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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죄없는 일본, '위안부 평화비' 건립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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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죄없는 일본, '위안부 평화비' 건립 반발

관방장관 나서 "바람직하지 않으니 공사 중단해야'

서울 종로 중학동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들어설 '위안부 평화비' 건립에 대해 일본 정부가 적극 대응에 나섰다. 평화비가 세워질 예정인 14일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수요집회' 1000회를 맞는 날로 이를 기념해 전 세계에서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행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인 후지무사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8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추진하는 평화비 건립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평화비 설치가 일본과 한국의 외교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 한국 측에 공사 중단 요청을 보내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 대사도 지난달 25일 박석환 외교통상부 1차관에게 "한국 정부가 나서서 평화비를 세우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 외무성은 한국 정부에 평화비를 대사관 앞이 아닌 다른 장소에 세우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민간단체가 추진하는 일에 정부가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9일 "빈 협약 22조2항에 따라 외교 시설의 안전과 품위 유지에 협조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로서도 난처한 부분이 있지만 사안의 본질을 보면 일본의 요청이 설득력을 얻을 수 없다"면서 "일본이 피해 당사자들에게 책임진다는 자세를 취했으면 이 같은 평화비 건립이 없었을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지난 9월부터 한국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의 청구권 관련 양자 협의를 촉구했지만 응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이 평화비 건립만 막아달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월 초 방한한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일본 외무상은 "한일 청구권 협정에 대해 일본의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며 1965년 한일협정에 따라 위안부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당시 겐바 외무상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과 10월에도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와 두 차례 만났지만 위안부 문제는 거론하지 않거나 "과거사에 대한 성의 있는 노력" 등의 원론적인 언급에 그쳤다.

이밖에도 지난달 하와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에서도 이 대통령은 노다 총리와 마주할 기회가 있었으나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8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대통령이 일본 정상과의 잦은 만남에서 일언반구도 없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 지난 7일 열힌 제999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 장면. 피켓 속 소녀의 모습은 14일 1000차 수요집회에서 평화비로 세워질 예정이다. ⓒ뉴시스
● 1000차 수요집회를 앞두고 - 안선미 정대협 기획팀장 인터뷰

- 평화비 건립 진행 상황은?

"지난주 종로구청 측에 평화비 설립과 관련해 최종 통보를 보냈다. 거리 시설물 설치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고 인가 대상도 아니어서 그 동안 구청과는 구두 협의를 통해 원만한 협조가 이루어져 왔다. 정부 측이나 일본 정부 측으로부터 평화비 설립과 관련해 이의를 제기받은 적도 없다. 일종의 예술작품이고 통행에 불편을 끼치는 게 아니라면 평화비 건립이 안될 이유가 없다고 본다."

- 8일 일본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을 했고, 앞서 위안부 피해자에게 일본 정부가 민간 차원의 보상을 제안하며 개별 접근을 한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아시아여성기금을 통한 보상 제안이 폐기된 뒤에도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피해자를 개별적으로 접촉하는 일들이 여러 번 있었고, 이러한 접근 방식에 반박하는 문서를 일본 측에 보내기도 했다. 극소수만 남아있는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비공개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게다가 한국 정부가 일본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양자협의를 제안했지만 여기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이 비공개 접촉을 시도하거나 평화비 건립 중단을 요청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 다음주 수요일 1000차 수요집회 계획은 어떻게 되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정의를'이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다. 평화비는 전날(13일) 바닥 공사를 시작한 후 당일 오전에 설치할 예정이다. 1000차 수요집회에서는 평화비 제막식과 경과 보고, 김복동 할머니의 생존자 발언, 연대공연 등으로 이뤄진다. 10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종로 갤러리 아트가에서는 1000번째 집회를 기념하는 미술인들의 전시회도 열린다.

해외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진행되는 세계연대행동 기간을 맞아 한국 집회 시간에 맞춰 각국의 지지단체들이 동시 집회나 거리 선전전, 사진전 등을 열 예정이다. 일본에서도 14일 도쿄에서 일본 외무성을 인간사슬로 에워싸는 퍼포먼스가 있고 오사카, 나고야, 삿포로 등에서도 연대 행동이 진행된다. 온라인에서는 노다 총리의 트위터(@JPN_PMO)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운동이 집회 당일 전 세계에서 벌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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