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일반노동조합의 한 조합원이 삼성전자 기숙사 13층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김주현 씨의 유가족과 함께 해달라는 글을 20일 삼성일반노조 게시판에 올렸다. 자신을 '자작나무'라고 밝힌 그는 "이 처절한 죽음에 대한 조문과 일인 시위에 동참해 (유가족에게)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했다. (☞ 전문 보기)
▲ 14일 충남 천안 순천향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故 김 씨의 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프레시안(김봉규) |
故 김주현 씨의 장례식장에 와 있다고 밝힌 그는 "김 씨가 죽은 지 일주일이 넘도록 유족들은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다"면서도 "벽마다 삼성을 규탄하고 김주현 씨를 추모하는 팸플릿을 붙여놓았지만 장례식장은 쓸쓸하기 이를 데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충격적인 사건이 언론에 등장해 사회 이슈가 되는 순간에서야 잠깐 자기 일인 양 머리를 주억거리고서는 돌아서면 곧 잊어버리지는 말자"며 "'누군가가 하겠지'의 그 누군가가 돼 달라"고 간절히 말했다.
김 씨의 유가족은 "아들이 입사 후 피부병이 악화돼 고통을 호소해 왔고, 장시간 근무와 잔업·특근 등으로 힘들어 했다"며 김 씨의 죽음에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사건이 일어난 지난 11일 두 차례에 걸쳐 자살 시도를 했던 사실을 알고도 김 씨를 막지 않은 관리자에게 책임을 묻기도 했다. 이들은 사건 당시 정황에 대한 진상규명과 최고 책임자의 사과가 없다면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씨의 아버지는 17일부터 아들의 영정 사진과 자살 당시 의문점을 적은 피켓을 들고 삼성전자 탕정사업장 정문 앞에서 일인 시위를 벌여왔다. 자작나무는 "김 씨의 아버지는 이 죽음이 내 아들로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 관련 기사 : 삼성LCD 자살 노동자 유가족, 1인 시위 시작)
그러나 삼성 측 인사부장은 (김 씨의 죽음을)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고 죽음의 원인을 개인의 질병으로 몰아 돈 몇 푼으로 서둘러 장례식을 치르자고 아버지를 설득해 사건을 마무리하려 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삼성전자 관리자들이 장례지원을 한다며 수상한 얼굴로 나타나서는 일손을 돕는다는 핑계로 가족들과 문상 온 사람들의 동태를 감시하고 사라졌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은 "삼성에서 자살 사건은 매년 한두 건씩 있었다"며 "다만 사측이 유족들을 만나서 돈으로 회유해 은폐해 왔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故 김 씨는 병가를 연장하려고 했으나 삼성 측은 강압적으로 복귀를 요구했다"며 "이 사건은 삼성의 무노조 경영 하에서 강압적인 노무 관리로 인해 빚어진 비극"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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