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홍석현 주미대사'에 비판적 시각 드러내

외교부 주미대사 내정 공식 발표, '전과' '언론사주' 등 질문

외교통상부는 17일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을 한승주 주미 대사 후임으로 내정했음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홍 회장과 관련, 과거 사법절차경험, 언론사 사주, 외교 경험이 없는 점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져 이번 인사에 대해 비판적인 언론계 반응이 나타났다.

***외교부, 홍석현씨 주미대사 내정 공식 발표**

이규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공식 브리핑을 갖고 “정부는 신임 주한 미국 특명 전권 대사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을 내정하고 대사 임명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규형 대변인은 “이번 인사는 제2기 부시 행정부 출범과 함께 포괄적, 역동적 한미동맹 관계를 굳건하게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홍 회장은 합리적 실용주의자로 탁월한 국제적 지식과 감각을 지니고 있고 대북화해 협력정책을 일관되게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또 “홍 회장은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세계은행에서 이코노미스트를 지내 국제경제에서도 자질이 뛰어나 경제통상외교를 수행하는 데도 적임자”라면서 “아울러 그는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내 주요 언론기관과 학계의 주요 핵심인사들과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어 여론주도층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는데 탁월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홍 회장은 또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내정자)을 포함, 미 행정부와 의회에도 두터운 인맥을 쌓아왔고 참여정부의 균형적, 실용외교를 성과있게 수행하는 데 적임자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외교사절 승인을 위한 아그레망을 미국 정부에 요청한 상태이나 이 대변인은 “아그레망 신청 시기는 밝히지 않는 것이 외교적 관례”라며 구체적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홍 내정자의 부임시기는 아그레망 요청 후 상대국이 부여하는 시간이 보통 4~6주 걸리고 아그레망이 국내에 도착하면 각의 보고 후 대통령의 임명 및 신임장 수여 등의 국내절차가 있어 2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사법절차경험, 언론사 사주, 외교경험 등 관련 문제제기**

이날 브리핑 자리에서는 홍석현 회장의 주미대사 내정이 매우 뜻밖의 인사라 그에 관련된 여러 문제제기도 잇따랐다. 특히 과거 사법적 절차 경험이 있다는 것과 언론사 사주라는 점, 외교 경험이 없다는 점 등에 대한 질문이 제기됐다.

이규형 대변인은 우선 ‘과거 사법적 절차 경험이 아그레망에 장애요소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우리도 외국 정부의 아그레망 요청을 받으면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 인물이 우리와 아그레망 요청 국가와의 우호관계발전에 적합한 인물인지 검토한다”며 “그러한 점은 아그레망을 요청 받은 국가(미국)가 검토할 사항”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권력 감시기관인 언론 사주가 주요요직을 차지한 것과 관련 제기되고 있는 도덕적 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외교혁신과제 및 공관장 충원 방법과 관련 유능한 능력을 갖춘 사람을 영입해서 국가이익을 최대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지 그 사람이 어떤 경력을 갖고 있던 간에 역할을 충분히 효과적으로 할 사람이면 받아들인다”고 주장했다.

외교경력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능력과 경험 ,학식, 인맥을 충분히 활용, 역동적 한미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정부는 믿고 있다”고 이 대변인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 대변인은 “포괄적, 역동적의 의미는 행정부에 치우친 대미관계를 좀더 포괄적으로 언론계, 학계, 국민 대 국민 등 유대관계를 가까이하는 것으로 그러한 역할을 주미대사가 하길 바란다‘고 말해 홍 회장 내정에 대한 정부의 내심을 밝혔다.

그는 이어 ‘모 기업의 정보력을 고려, 기용했다는 해석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답할 사항이 없다”면서 “외교채널을 통해 추천됐고 검토를 거쳐서 본인 의사 동의를 거친 후 내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미대사 이후 유엔 사무총장 역임의 뜻을 밝혔으며 이에 따라 임기가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임명되지 않은 인물의 임기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답변을 피했다.

한편 이 대변인은 한승주 대사와 관련 “한 대사는 전격경질된 것이 아니라 그간 여러 차례에 걸쳐 사의를 표명해 와 정부는 후임 주미대사를 물색해왔다”고 말해 일각의 경질설을 일축했다. 그는 “한 대사는 참여정부 초대 미국 대사로서 여러 목표 사안들을 이제 완수했고 이제 공적인 대사 역할보다는 학계로 복귀, 후학들을 가르치겠다는 뜻을 이런저런 자리에서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