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AP>는 그리스에서 경제 문제와 불법 이민자 증가라는 두 개의 위기가 함께 등장하면서 극우세력이 부상할 조건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도 아테네에서는 폭동과 자경단의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유엔(UN) 난민기구는 아테네의 몇몇 지역이 파시즘 단체의 무법지대가 되어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노르웨이 테러로 극우 세력의 부상은 유럽 전체의 문제가 되고 있지만 그리스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유럽 국가 중에서도 가장 침제된 경기에 불법 이민이라는 문제까지 겹치면서 극우주의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터키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불법 이민자들이 유럽으로 넘어오는 통로 구실을 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에서 적발된 불법 이민자의 90%는 그리스 국경을 통해 넘어온 이들이었고, 2009년에는 75% 수준이었다.
▲ 지난해 11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이슬람 이민자들의 야외 기도회에 극우주의자들이 붙여놓은 이슬람 반대 포스터. ⓒAP=연합뉴스 |
이같은 상황에서 실업난 속에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고 느끼는 극우 세력의 공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5월에도 그리스 청년들이 대낮에 이민자 밀집지역을 습격해 25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무슬림 단체인 '그리스 이슬람 연합'의 지도자 나임 엘간도르는 "아네테에 약 5000명의 강경한 극단주의자들이 있다"며 지난해에만 적어도 10개에 달하는 이슬람 사원이 화염병 등의 공격으로 파괴되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테러가 발생한 이후 그리스 경찰은 지난 1일 이슬람교도 등 이민자들이 몰린 지역에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최근 잦아진 범죄가 이민자에 대한 증오 범죄가 아닌 범죄 집단 사이의 다툼이라고 밝혀 안이한 현실 인식을 보이기도 했다.
극우주의자들은 정치적으로도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신(新) 나치즘을 추종하는 '황금새벽'이라는 단체의 지도자가 아테네 지방선거에서 5.3%라는 예상 밖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시의회에 진출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에서 주류가 아니었던 극단주의자 단체들이 처음으로 주류 사회에 발판을 다지고 있으며, 유권자들의 정치적 불만 등을 이용해 지지를 얻고 있다고 설명한다.
유럽연합(EU) 반테러 담당관들은 지난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긴급 회의에서 우익 세력의 폭력과 증가하는 이슬람 혐오 정서에 맞설 방법을 논의하면서 노르웨이 테러를 모방한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디폴트 위기' 이탈리아에선 총리는 '섹스 파티'
한편,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기가 우려되는 이탈리아에서는 총리가 수십 명의 여성과 함께 '섹스 파티'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3일 현지 언론을 인용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지난달 31일 20명의 쇼걸들에게 돈을 주고 자신의 호화 저택으로 초정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그들과 저녁 식사를 한 후 난잡한 파티를 벌였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여성들은 이날 차량으로 저택까지 이동했으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떠나지 않았다. 이들은 주위의 이목을 끌지 말라는 사전 경고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노 검찰은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지난 2009년 9월부터 2010년 3월까지 33명의 여성에게 돈을 주고 '섹스 파티'에 초대했다고 주장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파티를 벌인 다음날 이탈리아의 경제적 위기에 대해 의회에서 연설을 하기로 되어 있어서 이번 추문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에서 3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갖고 있는 이탈리아는 최근 스페인과 함께 국채 수익률이 6%대를 넘어서면서 금융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재직 기간 동안 성추문이 끊이지 않았던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해 파티에 미성년자를 초청해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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