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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 환자, 신천지교회 4회 방문, 166명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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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31번 환자, 신천지교회 4회 방문, 166명 접촉"

중대본 "추가 환자 더 나올 수 있다..'위기' 단계 격상 여부 추후 결정"

대구 지역 코로나19 주요 감염원으로 현재까지 추정되는 31번 환자(61세 한국인 여성)의 밀접 접촉자가 현재까지 총 166명으로 확인됐다. 접촉자들은 전원 자가 격리 조치됐다.

31번 환자는 바이러스 감염 후 총 네 차례 신천지예수회(이하 신천지)의 신천지대구교회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 감염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 다만 31번 환자를 '슈퍼전파자'로 지칭하는 건 아직 섣부른 상황으로 보인다.

19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이 같이 밝히고, 지역 감염 차단을 위해 코로나19 대응 수준을 더 높이기로 관련 지침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31번 환자는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난 지난 7일부터 17일 사이 대구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했다. 이 과정에서 총 128명의 접촉자가 나왔다. 이들 접촉자 중 31명은 현재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돼 격리됐고, 나머지 접촉자는 자가 격리 중이다.

31번 환자는 잠복기 중 두 차례, 병원 입원 후 두 차례 등 총 네 차례에 걸쳐 교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 본부장은 "어느 날짜, 어느 층에서 (31번 환자가) 예배를 봤는지 확인 중"이라며 "아직은 31번 환자가 (대구·경북의 모든 환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교회가 상당히 밀집한 환경에서 예배가 진행됐기 때문에 밀접접촉이 상당히 많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추가 환자가 더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하루 사이 대구·경북 지역에서 총 13명의 새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 이들 중 31번 환자와 같은 교회에 다닌 이는 10명이며 병원 관계자가 1명이다. 나머지 2명의 감염 경로는 현재 조사 중이다.

지난 하루 사이 전국에서는 총 15명의 새 환자가 나왔다. 이들은 전원 발열, 근육통,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에서 총 7명의 새 확진자가 나왔으며 이들은 전원 교회 관련자다. 경북 지역에서는 3명이 나왔고, 이들 역시 교회 관련자다. 현재 정부는 해당 교회의 예배를 중지시키고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지난 9일을 기준으로 이 교회의 예배자 명단을 확보하는 등 31번 환자와 접촉했던 모든 이의 명단 확보 작업이 진행 중이다. 중대본은 이들 전원을 조사하는 방안을 두고 대구시와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는 신천지에서 예배를 본 이들이 총 1000명이라고 밝히고, 이들 전원을 전수조사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최악의 경우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전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대본이 밝힌 166명은 중대본이 최종 확인한 밀접 접촉자다.

다만 31번 환자를 '슈퍼감염자'로 지칭하는 건 아직은 이르다고 정 본부장은 전했다. 정 본부장은 "현재 11명의 감염자가 나온 만큼 (신천지대구교회에) 슈퍼전파 사건이 있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누가 감염원이었는지는 조사가 진행 중이다. 어떤 환자가 지표환자였는지, 누가 처음 바이러스에 노출됐는지 등은 조사를 더 진행해야 말씀드릴 수 있다"고 전했다.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꺼번에 바이러스 감염자 접촉자가 늘어남에 따라 격리 병상 확보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정 본부장에 따르면 31번 환자가 입원했을 당시 새로난한방병원의 재원환자는 총 32명이다. 중대본은 이들 전원을 대구의료원으로 이송해 1인 1실 격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두 병상이 모자라 이들 격리자 중 2명은 2인실을 격벽을 치고 나눠 격리했다. 제대로 된 격리가 어려울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사태 초기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공공병원을 확충해야 강력한 감염병 유행에 대처할 기초 역량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관련기사 : "'신종 코로나' 대응, 공공 의료시설이 절실하다")

한편 중대본은 대구·경북 지역에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사고수습본부 국장과 과장, 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 방역관 3명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특별대책반을 내려 보내 코로나19 전파에 대응키로 했다. 해당 지역에 격리병상, 선별진료소 등 자원 동원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대규모 팀을 구성했다.

중대본은 아울러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코로나19 검사 기준 및 격리 해제 기준을 종전보다 강화했다.

코로나19 검사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해외 여행력이 없어도 중국 입국자와 접촉이 잦은 이, 코로나19 유행국가를 다녀온 이, 유증상자와 접촉한 이, 입원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의 폐렴 증상을 보이는 이들 까지도 모두 조사대상으로 지칭하는 등 조사대상자의 범위를 더 키웠다.

아울러 중대본은 접촉자 중 증상이 없는 이는 14일 이후 자동 격리해제하던 예전과 달리 앞으로는 의료인, 가족, 지인, 기타 역학조사관 판단에 따라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이는 격리 13일째 최종 검사를 진행한 후 이 때 음성 판정이 나와야 격리를 해제하기로 접촉자 관리기준을 강화했다.

다만 중대본은 현 상황을 지나치게 비관하지는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는 메르스, 사스와 달리 발병 초기 감염력이 매우 높아 전염력이 강하고 전파 속도도 빠르다.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라면서도 "다만 아직은 그 위험이 전국적 확산 단계라고 보지 않는다. 대구 교회 사례처럼 일부 국소적·소규모 집단 발병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연달아 기존 방역망을 떠나 접촉 경로를 확인하기 어려운 신규 감염자가 나오는 상황을 두고는 "대구 조사 결과와 (29번, 30번 환자가 나온) 서울 종로구 조사 결과를 분석해 현재 '경계' 단계인 위기 경보 수준을 '위기' 단계로 격상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정 본부장은 전했다. '심각' 단계로 격상하자는 일부 주장을 두고는 "그 정도 상황은 아니"라고 정 본부장은 단언했다.

정 본부장은 한편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말아달라고도 당부했다. 그는 '31번 환자가 격리를 거부하고 의료진과 몸싸움을 했다', '그 과정에서 의료진 일부도 증상을 보였다'는 등의 소식은 "가짜뉴스"라며 "(31번 환자는) 현재 격리 치료를 잘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현재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큰 검사 역량을 갖춘 만큼, 초기에 환자를 찾는 노력으로 유행을 차단해야 한다"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등이 있으시면 학교나 직장에 나가지 마시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시고, 증상이 이어지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 등을 두고 정 본부장은 "순수 의료인 입장에서 그런 입장을 가지실 수 있겠으나 정부가 다른 부분도 고려해 정리한 것으로 안다"며 "현재 중국의 감염자 통계를 보면 후베이성 외 성시 지역에서는 환자가 감소 추세이긴 하다.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서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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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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