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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점령하라' 시위대, 백악관에 연막탄 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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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점령하라' 시위대, 백악관에 연막탄 던져

84% '의회 활동 불만족'…역대 최악 여론

정치권과 기업의 유착을 비판하는 미국의 '점령하라' 시위대가 백악관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백악관 안으로 연막탄을 투척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 앞에서 1000~1500명의 시위대가 집회를 열던 중 참가자 일부가 백악관 담장 너머로 연막탄을 던졌다. 백악관 경호를 맡은 미 비밀경호국은 즉각 백악관 주변을 폐쇄하고 연막탄을 제거했으며,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연행당한 이들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FP>에 따르면 연막탄 사건 발생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을 비우고 지인들과 함께 한 식당에서 부인인 미셸 오바마의 48번째 생일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앞서 시위대는 올해 첫 회기를 시작한 의회 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열고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의회를 점령하라'(Occupy Congress)라는 슬로건으로 모인 시위대는 애초 1만 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궂은 날씨 등으로 예상보다 적은 숫자가 모였다.

하지만 시위 참가자들은 개의치 않고 '의회를 점령하라' 운동이 점점 힘을 얻어갈 것이라 낙관했다고 <AP>는 전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온 63세의 존 윈은 통신에 "사람이 많진 않지만 이곳의 에너지를 보며 고무됐다"라고 말했다.

의회는 시위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찰 100여 명을 의사당 주변에 배치하고 의사당 입구에는 철제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진입을 차단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가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4%가 의회의 활동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수치는 역대 설문 결과 중 최악이다.

▲ 미 의회가 올해 첫 회기를 시작한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의사당 앞에서 '의회를 점령하라' 시위 참가자가 거꾸로 단 성조기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오전 백악관 옆 '자유 광장'에서 의사당까지 행진한 시위대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의회를 향해 '99%'를 위한 정책을 펼 것을 촉구했다. 일부는 바리케이트를 뚫고 의회 진입을 시도하다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지시에 불응한 4명을 체포했다.

시위대들은 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기업의 영향력에 관심을 촉구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제한 없는 로비는 합법화된 뇌물과 같고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기업이 민중이 될 수 없듯이 돈도 민주주의가 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의회를 점령하라' 시위대의 공식 홈페이지는 미 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 규제 입법 시도에 항의해 이날 홈페이지를 24시간 동안 폐쇄했다. 이 온라인 시위는 온라인 저작권 단속을 위해 미 정부에 홈페이지 폐쇄 권한을 부여하려는 의회의 시도에 반발해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등이 주도하는 캠페인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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