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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재선 위해 '살찐 고양이' 월가에 손 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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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재선 위해 '살찐 고양이' 월가에 손 벌려"

고액 보너스 비판하더니…월가는 '관망세'

내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 도전을 선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비판해왔던 월가의 기부금을 끌어와야할 처지에 몰렸다.

취임 후 월가의 탐욕을 강도높게 비난하며 개혁을 추진해온 오바마 대통령이 이제 막대한 선거자금을 위해 손을 내밀어야 하는 처지지만 민주당을 지지했던 월가 큰손들의 반응은 예전같지 않다.

13일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달 중 뉴욕의 한 레스토랑에서 은행가와 헤지펀드 임원 등을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오바마는 재선 출마를 선언하기 몇 주 전에도 백악관으로 24명의 월가 임원을 초대해 경제 회복과 헤지 펀드 규제, 재정 적자에 대한 해결책을 물으며 그들을 대우해준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뉴욕타임스>는 "1년 반 전에 월가 임원들에 '살찐 고양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그들의 고액 보너스를 비판하던 오바마가 이제 회의가 끝난 뒤 불참한 이들에게 전화를 걸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절박한 처지에 몰려 있음을 강조했다.

오바마의 선거 자금 모집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은행가 블레어 에프론은 "첫 번째 목표는 정부가 상상할 수 없이 어려운 경제를 여기까지 끌어왔다는 걸 인식시키는 것"이라며 "두 번째 목표는 이를 지지로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행사를 열어 오바마의 정책이 은행과 금융시장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임을 강조하면서 월가의 마음을 돌리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대선 때 오바마를 지지했던 대형 투자은행 임원들이 현재는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예 물러난 이들도 있다. 열성적인 민주당 지지자였던 스티븐 래트너 쿼드랭클 그룹 창업자는 오바마 정부의 자동차 구제금융을 총괄했지만 지난해 뉴욕 퇴직연금 관련 뇌물 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오바마 캠프를 지원했던 헤지펀드 매니저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지난주 아예 공화당 대선 후보 중 하나인 미트 롬니 진영으로 돌아섰다. 그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강화하는 대통령을 원한다면서 "국가는 지금 더 실용적이고 덜 편파적인 인물을 원하고 있다"고 오바마를 간접 비판했다. 롬니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는 벤처캐피털회사 임원 경력을 내세우면서 금융계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바마 진영은 이 때문에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힐러리 클린턴 현 국무장관을 지원했던 월가 인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지난 대선만큼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뉴욕에서 열릴 오바마와의 식사를 거부한 익명의 한 금융인은 "월가 임원을 '살찐 고양이'로 비난했던 대통령이 1인당 195달러짜리 코스 메뉴가 제공되는 식당에 초대하는 건 아니러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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