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캐나다 <토론토스타>에 따르면 어산지는 이번 폭동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등장하는 '빅 브라더'처럼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파괴할 자유를 영국 정부에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그같은 통제 강화가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산지는 "영국 정부는 지난 10년간 오웰의 <1984>로 변했지만 모든 (감시) 카메라와 반테러법은 현재의 혼돈을 막지 못했다"며 "순진한 대중은 국가가 보장하는 안전의 대가로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법과 사생활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이제 국가가 (안전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는 게 명확해졌다"라고 말했다.
▲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 ⓒ로이터=뉴시스 |
영국 정부는 예전부터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테러에 대항한다는 명목으로 광범위한 보안법을 유지해왔으며 2000년대에 들어서 9.11 테러와 2005년 런던 7.7 테러 등을 거치면서 테러 관련 감시를 강화해왔다.
폭동 이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SNS 서비스의 일시 중단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블랙베리폰의 무료 메시지 서비스 등 SNS가 10대들이 쉽게 뭉치고 경찰을 피해 약탈과 폭동을 벌일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폭동의 원인과 해법을 차근차근 따지지 않고 '불관용 원칙'과 SNS 제한 등 통제 방법만을 고민하고 있는 영국 정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쉽게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 활동할 수 있는 SNS의 특성상 특정 SNS 서비스를 중단하는 조치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국제언론감시단체 '국경없는 기자회'는 13일 성명을 통해 영국 정부가 블랙베리 사업자로부터 이용자 정보를 받아 폭도를 검거하겠다는 계획이 "질서 회복에 기여하기보다는 불필요한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후의 수단'으로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아랍 독재 정권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어산지는 영국 정부가 청년들의 책임과 신뢰, 제대로 된 도전을 부정하는 사회를 만든 비용을 이번 폭동으로 치르고 있다면서 "SNS를 규제하는 것 이상을 생각할 시간이다. 폭도들의 진짜 문제는 정부나 경찰이 아닌 영국의 전체 공동체가 나서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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