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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오늘부터 북한 선박 남측 해역 진입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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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오늘부터 북한 선박 남측 해역 진입 차단"

통일·국방 ·외교장관 합동 회견…"개성공단 체류인원 축소운영"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해 '북한이 군사도발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천명한데 따라 국방부와 통일부, 외교통상부 등 외교·안보 부처들이 대응조치를 내놨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정부중앙청사 별관 3층 대회의실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부처별 구체적인 대응조치를 발표했다.

대북 심리전 재개, 남측 해역에서 북한 선박의 운항 금지 등 정부의 조치는 기자회견문이 발표된 이날부터 즉시 시행된다. 이로써 남북관계는 2010년 5월 24일을 기점으로 냉전 당시의 온도로 급강하하게 됐다.

▲ 국가안보 관련 부처 장관 기자회견에 참석해 천안함 사건 이후 대북 대응조치를 발표하고 있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태영 국방부 장관 (왼쪽부터) ⓒ뉴시스

국방부 "대북 심리전 재개할 것"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이날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 의지를 근절하고, 불법적 행동에는 상응하는 책임이 반드시 따른다는 점을 북한이 인식하도록 할 것"이라며 다음과 같은 대응조치를 밝혔다.

▲ 김태영 국방부 장관 ⓒ뉴시스
◇ 대북 심리전 재개 = 국방부는 남북이 지난 2004년 6월 4일 '서해상 우발충돌 방지 및 군사분계선 일대 선전활동 중지'에 관해 합의한 이후로 6년간 중단됐었던 대북 심리전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김 국방장관은 "천안함 공격은 서해 우발충돌방지 관련 합의서 제2조 2항의 '상대측 함정에 대해 부당한 물리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결정적으로 위반한 것"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전면 불허 = 국방부는 이 같은 조치가 모든 북한 선박에 적용되며, 북한 선박이 이에 불응할 경우 강제 퇴거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국방장관은 "이러한 조치는 북한군이 상선으로 위장하여 우리 영해의 해양정보와 작전환경을 정탐하고, 해상침투용 모선의 기능을 수행하며 잠수함정의 잠항 침투 등을 획책하는 것을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 서해상 한·미 연합 대잠수함 훈련 실시 = 김 국방장관은 이 훈련에 한·미의 최정예 전력이 참가하며, 북한의 수중공격에 대한 방어전술과 해상사격 능력을 집중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북한 핵무기 및 대량살상무기를 대상으로 한 역내·외 해상차단훈련 준비 = 김 국방장관은 한국 해군이 올해 하반기 중 역내 해상차단훈련을 주관하고 실시할 예정이며, 올 9월 호주가 주관하는 역외 해상차단훈련에도 참가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해상차단훈련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정신에 따라 북한의 핵 및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이 다시는 불법적 군사도발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해 우리 안보 상황을 관리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이 앞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우리 군도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음에도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군이 져야 할 책임에 대한 발언은 하지 않았다.

김 국방장관은 다만 "국민 여러분의 사랑과 신뢰 속에서 천안함 사태를 교훈삼아 적의 다양한 도발 유형을 고려하여 대비태세를 보완하고 실전적 훈련을 실시함으로써 더욱 강해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통일부 "개성공단 체류 인원 축소할 것"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정부는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새로운 남북관계로 북한이 호응해 나오기를 기대했다"면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않고, △한국의 국가원수를 비난하고, △ 금강산 관광지구 내 부동산을 몰수하면서 그 기대를 져버렸다고 말했다.

현 장관은 "우리 정부의 인내와 선의가 천안함 사태라는 비극으로 되돌아온데 대해 국민들과 함께 깊은 분노를 느낀다"면서 다음과 같은 대응조치를 발표했다.

◇ 제주해협을 포함한 남측 해역에서 북한 선박의 운항 및 입항 전면 불허

◇ 남북간 일반교역은 물론 위탁가공 교역을 위한 모든 물품의 반출·반입 금지

◇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구를 제외한 북한 지역에 대한 한국 국민의 방북 불허 및 북한 주민과의 접촉 제한

◇ 북한에 대한 신규투자 불허, 진행중인 사업의 투자확대 금지,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의 신규진출과 투자 확대 불허

◇ 대북지원 사업 원칙적 보류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순수 인도적 지원은 유지)

현인택 장관은 남측 해역에서의 북한 선박 운항을 금지하는 조치에 대해서는 "남북해운합의서는 그대로 있지만 정부는 운항을 취소하거나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혀 정부가 해운합의서를 공식적으로 파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한 방북승인 불허와 북한 주민 접촉 제한 조치와 관련해 "영유아 지원 등 순수한 인도적 목적을 위해서 극히 제한적으로 제3국 등에서 북한 주민과 접촉이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인도적 목적의 접촉은 일부 허용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현 장관은 개성공단에 관해서도 당장 폐쇄·철수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 장관은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의 신규 진출 금지 등이 개성공단 철수를 위한 단계적 조치가 아니냐는 질문에 "개성공단 생산활동은 유지하되, 다만 체류 인원은 신변 안전을 고려해 지금보다는 축소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체류인원 감축 조치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평일 기준 900명~1000명 수준인 체류인원을 50~60%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라며 "이번 주 금요일부터 단계적으로 줄여, 1주일 후면 목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다만 현인택 장관이 밝힌대로 "북한이 우리 국민의 신변에 위해를 가한다면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밖에도 현인택 장관은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교역 중단으로 예상되는 기업 관계자들이 입을 피해에 대해 "정부가 앞으로 이런 어려움을 덜어 드릴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러한 전방위적 대북 제재 조치로 북측에 가해질 타격의 정도에 대해 "우리 국력으로 봤을 때 이번 조치는 미미할지도 모르지만 대외 교역의 규모가 작은 북한의 경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조치가 북측의 천안함 사건 관련 사과로 철회될 수 있냐는 질문에 또 다른 통일부 당국자는 "(사과가 이뤄지더라도) 책임 있는 당국자가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격식을 갖춰 우리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외교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이행 촉구"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의 도발이 국제 평화와 안전에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며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구체적으로 △북한의 불법무기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기존의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1874호와 1718호를 국제사회가 보다 더 엄격하게 이행해 나가도록 촉구할 것이며, △국제적인 비확산 협의체인 PSI 훈련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관련국들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기존의 안보리 제재 결의안에 의한 조치는 천안함 사건에 따른 추가 조치와 엄격히 말하자면 별개"라면서도 "(새로운 결의안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 간의 논의를 통해 나올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수준의 어떤 조치가 나올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명환 장관은 안보리 결의 외에도 한미동맹 차원의 조치, 일본과의 공조, 중·러와의 협의 등 향후 동맹·우방·주요국들과 북한의 책임을 묻는데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 차원의 대북 조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 유 장관은 "이번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며 세계 여러 국가들이 동의했기 때문에 그 결과는 의심할 수 없다"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도 거기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이 밖에도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 국제기구들과의 공조 및 G8, G20, 및 ASEM 회의 등 각종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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