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러시아, 페이스북 혁명으로 가고 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러시아, 페이스북 혁명으로 가고 있다"

방송 장악 몰두한 러시아 당국, SNS 얕봤다가 '혼쭐'

지난 4일 하원 선거 이후 부정 선거 논란으로 시끄러운 러시아에서 선거 후 첫 주말인 10일 약 2만5000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시위가 예고되어 있다. '푸틴의 시대'가 열린 2000년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집회를 이끌고 있는 주체는 야당이 아닌 페이스북 등의 온라인 SNS이다.

영문으로 발행되는 러시아의 독립언론 <모스크바 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페이스북 혁명'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며 하원 선거에 항의하는 이들이 SNS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10일 모스크바 볼로트나야 광장에서 집회를 열자고 제안한 '진실한 선거를 위한 모임' 페이스북에는 9일 현재 3만2600명의 이용자들이 집회 동참 의사를 밝혔다. 러시아의 SNS 서비스 '브콘탁체'(Vkontakte)에 개설된 같은 사이트에도 1만8400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 페이스북에 개설된 '진실한 선거를 위한 모임' 사이트. ⓒ페이스북 캡처

야당 '정의 러시아당'의 일리아 포노마료프 하원의원은 라디오방송 <모스크바의 메아리>에 출연해 과거 시위에 소극적이었던 러시아 국민들이 갑자기 정치적으로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온라인 시위 열풍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일 약 5000명이 운집했던 부정 선거 항의 시위에 참가한 이들 대부분은 어떤 야당 단체에 속하지 않은 평범한 시민들이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당국은 확산되는 온라인 시위를 막기 위해 나섰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다. 브콘탁체의 대변인은 8일 자신의 계정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로부터 거리 시위나 혁명을 호소하는 이들의 계정을 차단하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우리는 그런 이들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폭력을 조장하는 경우에만 차단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내무부의 사이버 보안부서 관계자도 이날 현지 언론에 SNS 사이트에 익명으로 가입한 이들이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들이 실명과 실제 주소를 등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내무부는 곧 온라인을 통제하려는 계획이 없다며 수습에 나섰다고 <모스크바 타임스>는 전했다.

러시아의 유명 블로거 안톤 노시크는 "당국은 인터넷 사업자의 사소한 법규 위반으로도 사업면허를 취소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인터넷을 통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인터넷 통제는) 더 많은 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에 당국이 그런 '무바라크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9월 기준 러시아의 인터넷 이용자는 5080만 명이다. 전체 1억4290만 인구 중 3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절대 수자로는 유럽의 어느 국가보다 크다. 게다가 러시아 국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사이트는 브콘탁체로 한달 평균 7.1시간을 이용한다. 브콘탁체만 개인당 하루에 15분가량 접속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당국의 인터넷 통제 계획에 일관성이 없어 현재 불고 있는 SNS 열풍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안 전문가 안드레이 솔다토프는 "러시아 당국은 인터넷 차단에 대한 확립된 절차를 갖고 있지 않다"며 "정보 당국과 메드베데프 정권은 오랫동안 페이스북의 힘을 과소평가해왔으며, 고작해야 몇몇 언론인과 활동가들이 주도한다고 생각해 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당국은 소수의 언론인과 활동가들은 별로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반면 주류 방송의 통제에만 신경을 써 왔다"라고 덧붙였다. <모스크바 타임스>는 과거 당국이 온라인 이용자들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몇몇 개인 블로거를 잡아가두곤 했지만 특별한 주도층이 없는 최근 시위에 대해서는 이런 식의 대응이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