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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핫머니 1조달러 돌파, 주가폭락-유가급등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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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핫머니 1조달러 돌파, 주가폭락-유가급등 주도

한은 "9일새 20억달러 유출", 교보증권 "주가 700선까지..."

최근 전세계적 주가 폭락세를 초래한 주범으로 1조1천6백억달러(약 1천4백조원)로 급증한 투기성 헤지펀드가 지목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아시아 신흥시장에서의 대거이탈로 전세계적 주가폭락을 초래한 데 이어, 최근에는 국제원유시장에 뛰어들어 고유가 행진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FT, "최근 금융시장 폭락세는 '캐리 트레이드'가 주범"**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FT)는 11일(현지시간) "최근 세계 금융시장이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 방식의 투자를 일삼은 헤지펀드가 대대적 청산에 나서면서 큰 혼란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캐리 트레이드'란 금융기관들이 낮은 금리로 단기 자금을 조달해, 미국의 장기채권이나 석유, 금, 구리 등 국제원자재상품, 신흥시장의 증시 등에 투자하는 기법을 가리킨다. 이 기법을 애용해온 것은 주로 헤지펀드들로, 이들은 46년래 최저치인 미국의 1% 금리와 약한 달러를 이용해 아시아 신흥시장과 원자재시장, 장기 채권시장에 투자해 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고용지표가 두 달 연속 예상보다 높게 나오고 고유가 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커지자, 헤지펀드들이 앞다퉈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나섰다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이 지난 1주일 동안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회수한 자금만 무려 1백4억달러(약1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교보증권, "국내주가 7백선까지 떨어질 것"**

국내에서도 이에 앞서 동일한 분석이 나왔다. 교보증권의 임송학 이사는 11일 "현재 미국에서 캐리 트레이드 규모는 약 8천억달러로 추정된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금리를 인상할 경우 조달 금리 부담과 보유 채권의 평가손이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이사는 "1994년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하자 캐리 트레이드를 하던 금융기관들이 큰 타격을 입었었다"며 "오는 6월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청산에 따라 채권시장발 금융시장의 위기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신흥시장과 국제 상품시장에서도 투기성 짙은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회수 움직임이 확인되고 있다"고 전하고 "최근 우리 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는 1차적으로 이같은 투기 자금의 이탈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임 이사는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우려와 중국 경기의 둔화가 국내 증시의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종합주가지수가 2.4분기에 750~850선에서 움직이다 3.4분기에는 700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은행 "9일동안 15억~20억달러 한국 이탈"**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본격화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9영업일 동안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의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모두 2조6천억원에 달했다.

또 같은 기간에 외국환은행에서 환전된 외국인 주식자금은 15억∼20억달러로 이 기간의 평균 환율인 달러당 1천170원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하면 1조7천억∼2조3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측은 환전된 금액을 정확히 집계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외국인 순매도 금액의 4분의3 가량이 한국을 떠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세계 헤지펀드 지난 5월 사상최초로 1조달러 돌파**

격월간 국제펀드매거진 <얼터너티브 펀드서비스리뷰(AFSR)> 5월호에 실린 헤지펀드 현황조사에 따르면, 헤지펀드는 지난해 9월 8천억달러(약9백44조원) 규모에서 지난 5월초 1조1천6백억달러(1천3백60조원)으로 급증해, 사상 최초로 1조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번 집계는 제3자에게 다시 운용을 맡긴 헤지펀드 자산(펀드 오브 헤지펀드)만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 헤지펀드 전체 규모는 훨씬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헤지펀드가 급증한 것은 세계적인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기성 부동자금들이 투기성 단기차익을 노리고 몰려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가 자금 운용처를 찾지 못한 서방의 대형금융기관들도 앞다퉈 헤지펀드에 돈을 맡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8천개가 넘는 헤지펀드를 관리하는 39곳의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헤지펀드 매니저의 56%는 미국, 나머지는 유럽(38%)과 아시아(3%)에 포진해 있으며 헤지펀드 총갯수는 8천8백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펀드 전문조사기관인 밴헤지펀드에 따르면, 운용자산규모가 5억달러가 넘는 헤지펀드는 3.5%에 불과하며 1억~5억달러의 운용규모는 19.1%, 나머지 73.4%는 운용규모가 1억달러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AFSR에 따르면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시트코는 1천6백억달러(약 1백90조원)가 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포티스,뱅크 오브 버뮤다, IFS, BISYs 등 대형사들도 각각 8백억달러(약 94조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에는 국제원유시장으로 헤지펀드 집결중**

때문에 이같은 헤지펀드들이 한쪽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국제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추세는 미국채 가격 폭락과 헤지 펀드에 참여한 투자은행들이 손실을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이런 상황이 대형 은행들의 자산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94년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기준금리를 3%에서 12개월 동안 6%로 인상하면서 미국채시장이 붕괴됐던 전례가 있다. FT도 당시 미연준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인플레이션 단속에 나섰으나 캐리 트레이드의 자금 이동으로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급락하고 오렌지 카운티가 파산하는 등 위기가 발생했으며 98년 헤지펀드인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의 파산이 야기됐다고 지적했다.

캐리 트레이드의 파괴력에 대해 10년 전과 달리 투자기법이 발달하고 뮤추얼펀드와 보험사, 연기금 등 투자자들이 다각화돼 위험이 분산됐다는 반론도 있으나, 그 위험은 여전하다는 게 지배적 견해다.

특히 최근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미국인은 43%인 반면 악화될 것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5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한 달 전에만 해도 낙관론이 비관론이 우세했으나 최근 주가하락 등으로 경기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을 한층 심화시키고 있다.

이들 헤지펀드는 특히 최근에는 이라크정세 악화를 계기로 유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판단아래 국제원유시장에 집결하면서 유가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경제 불안의 시한폭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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