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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재협상' 벌써 시작했다"?

<경향신문>보도…외통부 "사실 아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미국의 공식 재협상 요구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한 일간지가 한미 양국 정부가 이미 재협상을 시작했다고 폭로했다. 정부는 사실무근이라는 반응이다.
  
  <경향신문>은 14일 '정부 핵심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한미 FTA과 관련해 정부가 미국 측의 추가협상 내용을 전달받고 사실상 '재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이 관계자가 "우리 실무진이 이미 미국을 다녀왔다"며 "미국이 제시하는 것을 보니 우리가 맞대응카드로 맞바꾸면 오히려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실무진이 말했다"고 전한 것으로 보도했다. 그는 "(추가협의 요구는) 이미 오고 있고 실무진이 검토를 하고 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경향신문>은 "실무진의 방미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6일까지 워싱턴에서 소규모의 양국 정부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미 FTA 협정문 법률검토 및 문구조정 협의'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즉각 반박했다.
  
  통상교섭본부는 이날 "한미 양국 정부 대표단이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FTA 협정문을 마무리하기 위한 법률검토회의를 진행했으나, 이 회의에서 미 행정부 및 의회의 '신통상정책 합의내용'을 협정문에 반영하기 위한 어떤 논의도 이루어진 바 없다"면서 "현재 미 행정부 및 의회는 신통상정책 합의내용을 구체적 조약 문안으로 만드는 작업을 계속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미 양국 정부가 미국 일정에 맞춰 정해놓은 한미 FTA 공식 체결 일자가 약 2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넋 놓고 기다리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공식 재협상'은 지연되고 있는지 몰라도 '물밑 재협상'은 이미 시작됐으리란 것이다.
  
  실제로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인 13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환경, 노동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의 협상은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한미 양국 정부가 재협상 의제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청와대 관계자도 13일 "개성공단 문제는 미 무역대표부(USTR)가 이미 의회에 해명한 것으로 안다"면서 재협상 의제에 대해 비교적 상세한 정보를 전하기도 했다.
  
  정부는 "재협상은 절대 없다"는 입장에서 "미국 측 요구가 오면 고려해 보겠다"는 입장으로 급선회한 후 '재협상'이란 용어를 '추가협의'나 '추가협상'이라는 단어로 대체 사용해 왔으며, 이에 대해서는 한미 FTA 찬성론자들마저 '정부가 말장난을 한다'고 비판해 왔다. 정부는 이같은 국내의 비판 여론을 의식해 재협상 문제가 공론화되는 것을 최대한 미룰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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