부'? 워렌 버핏 '부자 증세' 한마디에…

[트위스트]"전 재산 기부하고 세율도 올리라고 좀 해보쇼"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사재를 출연해 '아산나눔재단'을 만들자 이명박 대통령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추켜세웠다.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생발전'을 언급한 것과 부합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만든 '청계 재단'도 새삼 부각시켰다. 지난 대선 BBK 논란이 한창이던 때 이 대통령은 "우리 내외가 살 집 한 채만 남기고 가진 재산 전부를 내놓겠다"고 발표했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에 영향을 받았다나 뭐라나.

정 의원의 재단 설립 발표에 트위터 이용자 중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점 높이 평가합니다"(@yongsoo64),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은 칭찬받아야 정당하다. 이런 (기부) 문화가 발달하는데 기여한다는 것은 좋은 일"(@2ocok)이라고 칭찬하는 이들도 있다.

선거철이 다가왔음을 실감한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sasuzai는 "선거가 다가오긴 하는 모양이다"라며 "정몽준 장학회 설립 뉴스를 보고 바로 튀어나온 독백"이라고 말했다. @ksLee62는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할머니가 평생 번 돈을 대학에 기부하는 뉴스를 보면 가슴이 뭉클한데, 이번 뉴스는 어째?"라며 "벌써 선거철인가"라고 했다. 특히 @bluerom1은 "과거 왕 회장님이 국민당 창당을 시작으로 싹튼 현대가의 대권욕심! 그들이 정치에 얼마나 맺힌 한이 많으면 대를 이어 대권을 꿈꾸는가?"라고 지적했다.

재단 설립이 아닌 다른 방법의 기부를 제시한 트위터 이용자도 있다. @ddeamanday는 "재벌 돈 자랑 그 이상은 아니다! 하필 왜 지금인가?"라며 "현대중공업 정규직 일자리를 대폭 늘리면 더 호응이 클 텐데"라고 충고했고 "2000억 원을 자기 재단 만드는 데 내지 않고 200억 원만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내놓았어도 내년 대통령 당선됐을 것이다"(@polarb911)라며 "정치적이건 뭐건 자기 재단설립은 통장 바꾸는 거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태평양 건너 워렌 버핏의 '부자 증세' 주장과 정 의원의 기부 발표를 빗댄 지적들을 귀담을 만하다. 정 의원은 최근까지도 증세 반대를 주장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몽준 의원, 자식에게 기업 안 물려 줄 거면 통 크게 전 재산 기부 약속하고 세율도 올리라고 좀 해보쇼. 그건 좌파 정책이 아니라 세계 3위 부자 워렛 버핏이 주장한 거"(@dangsaja)

지난 5월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의 추가 감세 철회 발언에 정 의원은 '황 원내대표는 임시직'이라며, 반값등록금과 관련해서도 무책임한 공약을 남발하는 망국노라고 비난했었다. 지난 10일 열린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 때도 일부 여당 의원의 감세 철회 언급에 대해 '지나친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친서민 정책이라는 말로 한나라당이 복지 논쟁에 합류한 것에 정 의원이 가세하지 못하는 이유가 2008년 6월 한나라당 당 대표 경선후보 토론회에서 당시 정몽준 후보가 발언했던 "버스요금 70원" 때문은 아닐까.

기업가 집안 출신인 정 의원은 기본적으로 "세금을 너무 많이 거두면 근로자의 근로의욕을 감퇴시키므로 세금정책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08년 8월 금융위기 속에서도 "공급자들이 공급을 잘하도록 하기 위해서나, 인플레 시대에 인플레 압력을 해소하도록 감세를 해서 공급자의 생산원가를 줄이도록 작용하게 만드는 방안이 장기적으로 필요한 감세정책"이라고 말했었다.

서민은 2000억 원이란 돈이 얼마 만큼인지 가늠하기도 어렵지만, 정 의원이 지난해 신고한 재산 내역을 보면 그의 재산은 3조6708억 원이다. 현대중공업 주가가 오르면서 전년대비 2조2207억 원이 증가한 수치라니, 국내에서는 워렛 버핏이 부럽지 않은 액수다.

@kimkw21는 "재단 만들어 청년 창업 지원하겠다며 나름 기부천사인 양 뽐내는 한국 부자 정몽준 VS 세금을 제대로 내야 한다고 반성하는 미국 부자 워렛 버핏. 둘 다 똑같은 자본가이지만 미국 부자가 한국 부자보다 낫네요"라고 말했다.

"5000억 원 기부해서 재단 만든다고 했는데 여기에 부자증세 한마디만 해주면 정치적으로도 도움이 될 텐데요. 한국에서 버핏을 기대하는 건 너무 무리일까요?"(@2MBchifanlema)라며 증세 정책에 동의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했던, 당 대표 경선에도 참여했던, 2대에 걸쳐 대권을 꿈꾸는 한나라당 잠룡이라는 정몽준 의원. 이명박 대통령과 '공생발전'에 대해 전부터 뜻을 같이했다고 말할 만큼 현 정권과도 친숙하다. 그런 그가 사재를 털어 국민을 위한 재단을 설립한다는 데 반갑게 여기지 않을 이는 없다.

그러나 이번 행보가 정말 정주영 명예회장의 10주기를 기리는 순수한 마음인지, 대권을 향한 몸부림인지 정 의원의 진정성에 의심이 간다. 그래서 쌍수들어 환영하기에는 양손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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