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각) 새벽 이스라엘 군대가 레바논 내 최대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공습해 적어도 1명이 죽고 3명이 다쳤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이 오간 지 4주째를 맞고 있지만 난민촌이 공습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관료들은 이날 이스라엘군의 전투용 헬리콥터가 엘-힐웨 난민촌에 폭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리들은 "이스라엘 전함이 두 차례에 걸쳐 포격을 가했으며 첫 번째 포는 시돈 남부 외곽지역의 에인 엘-힐웨 난민촌에, 두 번째 포는 놀이공원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아랍계 방송인 <알자지라> 인터넷 판에서는 이스라엘이 난민촌 내 팔레스타인 해방단체(PLO) 무장단체 '파타(Fatah)'의 중진급 회원인 콜로넬 무니르 마크다흐의 집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 측은 "난민촌을 기지로 사용하고 있는 헤즈볼라 게릴라군을 소탕하기 위한 공습이었다"고 밝혔다.
사상자 수를 두고는 증언이 엇갈리고 있다. 관료들은 1명이 죽고 3명이 다쳤다고 밝힌 데 반해, 헤즈볼라의 TV 방송인 <알-마나르>는 팔레스타인 2명이 죽고 8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1명이 죽고 15명이 다쳤으며, 다친 사람 중에는 어린이 5명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공습을 받은 엘-힐웨는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에 따라 고향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 난민 7만5000여 명의 보금자리로, 레바논 내 12개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레바논에는 35만여 명의 팔레스타인들이 판잣집을 지어 난민촌을 이루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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