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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인종청소' 중"

[인터뷰] 레바논 사태에 묻혀 안팎의 도전에 직면

이스라엘 병사 2명을 납치했다는 이유로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제거에 나선 이스라엘이 한 달 넘게 레바논을 무차별 공격하다가 유엔결의안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휴전에 들어갔다.

팔레스타인 사태는 국제사회 외면 속 두 달 넘게 계속

그러나 헤즈볼라에 앞서 지난 6월25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이스라엘 병사 한 명(질라트 샬리트)을 납치했다는 이유로 시작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은 두 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30일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동쪽 인근지역인 셰자예야를 공습한 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과 교전해 팔레스타인인 5명을 살해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만 200명이 넘게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지난 2월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무장단체에서 어엿한 집권당으로 탈바꿈한 하마스를 고사시키기 위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자치의회(PRC)와 집권당 각료들을 수십 명이나 무더기로 연행하는 바람에 팔레스타인자치정부는 사실상 통치능력을 상실한 상태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반드시 제거해야 할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가자지구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이 하마스 집권 직후부터 군사·경제적 봉쇄에 들어가 현재 이 지역 140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 사람들은 6개월째 외부와의 왕래가 차단되고 국제사회의 원조마저 중단되면서 전기·수도시설이 끊기는 등 생명을 유지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이끌어 온 옛 여당이자 하마스의 최대 정적인 파타당도 이스라엘의 만행에 반발하고 있다. 파타당의 마에르 메그다드 대변인은 "국제사회와 이스라엘은 민주적 절차에 의해 선출된 정부를 범죄집단으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의 부당한 압력에 국제사회가 동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30일 팔레스타인 라말라에서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회담을 갖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를 풀 것과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것을 이스라엘에 촉구했으나 이스라엘은 요지부동이다

게다가 아난 총장은 팔레스타인에도 레바논처럼 평화유지군을 파견해달라는 압바스 수반의 요구에 "파견 계획이 없다"며 무력함을 보였다.

이처럼 레바논 사태와 이란 핵 프로그램 문제에 가려 팔레스타인 사태는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암울한 상황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의회(PLC)의 부의장을 지낸 아메드 바샤르는 최근 중동의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해 인종청소를 원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아랍과 이슬람권의 침묵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개탄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지난 8월20일에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각료이자 PLC 서열 4위인 마무드 알-람히를 연행했으며, 이틀 뒤 이스라엘 법원은 PLC 의장 압드 알-아지즈 드웨이크를 불법조직(이슬람 저항조직이자 팔레스타인 집권당인 하마스를 지칭)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은 하마스 정치인 30명과 각료 5명을 억류하고 있다. 이 중에는 부총리 나세르 샤에르도 포함돼 있다.

그뿐이 아니라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병사 납치에 대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 6월29일 한꺼번에 하마스의 중간 간부급 이상 32명을 연행해 지금까지 억류하고 있다. 바샤르는 "하마스 의원들을 납치하고 이스마엘 하니야 총리를 암살하려고 한 것은 하마스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정부를 붕괴시켜려는 음모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알자리라>와 바샤르의 인터뷰 전문이다.(원문보기)

"이스라엘, 하마스 정권 교체 위해 의원과 각료 마구잡이 납치"

- 하마스와 정부 관료들을 억류하는 조치로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보내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정부와 의회 양쪽에 걸쳐 팔레스타인 정권에 타격을 주겠다는 것이 주된 목적이 아니겠는가. 또한 이스라엘은 드웨이크 의장을 더러운 감방에 넣었는데, 아랍과 무슬림 그리고 뜻을 같이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모욕을 주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여러 나라의 의회와 의원들의 강력한 비난을 받고 그들과 만나기도 했지만, 자기들의 정책을 밀고 나가고 있다. 팔레스타인 정부나 의회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드웨이크 의장을 투옥하면서 동시에 하니야 총리를 암살하려고 시도했다는 것은 팔레스타인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사전계획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팔레스타인 정부는 이스라엘 감옥에 갇혀 있는 관료들을 석방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우리는 국내외에서 많은 시위를 해 왔다. 가자지구와 라말라에서 시위할 것을 촉구했으며, 여러 나라의 영사와 대사들을 초청하고 인권단체와 적십자 활동가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아랍과 아시아 그리고 유럽의 의회들에 80통이 넘는 서한을 보내 이스라엘이 저지르고 있는 범죄행위를 알렸다.

지난주에는 연좌 시위를 벌였고, 많은 아랍의 의회 의장들과 일부 유럽국가들의 의원들과 전화로 논의를 하기도 했다. 아랍의 외교장관들에게도 서한을 보냈으나 유감스럽게도 그들은 서한의 내용이나 다른 팔레스타인 현안들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문제들에 대한 아랍과 이슬람권의 침묵에 대해 정말 깊은 슬픔을 느낀다."

- 이스라엘군에 납치될까봐 두려운가?

