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농림수산성은 13일 성명을 통해 "홋카이도의 한 농장에서 사육되던 젖소가 국내에서 30번째로 광우병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서 "이 소의 어떤 부분도 유통되거나 사료용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고기와 내장 등 이 소의 모든 부분을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소는 2001년 6월 28일 홋카이도 치토세 시에서 태어난 64개월령 홀스타인종 젖소다. 이 소는 지난 10일 홋카이도 이시카리 가축보건위생소에서 실시한 ELISA(병소 감염 진단 테스트)에서 광우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이 소의 조직샘플을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 산하 동물위생연구소로 보내 ELISA보다 더 정밀한 '웨스턴 블로팅(WB)'법으로 재검을 한 결과 광우병 양성 판정을 확정 받았다고 밝혔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이번에 광우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소는 동물성 사료 투여 금지조치가 내려진 2001년 10월 이전에 태어났다고 밝혔다.
일본은 광우병 발생을 우려해 2003년 12월부터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중지했다가 올해 1월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압력에 떠밀려 수입을 재개했다.
하지만 수입을 재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본 국내로 반입된 쇠고기에 등뼈가 포함된 사실이 확인돼 다시 쇠고기 수입이 중단됐다. 그러다 7월에 재차 수입이 재개됐지만, 지난 8일 미국의 대표적인 식품가공업체인 스위프트의 냉동육우에 수입 위생조건을 위반한 흉선(胸腺, 가슴샘) 부위가 포함된 사실이 발견돼 이 회사가 수출하는 쇠고기의 수입이 전면 중단됐다.
일본은 모든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미국은 0.1%의 소에 대해서만
유독 일본에서 광우병 발생이 잦은 까닭에 대해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의 박상표 국장은 "(일본 정부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든 연령의 소에 대해 광우병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국장에 따르면 일본은 지금까지 약 450만 마리의 소를 대상으로 광우병 전수검사를 실시했다. 반면 한 해에만 약 4500만 마리의 소를 도축하는 미국은 전체 도축 소의 1%인 약 45만 마리의 소만을 대상으로 광우병 검사를 실시했다. 그나마도 검사비율을 축소해 앞으로는 0.1%만을 검사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은 1996년부터 2003년까지 겨우 6354마리의 소에 대해서만 광우병 검사를 실시했다. 게다가 이 소들 가운데 92.4%에 해당하는 5875마리의 소가 도축장에서 정상적으로 출하된 소였고, 광우병에 감염됐을 위험이 높은 절박도살(切迫盜殺)된 소나 원인불명으로 죽은 소 등은 거의 검사를 받지 않았다.
박상표 국장은 "더욱 놀라운 사실은 고작 이 정도의 수치가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정한 국제기준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양국 정부가 걸핏하면 들먹이는 국제기준의 실체가 정말로 놀랍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박 국장은 이어 "일본 정부는 인간광우병에 대한 공포로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전수검사를 실시함으로써 '고의로' 국제기준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