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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MB "北 군사도발, 상응하는 대가 치르게 될 것"

다시 '반공의 시대'로…"적극적 억제 원칙" 천명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천안함은 북한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되었다"라며 "이는 대한민국을 공격한 북한의 군사 도발"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경협 중단' 선언…"더 이상의 교류·협력은 무의미하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이었다"라며 "(북한은) 우리 국민들이 하루 일을 끝내고 편안하게 휴식하고 있던 그 시간에, 한반도의 평화를 두 동강 내버렸다"라고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그 동안 우리는 북한의 만행에 대해 참고, 또 참아 왔다"며 "오로지 한반도 평화를 향한 간절한 염원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대통령은 "그러나 이제는 달라질 것"이라며 "북한은 자신의 행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나는 북한의 책임을 묻기 위해 단호하게 조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단호한 조처'의 구체적 내용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금 이 순간부터 북한 선박은 '남북해운합의서'에 의해 허용된 우리 해역의 어떠한 해상교통로도 이용할 수 없다"며 "남북 간 교역과 교류도 중단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금강산 관광길에 나선 우리 국민의 목숨을 빼앗고, 최근에는 우리 소유의 재산까지 일방적으로 몰수했다"며 "더구나 천안함을 침몰시키고, 고귀한 우리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이 상황에서 더 이상의 교류협력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영유아에 대한 지원은 유지할 것"이라며 "개성공단 문제는 그 특수성을 감안하여 검토해 나가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또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앞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고, 적극적 억제 원칙을 견지할 것"이라며 "앞으로 (북한이) 우리의 영해, 영공, 영토를 무력 침범한다면 즉각 자위권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정부는 관련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이 사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책임을 묻겠다"라며 "많은 나라들이 우리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김정일' 대신 '北 당국'…"대한민국과 국제사회 앞에 사과하라"

북한 측의 사과와 책임있는 조처도 촉구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고, '북한 당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단순히 개인을 거명하는 것보다는 김정일 위원장과 그 아들, 군부를 총칭한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북한 당국에 엄중히 촉구한다"며 "북한은 대한민국과 국제사회 앞에 사과하고, 이번 사건 관련자들을 즉각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것은 북한이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기본적 책무"라며 "늘 그랬던 것처럼 변명이나 억지 주장만 반복한다면 국제사회 어느 곳에도 북한이 설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로 6.25 전쟁이 발발한 지 60년"이라며 "대한민국은 이미 전쟁의 상처로 고통받고 가난으로 헐벗던 그 때의 그 대한민국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은 어떤가?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라며 "여전히 대남적화통일의 헛된 꿈에 사로잡혀 협박과 테러를 자행하고 분열과 갈등을 끊임없이 조장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이렇게 하고 있나"라고 반문한 뒤 "같은 민족으로서 참으로 세계 앞에 부끄러운 일이다. 북한 정권도 이제 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반도를 더 이상 동북아의 위험지대로 내버려둬선 안 된다"며 "무엇이 진정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의 삶을 위한 것인지, 현실을 직시하여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용기있는 결단'이란 핵폐기 프로그램에 대한 약속 이행을 촉구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 ⓒ청와대

"우리 국민의 안보의식도 더욱 튼튼해져야"

이 대통령은 "우리는 천안함 사태를 통해 다시 한 번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라며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집단과 개치하고 있다는 현실을 잊고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안보의식도 더욱 튼튼해져야 한다"며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 그리고 끊임없는 분열 획책에도 우리는 결코 흔들려선 안 된다. 국가 안보 앞에서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초 청와대는 천암함이 인양돼 있는 평택2함대 사령부에서 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최종 단계에서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6.25 전쟁 60년만에 천안함 사태가 벌어졌다"며 "한반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다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전쟁기념관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담화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한반도 정세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습니다. 오늘 저는 이를 절감하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민 여러분, 천안함은 북한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되었습니다. 또 북한이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하루 일을 끝내고 편안하게 휴식하고 있던 그 시간에, 한반도의 평화를 두 동강 내버렸습니다.