"물론이다. 이스라엘 점령군은 나를 투옥하거나 암살할지 모른다. 의회 활동을 완전히 중단시키길 원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나를 납치하고 하마스 출신은 아니지만 부의장인 하산 코라이샤를 제거한다면, 의회는 제1야당으로 대체될 것이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정부와 의회를 자기 뜻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될 것이다."

- 자치의회 의원 중 3분의 1 가량이 사라져 타격을 받고 있나?

"물론이다. 의회에서 하마스 출신 '변화와 개혁' 진영에서 40명 가량이 없어져 의회 기능에 타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없다고 해도 통상적인 의회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이스라엘이 우리 정부를 전복하고 의회 기능을 정지시키려고 치밀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정국의 안정을 훼손하길 원한다면, 틀림없이 중동 전역에 밀어 닥칠 혼란과 불안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차치하고 팔레스타인 내의 세력이 이번 계획에 상당 부분에 개입하고 있다. 또한 아랍의 침묵은 이같은 음모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의회에서 하마스가 거둔 승리에 대해 국내외의 반발이 존재하는 것이 하마스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확신한다. 하마스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택했다. 그러나 그들은 가짜 민주주의를 택하고 있다. 하마스는 자신의 길을 계속 갈 것이다."

"압바스 수반, 국가에 해를 끼치고 있다"

- 마무드 압바스 수반은 최근의 사태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

"사실, (파타당 출신인) 압바스 대통령은 때때로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정부의 활동을 방해하는 명령을 내리고 있다. 예를 들어 그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팔레스타인 투자기금과 팔레스타인 통화기금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어 팔레스타인에 대한 금융제재 부담을 완화시킬 능력이 있다.

미국과 유럽은 압바스 수반의 통제 하에서만 자금 이전을 허용하고 있어 그는 정부나 아랍연맹에 의해 조성된 기금을 이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데도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대해 우리 모두는 단결해야 하지만 때로는 그리고 불행하게도 그의 입장은 그같은 국가 목표에 해를 주는 것이라고 느낀다."

-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전사들이 이스라엘 남부에 들어가 이스라엘 병사 한 명을 생포한 이후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봉쇄와 공격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봉쇄 조치를 해제하도록 노력하고 있는가?

"우리 앞에는 두 가지 고통스러운 선택이 놓여 있다. 인내하고 경계태세를 게을리 하지 않거나, 아니면 항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항복하거나 우리의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행위는 우리를 뽑아준 팔레스타인 유권자들과 이스라엘의 점령에 대한 민족적 저항의 정치적 토대를 배신하는 것으로 간주될 것이다.

팔레스타인에 살면서 이스라엘의 점령 하에 저항을 몸소 익히며 오랜 세월을 거쳐 온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확실히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결연한 의지로 이 길을 따를 것이다."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모든 포로들을 석방해야"

- 왜 질라드 샬리트를 이스라엘로 되돌려 보내지 않는가?

"팔레스타인 포로들을 이스라엘 감옥에서 구해낸다는 우리의 주된 요구가 충족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상황을 지켜본 일단의 사람들은 이스라엘이 샬리트의 무사 귀환을 위해 의원들을 풀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럴 가능성이 있지 않나?

무엇보다 나는 팔레스타인 전사들이 탱크에 탑승한 이스라엘 병사를 생포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의원들과 정부 각료들은 자택에서 납치됐다. 그들의 문제는 샬리트와 전혀 관계가 없다. (이스라엘의 보복조치는) 팔레스타인 국민들에게 스스로의 원칙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이다.

두번째로, 이집트 형제들 같은 다른 중재자들이 이스라엘 병사의 석방을 촉구했다. 그렇게 해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기를 나도 바란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사람이 만족하고 수용할 만한 협상 결과는 이스라엘 병사를 석방하는 대가로 합당한 규모의 포로를 석방하는 것이어야 한다. 나로서는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모든 포로들을 석방할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된다면 이스라엘 사람들을 납치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해체할 것을 제안했는데, 이러한 방안이 이스라엘의 봉쇄 조치를 해제하는 데 도움이 될까?

"총리가 제안한 것은 정부의 해체가 아니라, 정부를 구성하는 세력을 지금처럼 유지하는 것이 좋으냐에 대해 논의하자는 것일 뿐이다. 이스라엘의 봉쇄 조치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그리고 이번 위기에 이같은 방안이 성공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인지를 논의에 부친 것이다. 우리는 유일한 해법은 전국적인 단일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다른 정당들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 그러나 압바스 수반은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이 하마스 출신들을 포함하는 팔레스타인 정부와는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하마스를 정부 구성에서 제외하려는 입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이스라엘은 언젠가 그들 역시 제거하길 원할 것이라는 점을 말해주고 싶다. 이스라엘이 지금은 하마스를 배제하고 파타당을 권좌에 집어 넣길 원한다면, 내일은 입장을 바꿔 파타당과 싸울 것이다.

이스라엘은 아라파트를 노벨 평화상에 추천했으면서, 나중에 그를 죽음으로 몰아 넣었다. 나는 모든 진영에서 이스라엘이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인종 청소'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 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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