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성 단기자금인 헤지펀드들이 앞으로 10년간 한국 등 신흥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헤지펀드의 높은 관심은 단기적으로 주가상승 등의 요인이 될 수도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시장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돼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세계경제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대박을 노리는 국제투자자들은 요즘 어느 곳을 눈여겨 보고 있을까.국제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난 70년대에는 석유로 돈을 벌었다. 80년대에는 일본, 90년대에는 미국에 투자해 돈을 벌었다. 앞으로 10년간은 어디에 가면 돈을 벌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주고받으며 이번에는 한국 등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세계최대 헤지펀드 전문사이트인 헤지월드닷컴이 27일 보도했다.
이같은 헤지월드의 분석은 최근 국내증시에 헤지펀드 자금이 대거 몰려들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대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바클레이 글로벌 인베스터즈(BGI)의 국제투자전략가 비누 조지는 헤지월드와의 인터뷰에서“중국, 칠레, 체코공화국 등 개도국들이 여러가지 위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10년간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돈을 안겨줄 곳”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80년대말 이후 S&P 500기업에만 투자한 포트폴리오보다는 30%를 해외주식시장에 배분한 포트폴리오가 덜 위험하다는 사실을 통계가 말해주고 있다”며 미국 고객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지월드에 따르면, 지난 94년과 99년에 모건스탠리의 신흥시장 지수는 각각 60%이상 급등했으며, 모닝스타에 따르면 90년대 10년간 신흥시장의 투자수익률은 70%를 웃돌았다.
그는 따라서 미국시장을 제외하면 세계주식시장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신흥시장에 대해 현재 운용자산의 3%정도인 투자규모를 5% 정도 내외로 상향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조언하고 있다.
미국의 한 펀드매너저도 “펀드 운용자금 중 신흥시장에 5% 수준으로 유지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면서 “신흥시장은 매우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투자기간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이런 조정이 계속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닝스타의 수석 분석가 빌 로코는 “신흥시장이 선진국보다 경제성장률이 더 높을 것이므로 주식 투자를 하면 더 큰 이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동안 신흥시장은 서방선진7개국(G7) 경기선행지표와 긴밀하게 작용하며, 글로벌 경제전망에 6∼9개월 정도 선행해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흥시장이 세계 경제 특히 미국의 경기에 의존도가 높기에 아직은 포트폴리오 비중을 높이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상황이 좋아진다고 해도 5% 아래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경제 전망이 좋지 않다는 시각도 여전히 있다.
그러나 세계 선진국경제가 지난 80년이래 최악의 동시불황을 겪고 있어 헤지펀드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신흥시장에 몰려들 가능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다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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