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스님 단식이 17일로 83일째가 되면서 이미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지율스님의 건강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지율스님을 살려야 한다"며 촛불집회를 시작했다. 특히 18일에는 시민환경단체와 민주노동당 등이 참여한 가운데 광화문을 비롯해 전국 도심에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하나둘 이어진 촛불이 희망이 되게 하자"**
지난 14일 지율스님 단식이 80일째를 접어드는 시점부터 광화문 교보문고와 열린시민마당 근처에 촛불을 든 시민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지율스님의 '목숨을 건' 단식에 연대를 표시하면서, 지율스님을 저렇게 보낼 수는 없다는 절박한 심정을 촛불로 표현한 것이다.
녹색연합 게시판에 17일 글을 올린 ID '박경화'씨는 "83일째를 넘어서고 있는 지율스님의 단식을 지켜보면서, 네 차례에 걸쳐 2백여일이 넘는 단식을 하고 있는데도 꿈쩍 않는 정부를 보면서, 이제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촛불 모임을 갖기로 했다"고 촛불 모임의 의미를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생각도 말하고,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우리 곁을 지나가는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는 촛불 모임을 가지자"며 "날마다 하나둘 이어진 촛불이 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밝히는 희망이 되고, 속도 경쟁과 지역 발전보다는 생명 가진 모든 것들이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말했다.
녹색연합 서재철 자연생태국장은 "솔직히 무력감도 있고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단식을 하고 있는 지율스님과 별개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에 지율스님의 뜻에 공감하고 또 지금까지 함께 해왔던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스님께서 말씀하신 '초록의 공명'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을 찾다가 촛불 모임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촛불이 모여 지율스님 살리는 '초록의 공명'을 일으키길…"**
지난 14일부터 날마다 광화문 교보문고와 열린마당 앞에서 계속된 촛불 모임은 오는 18일에는 전국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도룡농의 친구들을 비롯한 녹색연합 등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동당 등 정치권도 시민들과 같이 촛불을 들고 참여해 지율스님의 단식의 의미를 곱씹고, 요지부동인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초록의 공명'이 무엇인지 보여준다는 방침이다.
도롱뇽의 친구과 민노당 환경위원회는 17일 "오는 18일 오후 6시반 서울, 대전, 청주, 광주,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지율스님과 천성산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다"며, 이날 행사에서는 지율스님과 천성산을 살리기 위한 서명운동을 비롯해 지율스님이 노무현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낭독 등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정복 '골프장 백지화 전국공동대책위' 사무국장은 "모든 것을 다 차치하고라도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한 생명이 꺼져가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며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민들이 나서 '초록의 공명'을 일으킨다면 또 한번의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시민들이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전개될 촛불 모임에 적극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
매일 촛불 모임은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리고 있으며, 18일 '촛불 문화제'는 서울에서는 광화문 열린마당, 대전 청주 광주 대구 부산 등에서는 도심에서 열릴 예정이다.
생명이 경각에 달린 지율스님을 살리기 위한 국민들의 움직임이 뒤늦게나마 시작된 양상이다.
***종로서 "지율스님,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조마조마한 상황"**
한편 지율스님은 단식 83일째인 17일 현재 청와대 인근 통의동의 허름한 독방에서 외부와의 연락을 나흘째 끊은 채 수를 놓고 명상을 하면서 홀로 수행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나 정부 관계자는 이날까지 지율스님과 접촉하기 위한 어떤 시도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일같이 지율스님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종로서 관계자는 이날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직까지 우려하는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 쓰러지실지 몰라 조마조마한 상황"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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