천안함 침몰은 '대한민국을 공격한 북한의 군사 도발'입니다. 6.25 남침 이후 북한은 아웅산 폭탄테러사건,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 등 끊임없이 무력도발을 자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자신의 범행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우리 정부의 자작극이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나는 처음부터 철저한 과학적, 객관적 조사를 강조했습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어떤 예단도 하지 않도록, 모두에게 인내와 절제를 요청했습니다. 마침내 지난 20일 국제합동조사단은 확실한 물증과 함께 최종 결론을 내 놓았습니다. 이제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어떤 나라도 천안함 사태가 북한에 의해 자행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 동안 우리는 북한의 만행에 대해 참고, 또 참아 왔습니다. 오로지 한반도 평화를 향한 간절한 염원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질 것입니다. 북한은 자신의 행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나는 북한의 책임을 묻기 위해 단호하게 조처해 나가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북한 선박은 '남북해운합의서'에 의해 허용된 우리 해역의 어떠한 해상교통로도 이용할 수 없습니다. 교류협력을 위한 뱃길이 더 이상 무력도발에 이용되도록 할 수 없습니다. 남북 간 교역과 교류도 중단될 것입니다. 북한은 금강산 관강길에 나선 우리 국민의 목숨을 빼앗고, 최근에는 우리 소유의 재산까지 일방적으로 몰수했습니다. 더구나 천안함을 침몰시키고, 고귀한 우리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이 상황에서 더 이상의 교류협력은 무의미한 일입니다. 다만 영유아에 대한 지원은 유지할 것입니다. 개성공단 문제는 그 특수성을 감안하여 검토해 나가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앞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고, 적극적 억제 원칙을 견지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영해, 영공, 영토를 무력 침범한다면 즉각 자위권을 발동할 것입니다.

북한은 '3.26 천안함 사태'로 유엔헌장을 위반하고, 정전협정, 남북기본합의서 등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기존 합의를 깨뜨렸습니다. 정부는 관련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이 사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책임을 묻겠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우리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나는 북한 당국에 엄중히 촉구합니다. 북한은 대한민국과 국제사회 앞에 사과하고, 이번 사건 관련자들을 즉각 처벌해야 합니다. 이것은 북한이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기본적 책무입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변명이나 억지 주장만 반복한다면 국제사회 어느 곳에도 북한이 설 곳은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북한 동포 여러분.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군사적 대결이 아닙니다.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입니다. 한민족의 공동번영입니다. 나아가 평화통일입니다. 올해로 6.25 전쟁이 발발한 지 60년입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전쟁의 상처로 고통받고 가난으로 헐벗던 그 때의 그 대한민국이 아닙니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헌법적 가치로 삼아 눈부신 발전의 신화를 성취해 왔습니다. 당당히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세계 모든 나라가 국민들을 잘 살게 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공동 번영과 세계 평화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온 세상이 변했습니다. 지금도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어떻습니까?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대남적화통일의 헛된 꿈에 사로잡혀 협박과 테러를 자행하고 분열과 갈등을 끊임없이 조장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이렇게 하고 있습니까? 같은 민족으로서 참으로 세계 앞에 부끄러운 일입니다. 북한 정권도 이제 변해야 합니다. 오늘날 어떤 나라도 혼자서는 평화를 지킬 수도, 경제를 발전시킬 수도 없습니다. 세계와 교류하고 협력하여 전 인류가 가는 길에 동참해야 합니다. 무엇이 진정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의 삶을 위한 것인지, 현실을 직시하여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한반도를 더 이상 동북아의 위험지대로 내버려둬선 안 됩니다. 남북이 이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어야 합니다. 한반도를 세계 평화의 새로운 터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곳 전쟁기념관에는 나라 위해 목숨을 마친 국군과 유엔군 용사들의 혼이 이곳에 깃들어 있습니다. 천안함 46용사의 이름도 이곳에 영원히 새겨졌습니다. 우리는 천안함 사태를 통해 다시 한 번 뼈아픈 교훈을 얻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집단과 대치하고 있다는 현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우리 군도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안보태세를 확고히 구축하겠습니다. 군의 기강을 재확립하고, 군 개혁에 속도를 내겠습니다. 군 전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입니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연합 방위태세를 더 한층 공고히 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의 안보의식도 더욱 튼튼해져야 합니다.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 그리고 끊임없는 분열 획책에도 우리는 결코 흔들려선 안 됩니다. 국가 안보 앞에서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어떤 거센 태풍이 몰아친다 해도 우리는 잘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를 향해 뚜벅뚜벅 우리의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은 대한민국을 위대한 나라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모두 함께 힘을 합쳐 앞으로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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