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27일 정례회의를 열고 외환은행의 대주주 론스타가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가 아닌 것으로 결론 내렸다. 금융위는 또 외환은행에 대한 하나금융의 자회사 편입 신청 역시 승인했다.
금융위는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 논란에 대해 2010년 말 기준으로 론스타의 일본 자회사 PGM홀딩스의 자산까지 포함하면 비금융계열회사 자산합계가 은행법에서 규정한 2조 원을 초과하지만 지난해 12월 론스타가 PGM 지분을 전량 매각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또 론스타를 산업자본으로 간주하면 국내 산업자본을 염두에 둔 비금융주력자 제도의 입법취지에 어긋나고 지금까지 산업자본 확인 관행에서 형성된 신뢰보호 문제, 다른 외국 금융회사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금융위의 이날 설명은 산업자본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자체가 불법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에 대해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반대 진영에서는 과거 정부가 은행법 적용에 있어서 국내 자본과 외국 자본을 차별한 적이 없는데 금융당국이 자의적으로 법을 해석한다고 비판해 왔다.
또 금융위의 입장에 따라 론스타가 현재 산업자본이 아니라고 인정해도 비금융주력자가 된 시점부터 보유 한도를 초과한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그간의 의결권 행사와 주주총회결의는 무효가 된다는 지적도 많았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이날 금융위의 결정에 일제히 반발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이날 금융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또 하나의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센터는 이날 논평에서 "결국, 승자는 투기자본 론스타이고, 그들과 공모한 소수"라며 "반면에 다수의 소액주주, 노동자, 금융소비자는 모두 패배했다. 이것이 1%의 금융수탈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논평은 "2003년 투기자본 론스타에게 외환은행을 매각한 것 자체가 불법"이라며 "이후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유죄가 확정됐지만 금융당국은 단순 매각 명령을 내려 5조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먹튀 성공의 길을 내주었다"라고 지적했다.
논평은 "금융위원회의 이번 결정으로 론스타는 하나금융에게 외환은행 재매각의 결정적 국면에 들어섰다"며 "무너진 은행 공공성, 금융 공공성의 회복이 시급하다"라고 덧붙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론스타펀드의 산업자본 해당여부에 대한 의혹 해소도 없이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신청을 승인했다"며 "사법부가 인정한 불법 세력인 론스타 펀드의 먹튀와 국부유출을 방조한 것에 대하여 국민적 분노와 함께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금융당국은 이러한 국민적 요구와 국회의 문제제기를 외면하고 산업자본이 확실한 론스타펀드에게 면죄부를 줬다"라고 비판했다.
통합진보당도 이날 논평에서 "대한민국 금융당국이 외국자본의 범죄적 투기를 징벌로 다스리지 못한다면 제2,제3의 론스타 먹튀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며 "김석동 위원장은 론스타 매각에 책임 있는 당사자로서 론스타의 적격성 여부에 대해 판단할 자격이 없을 뿐 아니라 금융위원장으로서의 직무유기를 책임지고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하나금융으로의 자회사 편입에 반대해 온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 승인 처분은 원천무효"임을 주장하고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쟁의조정 신청 후 15일이 경과하면 파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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