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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 저자 "日, 총리가 무릎 꿇고 사죄한 독일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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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 저자 "日, 총리가 무릎 꿇고 사죄한 독일 배워야"

이념 갈등 격화 두고 "이대로 가면 세계가 위기에 처할 것" 우려도

<총, 균, 쇠>로 한국에 잘 알려진 진화생물학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 UCLA 교수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독일과 폴란드의 화해 과정을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신간 <대변동>(강주헌 옮김, 김영사) 출간을 기념해 31일 서울 이화여고100주년기념관에서 가진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중국과 북한이라는 공동의 라이벌을 가진 한국과 일본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건 비극"이라며 "두 나라가 독일과 폴란드의 화해 과정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미리 쓰인 연설문을 읽으면서 독일 지도자들은 형식적으로 폴란드에 사과했으나, 1970년 빌리 브란트 당시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해 진심으로 잘못을 비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 결과 두 나라는 진정한 화해의 길에 들어설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일본은 피해 국가 폴란드를 방문해 무릎 꿇고 사죄한 독일 빌리 브란트 전 총리에게 배워야 한다"고 했다.

나치 홀로코스트 피해자 위령탑에 무릎 꿇고 묵념하는 모습을 연출한 브란트 전 총리의 행보를 일본이 참고해야 한일 관계 경색이 풀린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브란트의 사과는 자연적 감정에서 우러난 듯 보여 설득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다이아몬드 교수는 미중 갈등 국면을 두고는 "한국이 두 나라 사이에 낀 작은 나라인 건 맞지만, 반드시 한쪽 편을 들 필요는 없다"며 "러시아와 서방의 틈에서 균형을 잡은 핀란드를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핀란드는 위협적인 이웃 국가 러시아와 끊임없이 대화해 서로 무슨 생각을 가졌는가를 공유했고, 그 결과 신뢰를 쌓았다"며 "두 나라는 이 대화 과정을 조용하면서도 내실 있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회성에 그쳤던 북한과의 대화를 홍보하는 데만 주력한 한국이 핀란드와 러시아의 (조용한 관계) 역사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핀란드 모델로부터 한국이 대북 관계 개선의 가능성도 타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국의 좌우 갈등에 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이 같은 이념 갈등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좌우를 떠나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뭉치고 긍지를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다이아몬드 교수는 미국을 두고는 "중국의 부상을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한다"며 "중국은 독재 체제를 유지해 발전에 한계가 있다. '중국의 세기가 올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신간 <대변동>의 내용도 일부 전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핀란드와 일본, 칠레, 인도네시아, 독일, 호주, 미국 등의 위기 요인을 분석한 결과 이대로 간다면 전 세계가 위기에 빠질 것으로 우려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인류학과 역사를 공부했고,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생리학과 생물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학문 영역을 넘나드는 문명 비교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영국 <프로스펙트>와 미국 <포린 폴리시>가 공동 선정한 '세계를 이끄는 지식인'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표작 <총, 균, 쇠>로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다.

▲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고등학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신작 <대변동>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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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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