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김형오, 불출마자 띄우며 'TK 물갈이' 압박

황교안, 불출마 일일이 호명 "아름답다"…김형오 "불출마는 책임·헌신 실천"

미래통합당 지도부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들을 치켜세우며 '물갈이'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보수통합 성사 후, 남은 과제인 인적 쇄신을 지도부가 앞장서 부각시키는 모양새다. 자진 불출마 선언이 거의 없다시피 한 대구·경북(TK) 지역 친박 중진들에 대한 압박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첫 의원총회에서 "통합은 종착역도 목적지도 아닌 승리를 위한 과정"이라며 "승리하지 못한다면 통합은 그 결실을 맺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는 이어서 "몇 분의 의원들 이름을 불러 드려야 할 것 같다"고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들을 연이어 호명했다.

황 대표는 김무성·정갑윤·한선교 의원 등 중진부터 초선 비례대표 의원까지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고는 "여러 의원들의 아름답고 용기있는 헌신의 불출마 결단은 우리 당을 앞으로 밝은 미래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상찬을 보냈다. 그는 "이 자리를 빌려 이 분들에게 깊은 감사와 사의를 표한다"면서 "여러 생각이 든다. 저와 당원들은 의원들의 희생·헌신을 무겁게 가슴에 새기고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도 입장문을 내어 불출마 선언에 찬사를 보냈다. 김 위원장은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 한 분 한 분은 모두 훌륭한 의정활동과 탁월한 리더십을 지닌 신념과 행동의 정치인"이라며 "그래서 저도 마음이 아프고 고맙다"고 했다. 그는 "불출마 선언은 그동안 우리 당이 미흡했던 보수의 핵심 가치, 책임과 헌신을 몸소 실천하는 행위"라며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희생과 헌신에 깊이 감사드리며, 숭고한 뜻이 결코 바래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김성태 의원은 열사의 땅, 중동 파견 노동자에서 국회 원내대표까지 현장 경험을 살려 피땀어린 열정을 바쳤다. 명의로 이름이 높았던 박인숙 의원은 우리 사회의 병폐를 진단하고 치유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5선 정갑윤 의원은 그 경륜으로 좀 더 큰일을 해내기를 바라는 지지자들의 염원을 애써 뿌리쳤다"고 하는 등 역시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들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격려의 뜻을 전하고는 "아깝고 안타깝지만, 나를 불살라 전체를 구하려는 살신성인의 용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전날 부산·경남(PK) 지역 중진인 정갑윤·유기준 의원이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로써 PK 지역 불출마는 김무성·김정훈·여상규·김세연·김성찬·김도읍·윤상직 의원 등 9명이 됐다. 수도권에서는 지난 주말 김성태·박인숙 의원이 불출마 대열에 합류하면서 역시 앞서 물러난 한선교·김영우 의원에 이어 4명이 됐다. 하지만 보수의 텃밭이라는 TK에서는 정종섭 의원 1명뿐이었고, 보수통합 과정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새보수당 출신 유승민 의원까지 해도 2명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