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백두산 폭발'을 걱정하는 이유

백두산 지역에 잦은 지진, 분화 전조 현상

기획재정부가 29일 내놓은 '2010년 거시경제안정보고서'에 백두산 분화(화산 폭발) 관련 내용이 담겨 있어서 눈길을 끈다. (☞관련 기사: 10세기 동북아 초토화 '백두산 대폭발', 다시 초읽기?)

이 보고서는 "백두산이 분화하면 마그마 분출에 따라 주변 식생이 파괴되고 천지에서 쓰나미가 발생해 주변에 홍수가 일어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분화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보다 화산재에 따른 간접적인 피해가 예상돼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백두산 분화시 화산재에 따른 항공운항 중단과 이상저온 현상 등 간접적 피해가 주로 예상된다.

화산재가 일반적으로 편서풍과 제트기류를 타고 함경북도, 블라디보스토크, 홋카이도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여 한국은 피해 가능성이 적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판단이다. 또 이 보고서는 화산재가 유럽 항로에 미치는 영향도 거의 없고 북미항로는 태평양항로 등의 대체항로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항공기를 이용한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문제는 겨울에 백두산이 분화할 가능성이다. 이 경우는 경제적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예상됐다.

겨울에는 화산재가 북풍 또는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 경우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항공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

보고서는 "항공기 운항이 10일 간 중단되면 수출은 약 25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화산재의 영향으로 야외활동이 위축됨에 따라 여행 등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화산재가 하늘을 가려 이상 저온현상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 <백두산 대폭발의 비밀>(소원주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사이언스북스

보고서는 "화산재가 기류를 타고 확산하면서 태양에너지를 반사해 아시아 지역에 이상 저온현상이 유발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농업생산 저하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기획재정부가 백두산 폭발 가능성에 주목한 데는 이유가 있다. 최근 백두산 지역에서 지진 발생이 잦아지는 등 분화의 전조 현상이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최근 <백두산 대폭발의 비밀>을 펴낸 소원주 박사 등 관련 전문가들 역시 백두산 분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소 박사는 발해가 멸망한 이유 역시 백두산 분화 때문이라는 주장으로 화제가 됐다. 고구려의 뒤를 이은 발해가 백두산 분화로 망했다는 주장은 그동안 학계에서 비주류 학설로만 취급됐으나, 소 박사는 여러 증거를 통해 이런 주장을 새롭게 뒷받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